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갤러거, “트럼프 앞에선 고양이 앞의 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정상회담이 오는 30일로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미국 하원에서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마이크 갤러거 의원이 시진핑 주석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지적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로 만나는 것 자체를 시진핑은 두려워 한다면서 트럼프 앞에서는 시진핑은 그저 ‘고양이 앞에 선 쥐’의 형국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10월 27일과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대만민주기금회(Taiwan Foundation for Democracy) 후원으로 열린 차이나포럼(China Forum)에서 마이크 갤러거 전 위원은 중국 전문가답게 시진핑 주석에 대한 깊은 분석을 내놓았는데, 그는 다가오는 미중정상회담을 말하면서 “트럼프는 즉흥적인 대처에 탁월한 강점을 가진 반면, 시진핑은 유머 감각이 부족하고 곰돌이푸 관련 선전을 두려워할 정도로 취약하다”면서 “트럼프의 스타일은 시진핑과의 소통에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해 관심을 모았다.
마이크 갤러거는 잘나가던 30대 '라이징 스타' 의원으로 美의회서 反中 입법을 주도하면서 '공화당의 미래'라 불렸지만 5선 도전을 앞두고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갤러거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을 ‘신냉전’으로 본다. 중국 공산당은 경제력·군사력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길 원하고, 이에 따라 “미국이 대중 관계를 관리할 것이 아니라 승리해야 한다”는 게 갤러거의 입장이다.
이런 생각 하에 갤러거는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의회의 각종 반중 입법을 주도했는데, 민주당 의원들도 동참한 초당적 법안만 150개에 가까웠을 정도로 정적(政敵)과의 협업에도 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유명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지난 8월 7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에서 “정치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 멸종위기종”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중국 전문가이기도 하고 사심이 없는 갤러거가 차이나포럼의 메인 스피커로 등장해 시진핑 스타일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 것이다. 갤러거는 이번 미중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가 즉흥적인 대처에 탁월한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언론의 카메라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반면, 시진핑은 정반대”라면서 “이는 중국 공산당 정권과 시 주석 자신의 본질적인 취약성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갤러거는 이어 “트럼프도 유머 감각이 별로 없지만 시진핑은 특히 유머 감각이 너무나도 부족할 정도로 경직되어 있는데다 심지어 위니더 푸(곰돌이 푸) 관련 선전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융통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갤러거는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의 스타일은 실제로 시진핑과의 회담시 상호작용에서 훨씬 더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정상회담, “양보하지 말고 얻을 것은 확실히 얻어내야...”]
갤러거는 이와 함께 미중정상회담과 관련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선적으로 “그동안 미중정상회담을 할 때 일반적으로 미국이 먼저 양보를 한 후, 결국 이행되지 않는 약속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하면서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협상 모델을 지양해야 하고, 더 나아가 대만과 반도체 관련 양보는 협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중 경제 및 무역 교류는 항상 상호 이익이 되어야 한다”면서 중국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을 예로 들며, “미국이 틱톡을 금지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 선전 도구가 미국에 들어와 25세 미만의 젊은이들의 마음을 오염시키는 것을 허용하기 전에 왜 중국에 먼저 개방을 요구할 수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한마디로 미국은 중국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가 없는데, 미국은 왜 중국의 SNS가 미국의 청소년들을 휘어 잡도록 방치했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갤러거는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트럼프는 레이건 모델에서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며, 중국 국민에게 ‘중국 국민은 미국의 적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갤러거는 그러면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4년 상하이 푸단대학교와 1988년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연설에서 정부와 국민을 능숙하게 구분하며 러시아 역사와 문학을 영감으로 삼아 자유라는 개념을 홍보했다”면서 “트럼프도 비슷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갤러거는 현재 미국 방위 산업 데이터 분석 업체인 팔란티르 테크놀로지스에서 국방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팔란티르는 2003년 설립 이래 방위 분야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토안보부(DHS) 및 기타 기관과 안정적인 협력을 유지해 왔다. 팔란티르가 2011년 알카에다의 초대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죽이기 위한 작전에서 미국 정부에 데이터와 정보 지원을 제공했다는 소문이 있지만, 팔란티르는 항상 자신의 역할을 밝히기를 꺼려해 이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내성적 스타일의 시진핑, 꽉 짜여진 판에서 안전함을 느낀다]
갤러거 전 위원장이 시진핑의 스타일을 말한 것은 상당히 근거가 있는 객관적 발언이라 할 것이다. 실제로 시진핑은 매우 내향적이다. 또한 누군가와 토론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으며 공개적으로 기자회견하는 것 또한 절대적으로 기피한다. 이러한 행태는 중국내 선전매체도 포함된다. 따라서 중국에서 시진핑에 대한 보도내용들은 대부분 시진핑이 어느 행사에서 쓰여진 원고를 읽은 내용을 정리했거나 이미 정리된 원고를 신화통신에 보내면 그것을 그대로 보도하는 형식을 취한다.

