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드론기업 DJI, 집중 제재하는 미국]
미중충돌 상황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세계 최대 드론 기업인 중국 DJI(大疆·다장)를 대해집중 제재에 나서면서 DJI가 '제2의 화웨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미국이 중국의 드론업체 DJI를 집중 제재하고 있다고 미 불룸버그가 20일 보도했다. 미국의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의 DJI가 미중충돌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미국 재무부가 DJI를 투자 블랙리스트에 포함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불룸버그는 “미국 정부 안에서 DJI의 드론이 수집한 정보가 중국 정보당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DJI 제재 수위가 점차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또한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중심에는 앞으로의 국제경제의 모습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데이터 전쟁'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DJI가 미국에서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 정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DJI의 미국 드론 시장 내 점유율은 50%가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10월 발표가 그렇다. 특히 “350∼2천 달러(약 42만∼238만원) 사이 가격대 무인항공기(UAV) 시장의 경우는 무려 95% 정도 장악하고 있다”고 시장조사 업체인 '드론애널리스트'가 밝혔다.
이렇게 미국내 드론 시장을 중국이 대부분 점유해 가면서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수백만명의 DJI 드론 사용자들이 수집한 각종 민감한 정보를 중국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획득할 수 있다”면서 “예일 법대의 우나 해서웨이 교수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각각의 새로운 정보는 그 자체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보일 수 있지만 이런 각각의 정보가 모이면 대다수 미국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력을 적성 국가들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맷 포팅거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경제적·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달았다”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러한 중국의 의도를 방치한다면 시진핑 주석은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 권력의 정점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특히 “데이터 전쟁은 미중전략 경쟁의 핵심인데, 데이터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면 세계 경제를 재편할 힘(잠재력)도 가지게 된다”면서 “중국이 최대 역점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드론 데이터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결합된다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드론업체 DJI 제재에 나선 미국]
이러한 중국 드론업체의 미국 시장 장악에 대해 미국 정부당국은 본격적으로 제재에 돌입했다.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행정부는 중국산 드론과 부품의 군용 구매를 금지했으며, 2020년에는 상무부가 미국 회사의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 리스트에 DJI를 포함했다.
그럼에도 DJI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미 재무부까지 나서 블랙리스트 추가 제재에 나선 것이다. 미 재무부는 16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사인 DJI를 비롯해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기업 쾅스커지(Megvii)와 윈충커지(CloudWalk), 수퍼컴퓨터 제조업체 수광(Dawning), 사이버 보안 그룹 샤먼 메이야 피코(Xiamen Meiya Pico), 인공지능 기업 이투커지(Yitu Technology),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레온 테크놀로지(Leon Technology), 클라우드 기반 보안 감시 시스템 기업 넷포사 테크놀로지(NetPosa Technologies) 등 8개 중국 기업을 투자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고시했다.
미 재무부는 이미 60개 중국 그룹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미국인의 금융지분 취득을 막고 있다. 이들 기업은 미 정부 허가 없이는 미국의 기술, 제품 수입이 금지된 별도의 블랙리스트에도 이미 올라있다.
미 재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면 미국내 자금의 투자가 전면 금지되고 미국 투자자들의 주식 취득도 금지된다. 월가를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히는 것이다.
당장 센스타임은 홍콩 IPO를 계획하고 있다가 블랙리스트에 오르자 일정을 연기했다. IPO를 중국 자금에만 의존해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센스타임이 곧바로 홍콩 증시에 상장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미 상무부의 제재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명목은 해당 기업들이 신장·위구르 지역 인권탄압에 연루됐다는 거지만 본질은 기술 패권을 놓고 벌이는 또 하나의 '냉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DJI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 때의 제재로 부품조달이 애를 먹고 있는데 이번 재무부의 제재까지 겹치면서 DJI의 앞날은 험난해졌다.
