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정예요원들의 경호에도 끝내 미국으로 붙들려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미국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호를 맡았던 쿠바 정보요원 32명이 사살되면서, 수십 년간 '최정예'로 통했던 쿠바 정보기관의 명성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이 가해졌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이번 작전으로 쿠바 안보 체계의 치명적인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으며, 마두로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던 쿠바 고위 전문가들의 경호 실패는 물론 미군 측 사상자가 전무하다는 점이 쿠바 정권에 커다란 굴욕을 안겨주었다.
냉전 시대 피델 카스트로 암살 음모를 저지하고 전 세계 독재자들을 보호하며 '정보 수출국'으로 군림했던 쿠바가 베네수엘라에서 처참한 패배를 맛봤다. 지난 3일 오전 2시경, 미 특수부대가 카라카스 내 마두로 대통령의 안전가옥을 급습했을 당시 현장에는 쿠바가 파견한 최정예 경호팀이 주둔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군의 정밀한 작전 앞에 마두로 대통령은 속수무책으로 체포됐고, 그를 지키던 쿠바 요원 32명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측 사상자나 장비 손실이 전혀 없었다고 발표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는 과거 앙골라와 파나마 등지에서 국가 원수들을 완벽히 보호하며 구소련 정보기관(KGB)조차 의존하게 만들었던 쿠바 정보요원들의 '전설적인 명성'이 현대화된 미군의 압도적 전력 앞에서는 무력했음을 증명하는 결과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보좌해온 아스드루발 데 라 베가 등 쿠바 고위 군사 전문가들의 행방조차 묘연해지면서 쿠바의 안보 역량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경호 실패를 넘어선 '쿠바 정보기관의 붕괴'로 진단하고 있다. 멕시코 전 외무장관 호르헤 카스타녜다는 "미국에 단 한 명의 피해도 입히지 못했다는 사실은 쿠바가 현대전에서 요구되는 실전 대응력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쿠바의 베네수엘라 개입》의 저자 마리아 베를라우는 이번 사태를 "쿠바 안보 절차의 취명적 취약성이 노출된 명백한 패배"라고 규정했다.
이번 패배는 쿠바 내부 정권 유지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쿠바는 그동안 베네수엘라로부터 저렴한 석유와 경제적 지원을 받는 대가로 정보·군사 전문가들을 '수출'해왔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의 붕괴로 생명줄과 같았던 베네수엘라의 지원이 끊기게 되면, 쿠바 정권은 내부적인 반체제 움직임과 경제 파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수십 년간 라틴 아메리카 좌파 진영의 안보를 책임졌던 쿠바의 위상이 미군의 하룻밤 작전으로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