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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9-12 11:50:17
  • 수정 2026-03-27 12: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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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금값이 물가 상승을 반영한 기준에서도 45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서는 등 역사적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한때 온스당 3,674.27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소폭 조정을 거쳐 11일 종가는 3,634.07달러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값은 이달 들어 약 5% 상승했고, 연초 대비로는 4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에만 30차례 이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랠리는 단순한 명목 가격 상승을 넘어 물가를 반영한 실질 기준에서도 역사적 고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최고치는 1980년 1월 기록된 온스당 850달러로, 이를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약 3,590달러 수준이다. 최근 금값은 이 기준을 넘어섰으며, 이는 금이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금 상승의 배경으로 복합적인 요인을 지목한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통화 정책에 대한 신뢰 약화, 글로벌 무역 갈등 심화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라톤 리소스 어드바이저의 로버트 멀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은 수백 년 동안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해온 독특한 자산”이라며 “자산 관리자들은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와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기조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방위적인 무역 갈등과 감세 정책,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압박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고용 둔화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채권 대비 금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연준의 정책 독립성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금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1970년대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저금리를 압박하면서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였고, 석유 위기까지 겹치며 금값은 급등했다. 이후 1980년에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급격한 변동성도 함께 나타났다.


다만 이번 상승세는 과거와 달리 비교적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장 유동성이 확대되고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가격 변동이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앙은행들의 전략 변화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금 보유 비중을 줄이던 흐름이었지만, 최근에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금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해외 자산 동결 사례가 발생하면서 금의 전략적 가치가 재부각됐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카먼 라인하트는 “금값 상승은 단순히 인플레이션 우려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금값이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경제 상황과 통화 정책 방향에 따라 추가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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