시진핑의 행태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지난 2023년 10월 27일, 집권 10년을 맞이한 시진핑을 분석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언행을 분석하고, 그를 아는 사람들의 당시 및 회고록을 함께 살펴보면서 그에 대한 완전하고 복잡한 초상화를 그려볼 수 있었다”면서 “그 초상화들은 야망에 불타고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인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리더십을 타고난 권리로 여기는 붉은 귀족, 지배적인 정통 사상에 순응하는 유연한 관료, 스캔들을 피하고 행운을 이용해 권력의 길을 개척한 노련한 거리의 투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당 내부자들은 시 주석을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하는 사람으로 묘사한다”면서 “그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하는 스타일은 많은 관료들에게 지장을 주었고, 거버넌스 제도화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설계 및 실행 방식에 개인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그의 규율 집행자들은 반대 의견에 대해 절대 말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한마디로 그 어느 누구도 시진핑에게 반대 의사를 피력하지 못할 정도로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어서 정책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실무자들은 알면서도 애써 이에 대해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진핑 체제 자체가 이의 제기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직된 관료사회 문화가 지금 중국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보면 된다.
텔레그래프는 “지금의 시진핑 체제는 독선적이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들이 생겨나는 것”이라면서 “시진핑이 한번 지시하면 그러한 결정을 어느 누구도 바꿀 수 없으며 아예 바꿀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의 중국을 만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시진핑 스타일은 결혼생활에서도 나타난다. 그의 첫 번째 부인 커샤오밍(柯小明)은 전 영국 주재 중국 대사의 딸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사이가 틀어지고 거의 매일 다투었다. 아내는 자신과 함께 영국으로 가기를 원했지만 시진핑은 이를 거절했다. 아내의 일방적 요구를 받아들이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혼까지 하게 된다. 시 주석의 공식 이력에는 이 결혼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런 후 자신에게 훨씬 순종적인 펑리위안을 만나 재혼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시진핑은 주변 사람과 대화를 즐겨하지 않는다”면서 “외국 고위 인사들에게 휴대전화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그의 최측근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밀히 검토된 회의, 전화 통화, 그리고 서면 제출을 통해서만 그에게 연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은 이렇게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독선적으로 결정하고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암살의 두려움 등이 더욱 더 그를 고립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와 관련해 “시진핑의 이러한 독선적 정치는 전통적인 중국의 블랙박스 정치를 더욱 더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면서 “시 주석은 엄격한 리더십 서클 내에서 의사 결정을 집중시키고 비밀 유지를 매우 중시한다”고 짚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의 봉건적 과거를 초월하고, 그 영광을 회복하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가들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가 이끄는 공산당은 어떤 면에서는 과거의 제국주의적 관료주의와 유사해졌다”면서 “시진핑은 지금 자신이 없는 중국 공산당은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고 풀이했다.
시진핑의 이러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적 스타일은 중국이나 중국을 사대적으로 떠받드는 국가들에서는 통할지 모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스타일 때문에 시진핑은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결코 통역만 대동하는 1:1 회담은 하지 않으려 한다. 다수의 수행원들이 포함되는 확대정상회담을 하려 하는 것이다. 그들을 의지해야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진핑이 그동안 미국에서의 정상회담이 아니라 베이징에서 회담을 하자고 그렇게도 졸랐던 것이다.
이런 시진핑 스타일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시진핑이 가장 두려운 것은 이미 실무진에서 짜놓은 판대로가 아니라 트럼프가 돌발적으로 의견을 꺼내 시진핑에게 질문하고 결론을 내자고 할 때일 것이다. 그럴 때 시진핑은 과연 어떻게 대처할까? 이번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가 바로 이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