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 전쟁으로 재정 고갈 위기에 빠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4년째 지속중인 러시아가 결국 재정 고갈이라는 엄청난 난관을 만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의 약속을 뒤집고 세금 인상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푸틴의 이런 조치는 오는 2030년까지 세금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약속을 뒤집는 것인데다 새해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을 속이는 거짓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러시아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러시아의 독립매체인 메두자는 20일(현지시간) ‘균형 예산과 깨진 약속’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푸틴의 마라톤 인터뷰에서 가장 문제적인 주장들을 팩트를 체크했는데, 메두자는 이 보도에서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은 신중하게 선별된 언론인과 러시아 시민들의 질문에 약 4시간 반 동안 답변하는 생방송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 관계, 그리고 러시아 경제 현황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제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그러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발언 상당수는 완전히 정확하지 않거나 아예 거짓이었다”고 밝혔다.
[거짓말과 궤변으로 넘쳐난 푸틴 기자회견, 팩트체크해 보니...]
*검증1) 러시아의 '균형 예산'에 관하여
푸틴은 우선 “연방 재정 적자는 GDP의 2.6%이지만, 내년에는 1.6%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향후 3년 동안은 1.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를 잘 관리해 왔다는 점이며, 정부의 훌륭한 성과에 찬사를 보내야 한다”고 말한 후 “더욱이, 이 수지 균형의 질은 2021년 수준이며, 이는 국가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메두자는 “푸틴이 인용한 수치는 공식 추정치이지만 사실 푸틴은 전시 지출이 1,370억 달러(약 203조원)를 넘는 상황에서 세금 인상이라는 카드를 통해 예산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진실은 완전히 은폐했다”면서 “2026년부터 러시아의 부가가치세는 20%에서 22%로 인상되는데, 이에 대해 재무부는 ‘세금 인상 조치가 러시아의 국방 및 안보 지출, 즉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 세금 인상을 ’일시적인 조치‘라고만 언급했지만, 문제는 푸틴이 택한 세금 인상으로도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 적자를 과연 메울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메두자는 “푸틴이 2030년까지 세금 인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깨고 결국 부가가치세를 인상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밝혔다.
*검증2) 평화회담에 관하여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회담에 관해 푸틴은 “우리가 평화안을 거부했다는 말은 완전히 틀린 사실이며,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이제 공은 전적으로 우리 서방 상대팀의 손에 넘어갔는데, 키이우 정권의 지도자들과 유럽의 후원자들이 바로 그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두자는 “러시아는 평화 협정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배제하지 않았으며 미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그러나 모스크바는 아직 양보할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전선을 동결시키고 이미 점령한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권을 사실상 인정하는 휴전에 동의할 의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푸틴은 이날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지난 여름 평화를 위해 제시했던 요구 조건들이 변함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겨주고, 이 지역들이 국제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세로 우크라이나 방어선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면서 전쟁을 계속 이끌고 가려는 푸틴의 야심이 숨겨져 있다고 보면 된다. 현재 상황에서 전쟁을 끝내면 푸틴의 러시아 내 입지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푸틴이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보면 된다.
*검증3) 나토(NATO) 확장에 관하여
푸틴은 나토 확장과 관련해서도 “나토 비확장에 관해 우리에게 했던 서방세계의 약속이 무시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또다시 속았다. 나토는 여러 차례에 걸쳐 확장해 왔다. 그리고 군사 기반 시설이 국경 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려의 원인이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메두자는 “NATO 동진(東進) 금지라는 ‘깨진 약속’은 푸틴이 자주 반복하는 주요 논점”이라면서 “실제로 서방 지도자들은 이에 대해 공개적인 약속이나 법적 의무를 지운 적이 없다. 단지 독일 통일 협상 당시 그러한 제안이 제기되긴 했으나, 서방 지도자들은 NATO 확장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제공하지 않은 채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푸틴이 계속 거짓 주장을 하면서 사실을 현혹하고 있다는 의미다.
*검증4) 러시아의 ‘외국인 대리인법’에 관하여
푸틴은 이날 외국인 대리인법과 관련해 “우리 법은 단 한 가지만 요구한다”면서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는 탄압이나 형사 기소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두자는 “푸틴은 러시아의 '외국 대리인' 법이 관대하다고 자주 묘사하는데, 그러나 실제로는 '외국 대리인' 의무를 회피하는 것은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형사 범죄”라면서 “지난 12월 9일, 러시아 법원은 망명 중인 야당 정치인 일리야 야신에게 이 특정 범죄를 이유로 궐석 재판에서 2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는데, 같은 날, 푸틴은 인권위원회 회의에서 러시아의 '외국 대리인' 법이 징역형을 수반하지 않는다고 잘못 주장했다”고 짚었다. 한마디로 완전히 거짓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증4) 서방과의 관계에 관하여
푸틴은 이날 서방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특별 군사 작전은 없을 것”이라면서 “만약 당신이 우리를 존중해준다면, 우리가 항상 당신들의 이익을 존중하려고 노력해 온 것처럼 당신들도 우리의 이익을 존중해 준다면, 그리고 나토의 동진 확장으로 우리를 속였던 것처럼 당신들도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면 먼저 우리가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두자는 “푸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다양한 명분을 제시해 왔지만, 서방의 ‘존중 부족’을 전쟁의 원인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푸틴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사망자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메두자는 이어 “푸틴은 우리 러시아가 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에서 불법적인 무장 쿠데타 이후에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완전 어이상실의 주장이다. 자신의 입으로 특별군사작전을 벌인 것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까지 했음에도 이제는 그런 발언마저 싹둑 잘라버리고 엉뚱하게 우크라이나 탓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정신이상자의 궤변을 보고 있는 듯하다.
[위기의 푸틴, 깊은 좌절감에 빠진 러시아]
푸틴은 4시간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장황하게 자신을 대변했지만, 푸틴의 발언이 대부분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은 러시아 국민들도 웬만하면 다 안다. 그 말은 지금 푸틴이 거짓과 궤변으로 덮어야만 위기를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세금 인상만 하더라도 푸틴은 지난해 2월 국정연설에서 “오는 2030년까지 세금을 인상하는 것은 결코 없을 것”이라 장담했지만 결국 지난 9월, 세금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고 지난 11월 27일 결국 법안에 서명했다. 세금이 인상되면 당연히 물가는 더욱 상승할 것이고 기업들은 더욱 좌절감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푸틴은 마치 자신이 국정을 잘 이끌고 있는 듯 궤변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방의 제재로 석유 수출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러시아 재정은 더욱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러시아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석유 및 가스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
이는 당연히 재정 적자로 이어졌다. 알려진 바로는 2022년 대 우크러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의 재정 적자는 3조 루블(약 55조원)을 넘어섰다. 또한 금융 제재 및 기타 요인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근에 약 17%까지 급등했다.
이렇게 푸틴의 망상에 의해 시작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군사대국이라는 이미지에 완전히 먹칠을 하면서 국격을 추락시켰고, 이젠 러시아라는 제국이 과거 소련시절처럼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마디로 푸틴이 러시아제국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러시아의 현실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