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세로 건설했던 중국의 고대도시들, 상당수 유령도시 전락]
중국은 허세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외양이 거창하고 위압적이어야 하며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야 주목을 끈다. 문제는 그런 허세가 개인적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드러나게 되면 그때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중국 인민들이 덮어쓰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에 대규모 관광수입을 희망하면서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건설했던 고대도시들이 줄줄이 대실패를 하면서 수천억 위안의 자금을 허공에 날려버렸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최근 중국은 문화관광사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수십억 또는 수백억 위안을 투입해 고대도시와 마을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했지만, 대부분이 관광객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유령도시로 전락하고 있어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롱탄수촌’(龙潭水乡)이다. 지난 11일, 중국의 한 블로거는 쓰촨성 청두에 건설된 룽탄수향(龍潭水香)을 방문했다. ‘청명절 상류’를 본떠 만들었다는 이 고대도시는 청두의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규모도 220에이커(약 90만 평)의 면적에 20억 위안(약 3837억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4년여에 걸쳐 지어진 이 룽탄수향은 쑤저우 정원의 건축적 특징에 사천 서부 민가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접목한 테마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실제로 작은 다리와 흐르는 물이 가득한 이 고성은 고풍스러운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 규모는 저우좡 고성과 맞먹는다. 이 룽탄수향은 지난 2013년 4월 26일에 개관됐다.
문제는 개장된 지 불과 3년만에 이 고대도시가 완전히 황량한 유령도시로 변해 버렸다는 점이다. 이곳을 방문한 블로거에 따르면 거리는 고요하고 적막했으며, 상점들은 문을 닫고, 돌계단은 이끼로 뒤덮였고, 난간은 녹슬고 얼룩덜룩했다고 말한다. 그 블로거는 실제로 동영상에서 “어디를 가든 너무 황량하고 거리는 너무 텅 비어 있다”면서 “낮에도 이렇게 황량한데 밤에는 유령도시로 보일 것 같다. 혼자 다닌다면 정말 무서을 것 같다”고 촌평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 관광자원을 개발한다면서 엄청나게 거대하게 지은 고대도시들이 중국에는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어느 한 지역에서 고대도시를 짓는다 하면 다른 성·시들도 줄줄이 따라서 짓는데다, 여기에 경쟁이라도 하듯 면적이나 규모 등에서 화려함을 다투다보니 비용을 천문학적 규모로 쏟아붓게 된다. 이렇게 지어진 창더의 도화원고성, 장가계의 대융고성, 창사의 통관요고성 등이 줄줄이 지금 중국의 골칫거리로 등극하고 있다.
[가장 크고 가장 황폐한 고성, 도화원고성]
이렇게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었으면서도 대실패로 끝난 고성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도화원 고성(桃花園古城)이다. 동진(東晉) 시대 도연명(陶淵明)이 묘사한 도화원(桃花園) 부지에 위치한 이 고성은 50억 위안(약 9597억원)을 투자해 지난 2016년에 완공되었으며, 면적은 1600무(無, 약 1067㎦, 약 32만 3천평)가 넘는다.

이 도시를 개발한 이들은 원래 이 고대도시를 주거 지역, 상업 거리, 대형 호텔과 레스토랑을 포함한 종합적인 공동체로 조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개장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고대 도시는 파산 직전에 놓였다. 그러다보니 이미 입주해 있던 많은 사업체들이 철수했고, 많은 사람들이 전 재산을 잃었다.
또한 이 엄청난 프로젝트를 믿고 주변에 많은 이들이 주택을 구매했지만 정작 이사도 하기 전에 이 도시는 이미 유령마을이 되어 버렸다. 평일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아 으스스한 정적마저 감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집을 팔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그 결과, 많은 집들이 텅 비어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실제 모습을 보면 다욱 황량하다. 이 고성안에는 중정형 주택이 무려 700채나 있다. 이들 주택 가격은 원래 약 15억 위안(288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결국 이들 주택들이 알리바바 플랫폼에 등장했지만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매물로 전락했다.
[후난성 장가계의 고성도 대실패작]

중국은 또한 후난성의 유명 관광지로, 한국인들도 많이 찾아가는 장가계에 무려 25억 위안(4800억원)을 투자하여 325무(약 16에이커, 19600평) 규모의 대용고성을 건설했다. 지난 2021년 문을 열고 시범운영을 했는데 지난 4년동안의 누적 손실액만 무려 10억 위안(1920억원)을 넘어섰다. 2024년 말 기준 대용고성의 총 부채는 16억 9,700만 위안(3258억 7500만원)에 달했고, 순자산 가치는 3억 200만 위안(약 579억 93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실패를 한 것이다.
