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이란 뒤흔들 초대형 폭탄…파괴력과 공포가 함께 온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계획에 ‘모든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초대형 폭탄 MOAB 사용을 포함한 것으로 보도됐다. 실제 투하된다면 공격 지역에 막대한 파괴를 가하는 동시에, 이란 지도부에는 미국이 군사적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는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다. 후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까지 겹친 지금, 미국과 이란 사이의 소강상태 아래에서는 더 큰 충돌의 위험이 쌓이고 있다. 중동은 전쟁의 출구와 대규모 재격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CNN은 15일, “미군이 이란 에너지 기반시설과 핵시설을 겨냥한 새로운 공격 계획을 마련했으며, 여기에 GBU-43/B 대형 공중폭발탄, 이른바 MOAB 사용이 포함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투 재개를 명령할 경우를 대비한 계획”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MOAB의 위협은 약 9.8톤이라는 무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넓은 영역에 강력한 폭발 효과를 가하는 동시에, 그 압도적인 폭발을 통해 상대의 전투 의지를 꺾는 목적도 고려된 무기다. 미 공군의 개발 설명에도 적에게 군사적 저항의 대가를 인식시키려는 구상이 담겨 있다. 물리적 파괴와 심리적 압박이 함께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폭탄인 것이다.
이 무기가 이란에 투하된다면 이란 지도부가 받아들일 메시지는 타격 지점 하나의 피해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이 추가적인 대형 공격을 감수할 의지를 보였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시설 공격과 결합할 경우, 이란은 군사적 대응뿐 아니라 시설 복구와 국가 운영에 대한 부담까지 계산해야 한다.
[왜 지금 MOAB인가…’불꽃놀이'와 출구전략]
군사적 효용이 의심되는 무기가 계획에 오른 이유는 정치적 맥락에 있다. 6개월 넘는 폭격에도 협상 타결 조짐이 없는 가운데,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인기 없는 전쟁에 대한 유권자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수개월째 적어도 메시지 측면에서 전쟁을 '확정적으로' 끝낼 방안을 논의해 왔다.
CNN이 인용한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를 해야만 하는 처지(almost compelled to do something)에 스스로를 몰아넣었다”고 진단했다. 관통용 탄약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심리적 효과를 봐야 하고, 그 점에서 MOAB이 적합하다는 설명이었다. 펜타곤 기획 논의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군이 일종의 '불꽃놀이 쇼'에 해당하는 옵션을 마련했으며, 전쟁 목표 달성과 무관하게 대통령에게 출구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반면 결정적 승리의 길은 사실상 막혀 있다. 행정부 안팎에서는 이란을 결정적으로 꺾으려면 수천 명의 미군 희생이 따를 수 있는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이지만, 현재 이를 주장하는 인사는 없다. 이 때문에 고위 당국자들은 몇 주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를 시작점으로, 외교적 돌파구를 막지 않으면서도 국내에 내세울 '상징적' 승리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수주 내 예정된 중부사령부 병력 교대 때 일부 철수 인원은 충원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거대한 폭발과 지하 핵시설 파괴는 다른 문제]
MOAB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폭발의 크기보다 목표와의 적합성이다. 넓은 영역에 강력한 폭압을 가하는 능력과 단단한 암반을 뚫고 들어가는 능력은 다르다. 미 국방부가 지하 깊숙한 벙커와 터널 공격용으로 설명하는 무기는 GBU-57 대형관통폭탄, 즉 MOP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MOAB와 역할이 다르다.
CNN이 인용한 소식통들도 픽액스 산처럼 깊은 지하에 보호된 시설을 MOAB로 파괴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MOAB이 약한 무기라는 뜻이 아니다. 지상에서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어도 지하 핵시설 제거라는 목표까지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군사적 충격과 핵 능력 무력화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마지막 공격 구상…상대도 마지막으로 받아들일까]
CNN 보도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추가 타격이 중부사령부 관할 지역의 미군 철수·재배치에 앞서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한 공격을 가한 뒤 개입을 줄이는 구상이 논의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익명 소식통이 전한 계획의 일부이므로, 이를 확정된 철군 방침이나 공격 일정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문제는 공격한 쪽이 끝이라고 선언한다고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란이 지도부의 위신과 억지력을 회복하려 보복한다면 미국은 다시 대응을 요구받을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이 추가 대응을 자제하면 이란은 버텨냈다는 선전에 나설 수 있다. 군사적 압박을 높이면서도 보복의 악순환을 차단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가 남는다.
