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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9-17 04:54:29
  • 수정 2026-03-27 11: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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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깃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19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 발표 일정을 연기했다. 로이터와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당초 17일 예정됐던 EU 회원국 상주대표 회의 안건에서 제재 초안 공유 계획이 돌연 제외됐다.


집행위는 전날 각국 정부에 일정 연기를 통보했으며, 새로운 발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결정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대러 제재 요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중국·인도 등 제3국에 대한 ‘2차 관세’까지 도입해야 미국도 본격적인 대러 압박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초 EU의 19차 제재안에는 러시아 은행 추가 제재와 원유 밀수를 돕는 ‘그림자 함대’ 규제, 제재 회피를 지원하는 제3국 기업 제재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EU는 이미 2027년 말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계획을 추진 중으로, 즉각적인 수입 중단 요구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가운데 튀르키예는 석유 수입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일괄적인 금수 조치는 실행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측 압박은 추가로 이어지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유럽이 먼저 2차 관세를 도입하지 않으면 미국도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EU의 부담을 키웠다.


이에 대해 EU 내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가 협상용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독일 마셜펀드의 노아 바르킨 선임연구원은 “실질적 제안이라기보다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의 EU 외교관은 “요구가 과도하더라도 EU가 책임을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일정 부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제재 연기는 미·유럽 간 대러 전략의 온도 차를 드러낸 동시에, 향후 서방의 대러 공조가 어떤 방향으로 조율될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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