결국 휘황찬란한 위용을 과시했던 대용고성은 버려졌다. 이렇게 해서 한때 장가계 문화 관광의 벤치마크 프로젝트로 여겨졌던 이 고대 도시는 이제 자금이 고갈된 ‘빈 껍데기 풍경구’로 전락했다.
[후난성 통관요 고성도 이미 폐허화, 책임은 누가지나?]
이뿐 아니다. 후난성의 성도인 창사에 있는 통관요 고성은 100억 위안(1조 9203억원)의 어마어마한 투자금을 자랑하며, 초기 입장료는 200위안(38000원)을 받을 정도로 위세도 등등했다. 그러나 개장 직후 많은 관광객들이 높은 입장료와 관광지 내 터무니없는 가격에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관광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텅 비어 있고,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아 온라인에서는 ‘유령 도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렇게 중국 곳곳에 널려진 폐허화된 고대도시들은 중국의 허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특히 어느 지역에서 뭔가를 한다고 하면 나머지 성·시들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줄줄이 손을 뻗는 중국의 희한한 허세 문화가 이런 엄청난 사변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실 중국에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특별한 문화가 있다. 일은 크게 벌리는데 그 프로젝트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 문제가 된 고대도시들도 분명히 해당 성·시의 책임자들이 부추기면서 지방정부의 예산들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지었을 것이다. 거기에 당연히 각 지방정부의 큰 손들도 이권을 찾아 불나비같이 뛰어들었을 것이다.
더더욱 그러한 관광 사업을 한다고 하면 당연히 지방정부의 성취 실적에 들어가고 중앙정부에도 성장의 업적으로 발표가 된다. 실제로 2000년대 이후 중국은 문화 관광 명소, 소도시, 그리고 특색 있는 지역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를 GDP 평가 및 투자 유치 사업에 포함시켰다.
그러다보니 그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각 지방정부들이 너도나도 고대도시를 통한 관광진흥이라는 명제에 쏙 빠지면서 이 엄청난 투자들을 해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고대명승지 복원 작업을 하면서도 지방의 독창적인 모습이나 자신들만의 뭔가 특이성을 개발하기보다는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한 유형의 복제품들이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창의성과 독창성이 없는 유사품들이 전국 여기저기 펼쳐져 있으니 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실패에 기름을 붓는 것이 허세다. 기왕이면 남들보다 더 크게 짓고 뭔가 더 있어 보이게 하려는 허세들이 고대관광 도시들에 넘쳐난다. 그런데 그런 허세들조차 짝퉁이고 복제품이다. 그러니 모든 고대도시의 모습들이 다 그렇고 그런 카피도시들이고 문화 복제품 수준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그런 문화관광 사업이 성공할 리가 없다. 그런 결과가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고도 유령도시라는 허명만 남은 것이다.
[중국 정치를 뒤덮는 허세, 두려움을 덮기 위한 술책]
그런데 중국의 고성들에서 중국의 허세를 보는 것은 그렇게 특이한 것은 아니다. 사실 중국 곳곳에서 허세를 발견할 수가 있고, 특히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부터 그런 허세를 작렬하다보니 허세라는 것이 이미 중국의 문화로 정착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이 대외 연설을 할 때 보면 단어 하나 하나에 허세가 가득할 때가 많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중국몽이다. 동승서강(동쪽은 흥하고 서쪽은 쇠하다)도 같은 부류의 허세다. 서방의 도움이 없다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중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겠다고 설치는 것 자체가 대단한 허세다.
어디 그 뿐이랴! 중국이 미국을 압도하겠다고 만드는 무기들도 보면 허세 일변도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군함들 앞에서 굴욕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이다. 사실 그런 허세도 두려움을 숨기려는 과대포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한 허세 문화가 지금 중국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정말 괜찮은 나라로 도약하려면 이제라도 허세를 벗어던져야 한다. 지금이라도 내실을 추구하는 국가가 되어야만 중국은 실속있는 국가로 전환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부터 투명해야 한다. 그러한 체제 전환작업이 없다면 중국은 영원히 지금 그 수준에서 맴돌게 될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