특히 DJI가 미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성비 때문이었는데 여기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닛케이)에 따르면 “가격을 뽑아내는 원가경쟁력의 원천은 기술력인데, 부품의 80%는 미국산으로 완성품을 쓴다. 통신부·전원부 핵심 부품은 모두 미국산인데, 이들 부품은 통신 간섭을 제어해주고 드론의 배터리를 관리해 준다. 저장장치와 카메라는 삼성전자, D램은 SK하이닉스 제품을 쓴다. 이러한 부품 원가는 판매가의 20% 밖에 안된다”고 한다.
이런 DJI에 치명타를 안긴 것이 지난해 12월 18일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 제재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들과 미국 기업들이 거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부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이유이다.
여기에 공화당의 톰 코튼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연방기관의 DJI 드론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유사한 내용의 별도 법안을 내놓았다.
이렇게 DJI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도록 만들었고 이번에는 DJI의 돈줄까지 끊어버리면서 당연히 DJI는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DJI는 제2의 화웨이]
브랜던 카 FCC 집행위원도 지난 10월 트위터를 통해 DJI를 '하늘을 나는 화웨이(華爲)'라고 지칭한 뒤 FCC에 대해 DJI 제품의 승인 금지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고 불룸버그가 전했다.
브랜던 카 FCC 집행위원은 "DJI의 소프트웨어 앱은 드론 운영자의 방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며 이를 중국 당국이 이용할 수 있다"면서 DJI도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안보상의 위협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중국의 드론업체 DJI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된다면 DJI의 미국내 영업은 곧바로 마비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불룸버그는 전망했다.
이러한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DJI는 지난 2019년 DJI의 드론을 통해 촬영된 영상이 다른 곳으로 송신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장치인 ’로컬 데이터 모드‘를 추가적으로 부착한 후 “DJI드론으로 촬영된 정보는 타인과 공유가 불가능하다”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DJI의 그러한 노력은 사실상 ’로컬 데이터 모드‘를 적용하기 이전에는 미국인들이 촬영한 영상데이터가 중국 등으로 공유될 수 있었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어서 파문은 컸다. 또한 지금의 ’로컬 데이터 모드‘에 대한 신뢰성까지 의심되는 상황으로 몰렸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소재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의 보안 전문가인 클론 키친은 “DJI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이 장치들은 안전하지 않다”면서 “드론을 통해 촬영된 정보는 외부로 직접 유출되지는 않지만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데이터를 휴대폰의 드론앱으로 받아들이면서 바로 그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의 기업들이 중국의 국가정보법에 의거하여 중국의 국가적 정보수집활동에 협조를 해야만 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중국으로 정보가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자동차에서부터 요가 매트까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수집해 내보내고 있는 개인정보를 적국이 입수해 분석하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DJI가 미국 정부의 표적이 되고 있는 셈”이라고 블룸버그는 정리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잇따른 제재는 화웨이에 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화웨이는 미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 얼마간 잘 버텼다. 제재 이전 재고로 확보한 부품이 '기근'을 견디게 해줬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마침내 재고가 바닥을 드러냈고 결국 화웨이는 휴대폰 시장에선 한참 밀려났고, 제재 기류가 계속되는 한 5G 분야도 안심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세계 제1위의 드론업체인 DJI도 그러한 길을 가게 될 것이라 전망하는 것이다.
DJI를 비롯한 중국의 첨단기술 업체에 대한 제재는 중국의 미래 핵심 산업 '굴기'를 저지하기 위함이다. 또한 사활을 걸고 맞붙는 미·중의 기술패권 전쟁은 공급망 재편을 예고한다.
우리는 지금 냉전 해체 이후 지난 30년간 한 번도 본 적 없는 미국 공급망과 중국 공급망이 충돌하는 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다시말해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왔던 중국 경제를 완전히 뒤흔들면서 ’중국을 배제한 세계의 공급망 재편‘을 노리는 미국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근 이 시대는 기술이 지정학적 포로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도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정쩡하게 미중간 균형잡기라는 회색지대 전략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