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에르토리코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 해병대의 KC-130J 수송기 [로이터 연합뉴스]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해 온 '서반구 지배력 회복' 구상이 실질적인 군사 행동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작전이 단순한 범죄자 검거를 넘어,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침투한 중남미를 미국의 독점적 세력권으로 되돌리려는 전략적 '최후통첩'이자 지역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군사 작전은 최근 발표된 '제2기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의 내용을 지상 과제로 실행에 옮긴 첫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며, 수십 년간 방치되었던 중남미에서의 패권 회복을 천명했다. 이는 미국의 '앞마당'까지 세력을 확장한 중국의 경제·군사적 침투를 국가 안보의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를 물리력으로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이번 작전의 설계자로 알려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는 사실상 쿠바의 식민지였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마두로 정권 축출의 화살을 쿠바와 콜롬비아 등 주변 반미 국가들로 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향해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보내고 있다"고 직격하며 추가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지역 내 좌파 정권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국의 이러한 일방주의적 행보는 중남미 전역에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등 좌파 정권이 집권 중인 국가들은 이번 사건을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일제히 규탄하며 공동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마두로 축출 이후의 구체적인 통치 로드맵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번 개입이 2003년 이라크 전쟁처럼 미국을 장기적인 분쟁의 '늪'에 빠뜨리고 지역 내 반미 감정만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결국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는 트럼프식 '돈로주의(Don-Roe Doctrine)'가 중남미에서 본격 가동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미국이 친미 성향의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 등을 지렛대 삼아 패권 탈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주권 침해를 주장하는 지역 국가들과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서반구는 당분간 극심한 정치·안보적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