▲ 이란 시위 (AP 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거리에서 불을 피운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했다.이란 전역을 휩쓴 반정부 시위가 보름째 이어지며 유혈 진압에 따른 사상자 규모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이 날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최소 19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이틀 전 발표했던 51명에서 약 4배나 급증한 수치로, 지난 9일과 10일 사이 군경의 무력 진압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IHR은 이란 당국이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을 단행한 60시간 동안 외부의 눈을 피해 대규모 살상이 자행됐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단체 측은 일부 미확인 보고를 인용해 실제 사망자가 2,000명에 육박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관측을 내놓으며, 테헤란의 한 영안실에서만 수백 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발견됐다는 전언을 덧붙였다.
현지 의료진과 다른 인권단체들의 증언도 참혹한 현장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테헤란의 한 의사를 인용해 주요 6개 병원에서만 최소 217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이들 대부분이 보안군의 실탄 사격에 의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반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 역시 시민과 군경을 포함해 최소 116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처럼 집계 기관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단기간에 유례없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이란 사법당국의 강경한 법적 대응 방침이다. 이란 검찰은 이번 시위 참여자들을 이슬람 율법상 최고형이 가능한 '모하레베(알라의 적)'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공언했다. 마무드 아미리모가담 IHR 이사는 이를 "시위대에 대한 명백한 사형 집행 예고"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란 정부의 학살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절규했다. 정보가 통제된 암흑 속에서 벌어지는 유혈 진압의 규모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위의 배후로 외부 세력을 지목하며 진압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실탄 사격과 대규모 체포, 그리고 사형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이란 사태는 단순한 내부 소요를 넘어 심각한 인도적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지도부를 향해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수천 명의 사망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중동 정세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