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으로 무너진 아프간 동부 쿠나르주 주택 [AFP 연합뉴스]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사망자가 1,400명을 넘어서며 구조 난항과 함께 피해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6.0 지진으로 사망자 수는 1,411명, 부상자는 3,124명으로 집계됐다. 탈레반 정권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주택 5,400채 이상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 날에도 당국은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이어갔으며, 주민들은 잔해 속에서 발견된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렀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쿠나르주에서는 600명 이상이 숨지고 3개 마을이 완전히 파괴됐다. 동부 국경 지역 전반이 초토화된 가운데 어린이 희생자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헬기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료 여건이 열악해 치료에도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현지 주민 자파르 칸 고자르는 “방과 벽이 무너졌다”며 “일부 아이들은 죽었고 다른 아이들은 다쳤다”고 말했다. 구조대 역시 험준한 산악지형과 악천후로 외딴 지역 접근이 어려워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일부 지역은 통신망까지 끊겨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산울라 에산 쿠나르주 재난관리국장은 “피해가 심각한 마을 구조를 진행한 뒤 외딴 산악 지역으로 접근할 계획”이라며 “잔해 아래 얼마나 많은 실종자가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좁은 산악 도로로 인해 중장비 투입에도 어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근 폭우로 산사태 위험까지 커지며 구조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관계자는 도로 유실과 여진으로 구호물자 전달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진원지 인근에서는 규모 5.2의 여진까지 발생해 추가 피해 우려도 제기된다.
탈레반 정권은 약 14만5천 달러를 긴급 복구비로 배정했지만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는 1만2천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으며, 기존에도 취약했던 보건 시스템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보건부 역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영국은 100만 파운드 규모의 긴급 자금을 유엔기구와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하기로 했으며, 인도는 텐트 1천개와 식량 15t을 전달 중이다. 아랍에미리트는 구조대와 의료·구호 물자를 파견했고, 중국과 러시아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번 지진은 진원 깊이가 8㎞로 얕았던 데다 진흙 벽돌로 지은 취약한 주택 구조가 많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간이 위치한 지역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지대여서 지진 발생 위험이 상존하며, 과거에도 대규모 인명 피해를 동반한 강진이 반복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