[사우디 공항까지 타격…또 다른 전선은 이미 격화]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이어지는 사이 사우디에서는 민간 공항까지 공격받고 있다. 호주 ABC 보도에 따르면 10일 리야드 국제공항 공격으로 13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다음 날에도 추가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후티는 항공사와 여행객들에게 사우디 공항 이용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의 반격을 지원하며 후티에 대한 군사행동을 강화하고 있다. 후티는 사우디 본토를 공격해 개입 비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맞선다. 충돌의 피해가 민간 항공으로 번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이 후티에 대한 사우디의 공격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전쟁의 출구를 찾는 미국 앞에 예멘 개입이라는 또 다른 선택지가 놓인 것이다.
15일 ABC는 사우디 방공망의 빈틈과 요격미사일 부족 가능성도 짚었다. 넓은 영토의 에너지시설과 공항을 모두 지켜야 하는 사우디에 반복적인 미사일·드론 공격은 부담이다. 일부만 방어망을 통과해도 시설 운영과 항공편이 흔들릴 수 있다. 관광과 투자를 확대하려는 사우디로서는 피해 복구와 함께 안전에 대한 신뢰까지 회복해야 한다.
[홍해 항로까지 불안…후티의 완전 장악은 아니다]
예멘 서부 해안의 전투도 중요하다. ABC는 후티가 9월 모카를 장악한 뒤 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반격해 도시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바브엘만데브 주변 전황은 계속 바뀌고 있다. 따라서 후티가 해협을 완전히 통제한다고 단정하기보다, 항로를 위협하려는 공세와 이를 차단하려는 반격이 충돌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바브엘만데브는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남쪽 관문이다. 이곳이 불안해지면 아시아와 홍해를 오가는 선박의 위험이 커진다. 다만 얀부항에서 수에즈운하로 향하는 북행 항로는 이 해협을 지나지 않는다. ‘사우디의 모든 수출길이 막혔다’는 표현은 과장이다. 실제 위험은 주요 해상 통로의 불안이 중첩되면서 항로 선택과 운송의 부담이 커지는 데 있다.
[폭풍전야…공격을 준비하는 시간과 전선이 넓어지는 시간]
현재를 폭풍전야로 평가하는 이유는 미국의 공격 날짜가 확인됐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은 대이란 공격 수단을 준비하고, 사우디는 후티에 대응하며, 후티는 추가 보복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소강상태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다른 전선에서는 충돌이 커지고 있다. 전쟁이 잠잠해진 듯 보이는 순간, 전쟁을 멈추기 더 어려운 조건이 쌓이는 것이다.
[Why Times Insight | 이란에 충격을 주는 것과 전쟁을 끝내는 것은 다르다]
MOAB이 사용된다면 이란에 강력한 군사적·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충격을 종전으로 연결하려면 공격 이후 상대가 무엇을 선택하도록 만들 것인지가 분명해야 한다. 양보할 조건도, 보복을 멈출 장치도 없는 공격은 다음 충돌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더 어려운 문제는 후티다. 마이클 래트니 전 주사우디 미국대사는 ABC에 “후티의 독자성이 커지고 있어 이란과의 합의만으로 후티를 제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란과 타협하더라도 사우디의 공항과 홍해 항로에 대한 위협은 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에게 필요한 것은 강한 공격과 그 뒤를 잇는 종전 조건이다. 이란 핵 활동의 검증, 사우디 본토 공격의 중단, 항행 안전이 함께 다뤄지지 않으면 전쟁 종료 선언과 실제 전장의 상황은 엇갈릴 수 있다. 지금 중동의 고요가 불안한 이유는 전쟁을 끝내려는 계산보다 전쟁을 넓히는 행동이 더 빠르게 움직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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