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부 장관`이라는 명패가 붙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집무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트럼프 ‘국방부→전쟁부’ 개명 지시…미 내부서 “혼란·분노” 반발 확산
행정명령으로 ‘전쟁부’ 명칭 사용 추진
수조원 비용·외교 악영향 우려 제기
공화·민주 모두 비판…일부는 “명확성” 옹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명칭을 ‘전쟁부’로 바꾸도록 지시하면서 미 국방부 내부와 정치권 전반에서 강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 미국이 향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며 국방부를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부르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법적 공식 명칭 변경이 아닌, 보조적 명칭 형태로 사용하도록 하는 방식이어서 의회 입법 절차를 우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국방부 안팎에서는 즉각적인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전·현직 당국자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실질적 효과는 없고 행정 부담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한 전직 당국자는 “국내 정치용 메시지에 불과하다”며 “막대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의 전략 계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현직 관계자도 “실행되면 수많은 행정적 혼란과 시간 낭비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명칭 변경이 본격화될 경우 파급 범위는 방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역과 해외에 걸쳐 있는 70만 개 이상의 군 시설에서 각종 문장과 표식을 바꿔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 조직의 문서, 장비, 의류, 기념품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수정이 필요해 수조 원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은 국방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명칭 변경에 집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부라고 부르려면 실제로 전쟁을 억제하고 승리할 수 있도록 군을 제대로 강화해야 한다”며 단순한 이름 변경이 아닌 실질적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진 섀힌 의원은 “군의 대비 태세라는 본질적 과제 대신 불필요한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국내 정치 이슈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시도로 규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명칭 변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언론은 ‘방위’라는 표현보다 ‘전쟁’이라는 용어가 군의 역할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다며, 이번 조치가 정책 인식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1789년부터 1947년까지 ‘전쟁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해리 트루먼 행정부 시기 현재의 ‘국방부’로 개편됐다. 이번 조치는 공식 명칭 변경 없이도 ‘전쟁부’라는 표현을 병행 사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지만, 실제 시행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과 혼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