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레드라인 넘는 트럼프의 도발, 평화협정 어깃장 푸틴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침략국을 공격하지 않고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다소 과격하고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듣기엔 매우 거북한 도발적 발언을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전쟁 피해를 입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당연히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피력했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응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전쟁에서 침략자의 나라를 공격하지 않고는 승리하기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면서 “수비만 하는 훌륭한 팀이 공격을 못 한다면 이길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마찬가지”라면서 “부패하고 무능한 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가 반격하는 것을 막고, 방어만 하게 했는데 그 결과가 어땠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앞으로 흥미로운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아리송한 코멘트도 남겼다.
트럼프의 이날 트루스소셜 발언은 기존의 입장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트럼프는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2월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같은 해 11월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걸 허용한 것에 대해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수백 마일 떨어진 러시아에 미사일을 보내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전쟁을 확대하고 악화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바이든의 지금 행동은 큰 실수”라고 덧붙였다. 그랬던 트럼프가 사실상 입장을 180도 바뀐 것도 모자라 더욱 공격적인 강성 행동을 보인 것이다.

더더욱 트럼프의 입장 변화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과 연이어 올린 사진 두 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위에 게시한 사진은 트럼프가 푸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1959년 리처드 닉슨 미국 부통령이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삿대질하며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다. 이 사진을 통해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 대상이 푸틴임을 명확히 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사진에 대해 CNN은 “소련 시절 흐루쇼프의 가슴을 가리키며 저격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던 닉슨의 모습과 트럼프가 푸틴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모습을 대비시키면서 자신이 지금 러시아에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다”면서 “트럼프는 도발적 수사를 통해 러시아를 향한 급격한 입장 전환을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그러면서 “트럼프의 이날 메시지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습을 지원하는 걸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간주하는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과거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허용하자 즉각 핵무기 사용에 대한 교리(독트린)를 개정해 러시아 본토 공격 자체가 러시아의 레드라인임을 분명히 했다. 우크라이나와 같이 핵무기를 갖지 않은 나라가 미국과 같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해도 핵무기로 보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이다.
[트럼프, 러시아에 대해 공격적 강경 태도로 전환할까?]
앞으로 눈여겨볼 것은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을 향해 강력한 공격적 대응으로 태도 전환을 할 것인지의 여부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의 이날 발언 의도 등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단순히 사실에 기반을 둔 관찰을 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논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은 푸틴에 대한 불만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크렘린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양자 회담 계획에 대한 백악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정상급 회담이 임박한 것은 아니며 푸틴이 아직 그러한 회담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가 전쟁 종식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푸틴에게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트럼프는 알래스카 회담 전 러시아와 관련 교역국에 추가 제재를 부과한다고 위협했으며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인도에 대한 관세 인상도 다음 주 발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WSJ의 지적 그대로 러시아는 지난 15일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유럽 정상 간 회의 이후 미국과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평화협정 논의에 계속해서 ‘어깃장’을 놓고 있다.
실제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9일 푸틴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푸틴은) 만날 준비가 됐지만 젤렌스키의 (법적) 정당성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면서 사실상 푸틴이 젤렌스키를 만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발언은 젤렌스키가 지난해 5월 임기가 만료되고도 계엄을 이유로 대통령 선거를 미룬 점을 지적한 것이다.
러시아는 또한 유럽이 논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보장과 관련해서도 20일 “러시아를 빼고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러시아 없이 논의된 집단적 안전 보장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러시아의 이러한 주장은 궤변에 가까운 것으로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위한 개임의 법칙을 세우는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도 끼워달라는 얼토당토않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이라서 결국 러시아는 평화협정 자체를 뭉개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평화협정 논의가 진행중인 와중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 내 미국 전자제품 업체를 타격하면서 의도적 도발을 한 것이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21일 우크라이나 서부 자카르파티아 지역에 있는 미국 소유 전자제품 업체 플렉스를 타격했는데, 이 공격으로 최소 15명이 다쳤다. 이에 대해 앤디 헌더 주우크라이나 미국 상공회의소장은 “러시아가 미국상공회의소 회원사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며 “러시아는 미국의 리더십과 가치, 미국 기업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 모스크바 사정권 둔 사거리 3000㎞ 미사일 공개]
한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가슴을 섬뜩하게 만들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21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20일 기자들과의 회동에서 우크라이나가 국내에서 개발한 장거리 플라밍고 순항 미사일의 양산을 올겨울 시작할 계획이라 밝혔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역량을 갖추는 것은 적진 깊숙이 위치한 러시아의 전쟁 기계를 약화시키려는 노력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플라밍고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되었으며, 우크라이나가 현재 보유한 ‘가장 성공적인’ 미사일이라고 설명했다”면서 “젤렌스키는 플라밍고 미사일이 최대 3,000km까지 비행할 수 있고, 12월까지는 상당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12월 말을 넘어서면 아예 대량생산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기업 파이어 포인트(Fire Point)가 플라밍고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파이어 포인트 생산 책임자인 이리나 테레크(Iryna Terekh)는 8월 21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플라밍고 미사일을 하루 한 대씩 생산하고 있으며, 10월까지 하루 7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의 설명대로 플라밍고가 우크라이나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된다는 것은 전쟁의 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획기적 게임체인저라 할 수 있다. 플라밍고의 사정거리가 3000km이기 때문에 키이우에서 약 750㎞ 떨어진 모스크바는 물론이고 러시아의 서부 영토 상당 부분까지 사정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설명대로라면 목표물에서 14m 이내로 타격할 수 있는 정확도를 보유하고 있고, 탑재할 수 있는 탄두 중량은 1150㎏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무기 자체가 없어 제대로 공격조차 못했던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서는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본토를 직접 공격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나온 마당이라 플라밍고 미사일의 개발 성공은 이제 미국 등 서방세계의 지원없이도 러시아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푸틴을 더욱 더 강력하게 옥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