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청신호 당사자 자유의사 존중 원칙 합의 2026-07-03
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념촬영하는 한-우크라이나 외교장관(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방한 중인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생포된 북한군 포로의 처리에 대해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최우선으로 존중한다는 원칙에 한국 정부와 뜻을 모으면서 이들의 한국행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2일 외교 소식통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아산정책연구원 관계자들을 만나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를 돌려받기 위해 우크라이나 측을 지속적으로 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러시아의 이러한 제의 중에는 수천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자국민들과 북한군 포로 2명을 맞바꾸자는 파격적인 조건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자국민의 귀환을 뒤로한 채 북한군을 한국으로 인도하는 구조가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우크라이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명분과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시비하 장관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비하 장관은 지난달 30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북한군 포로의 송환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으나, 당시에도 러시아의 구체적인 교환 제안이 테이블에 올랐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에 북한군 인도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포로 교환 업무를 총괄하는 보단 오흐리멘코 포로 조정본부 국장이 지난 5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제관습법인 강제송환금지(non-refoulement)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북한군 포로를 러시아에 붙잡힌 자국 포로들과 교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 등에 명시된 강제송환금지는 개인이 생명이나 자유를 위협받을 위험이 처한 곳으로 강제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인도주의적 규범이다. 


현재 생포된 북한군 포로들은 외신 및 인권단체 등과의 면담에서 북한이 아닌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 역시 이들의 자발적인 선택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외교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진행된 양국 정부 간 긴밀한 협의 과정에서 북한군 포로를 러시아나 북한으로 등 떠밀어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공고히 해왔다고 전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 날 기자설명회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 양국이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며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북한군 포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개최된 외교수장 간 회담에서도 이와 같은 공감대가 다시 한번 명확하게 확인되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국은 지난 3월에 열린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북한군 포로 사안을 국제법과 인도주의적 절차에 맞춰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 한국 정부는 6월 장관 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측에 양국이 더욱 발전되고 명시적인 메시지를 대외에 발신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당사자들의 자유의사 존중'이라는 핵심 표현이 외교부의 공식 회담 보도자료에 최종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인도를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인도 시기와 행정적 절차를 두고 다각적인 손익계산을 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는 이들의 한국 송환이 향후 러시아와 벌여야 할 전반적인 포로 교환 협상 판도나 타국 포로 문제에 미칠 파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역시 송환 이슈가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거나 포로 본인 및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의 신변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여, 조심스럽고 신중한 기조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 송환을 확정 짓는 대가로 한국 정부의 군사적·인도적 지원이나 전후 재건 사업 참여 강도를 저울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비하 장관은 방한 일정 동안 양국 간의 안보와 경제 분야 협력을 대폭 확대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파격적인 포로 교환 제의를 한국 측에 전달한 것 역시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외교적 고충을 전달하려는 일종의 협상 전술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객관적으로 볼 때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밀착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크라이나인 수천 명의 가치를 북한군 단 2명과 동등하게 평가할 만큼 이 사안을 중대하게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우리 정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등 다른 외교적 현안과 연계하여 거래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측이 한국의 지원과 재건 사업 참여에 대해 지대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북한군 포로의 인도 문제와 연계되어 협상 조건으로 다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