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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이젠 동유럽에서도 거센 반중정서, ”中 설 곳이 없다!“ - 헝가리, 1만여명 모여 반중 시위 "중국 식민지 만들지 말라" 항의 - 세계적 현상이 된 반중정서, 중국이 자초 - 중국의 날강도식 일방주의, 국제사회의 반발 불러와
  • 기사등록 2021-06-07 15:23:52
  • 수정 2021-06-07 15: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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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동유럽에서조차 거세진 반중정서]


중국이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미국과의 정면충돌로 인한 외교·경제적 디커플링에 유럽연합(EU)와의 경제적 단절, 그리고 유럽지역에서의 마지막 비빌 수 있는 언덕이었던 동유럽에서마저 ‘중국 보이콧’ 운동이 커지면서 중국의 외교적 입지는 갈수록 곤궁한 처지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낮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모여 친중(親中)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추진하는 상하이의 푸단대(復旦大) 캠퍼스 건립 계획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시위를 제한하는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NO 푸단대’, ‘식민지를 만들지 말라’ 등의 반중(反中)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주최측의 말을 빌어 이날 시위에 참여한 숫자가 1만여명 이상이라고 밝혔으며,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도 같은 내용으로 보도를 하면서 유럽에서의 대대적인 반중시위를 주목했다. 특히 시위를 한 날이 6.4 텐안먼 사태 32주년을 맞은 바로 그 다음 날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헝가리의 탐사전문매체인 ‘다이렉트36(Direkt36)’이 단독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상하이 푸단대학의 부다페스트 캠퍼스는 유럽에 처음 만들어지는 캠퍼스로 15억유로(약 2조원) 이상이 드는데 일단 중국 정부가 대출해 준 다음 나중에 13억 유로를 헝가리 정부가 갚기로 했다.


문제는 푸단대 캠퍼스 건립에 들어가는 비용이 헝가리 정부가 연간 고등교육에 투입하는 전체 예산보다 많다는 점이다. 그렇게 엄청난 예산을 들여 헝가리에 푸단대 캠퍼스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 시민들은 의문을 제기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푸단대 캠퍼스의 건설도 헝가리 업체가 아닌 중국 건설업체가 중국산 자재로 짓는다는 것도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요인이 됐다. 이뿐아니다. 푸단대 캠퍼스를 지으려하는 부지가 원래 가난한 지방 출신 학생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지어주기로 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헝가리 국민을 자극하고 있다.


그래서 2024년까지 완공할 계획인 이 캠퍼스가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유럽에 심는 ‘트로이 목마’라고 거칠게 몰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날 시위에는 야당 소속인 게르겔리 카라소니 부다페스트 시장도 참가했다. 카라소니 시장은 내년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되어 지금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그는 이번 시위에서 “장기집권한 오르반 정부의 부패가 과도한 비용을 들이는 푸단대 캠퍼스 건설로 나타났다”면서 “중국과 유착한 현 정권의 비리”라고 몰아 붙였다.


그러면서 카라소니 시장은 “푸단대 캠퍼스 건립은 헝가리의 국가 주권을 팔아 먹는 것”이라면서 “헝가리 우리 조국을 위해 우리는 일어섰다”고 강조했다.


카라소니 시장은 이어 톈안먼 사태 때 탱크에 맞서는 청년의 사진을 들고 시민들과 함께 시내를 행진했다. 그는 푸단대 캠퍼스에 반대한다며 지난 3일 시내 4곳의 거리 이름을 ‘자유 홍콩 길’ ‘위구르 순교자 길’ ‘달라이 라마 길’ 등으로 바꾸면서 중국의 인권침해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헝가리 정부는 “헝가리 학생들이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헝가리의 반정부 성향 언론은 “중국 스파이 양성소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푸단대 캠퍼스 건립에 대한 국민 여론도 극히 부정적이다. 지난 5월 퍼블리커스 리서치(Publicus Research)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헝가리에 푸단대 캠퍼스를 건립하는 것에 대해 불과 20%만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반중정서가 동유럽 국가인 헝가리에 차고 넘친다는 의미다. 이러한 국민적 반감은 중국과 밀착하면서 과거 공산당 체제와 같이 언론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며 철권 통치를 일삼는 오르반 총리에 대한 반감으로 표출되고 있다.


특히 국민들은 자유진영 국가들과는 대립하면서 친 중국 정책을 펼치는 오르반 정부의 외교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지난 주에도 EU의 헝가리 대표들은 홍콩 국가보안법 비판 성명을 발표하려던 EU의회의 계획에 반대표를 던져 이를 무산시켰다. 최근들어 세 번째나 철저하게 중국 입장에서 편을 든 것이다.


이에 대해 독일의 미구엘 베르거 외무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헝가리의 지속된 반대로 홍콩 문제 성명 발표가 저지됐다”면서 “반대 의견을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다수결로 바꾸는 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현 정부의 외교정책은 과거 공산주의 체제를 경험했던 헝가리인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면서 중국의 반(反)민주주의 및 인권 탄압 행태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위에 대해 정부는 "근거 없는 소문과 언론 보도에 기반한 정치적 히스테리"로 일축했다고 헝가리 국영 MTI통신은 전했다.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도 이날 시위에 대해 "일부 헝가리 정치인들이 중-헝가리 협력을 방해하기 위해 중국 관련 이슈를 과장하면서 국민들 관심을 끌려하고 있다"면서 “억울하고 수치스럽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헝가리의 오르반 정부는 유럽 연합에서 중국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라고 했다.


[갈수록 확산되는 유럽의 반중정서]


사실 이날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반중시위는 유럽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반중정서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 신문은 지난 5월 25일 ”중국과 맞장 뜬 리투아니아, EU를 흔들다!“라는 정세분석 기사를 통해 ”옛 소련에서 독립한 발트해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가 중국에 반기를 들고 나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중국과 맞장 뜬 리투아니아, EU를 흔들다!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842] 중국과 맞장 뜬 리투아니아, EU를 흔들다!


란즈베르지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중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17+1 정상회의'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하면서 유럽사화의 반중정서에 불을 지른 것이다.


특히 리투아니아의 그러한 결단이 주목을 받은 것은 '중국-중부ㆍ동유럽 국가 간 협력체(China-CEEㆍCEEC)'를 일컫는 ’17+1 정상회의'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따라 동유럽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만든 연합체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갖은 제재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어떻게든 유럽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려 애쓰고 있는데 그 핵심을 리투아니아가 걷어차면서 EU국가들 모두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리투아니아가 그러한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 단지 리투아니아만의 독단이 아닌 이미 유럽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반중정서를 대변한다고 봐야 옳다.


유럽연합을 이끄는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반중정서가 강하고 특히 중국의 기업들이 유럽의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매우 크다.


여기에 최근들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엄청난 곤욕을 치렀던 유럽연합 국가들이 바로 그 기원국이었던 중국에 대한 책임 추궁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반중정서는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5월 4일 결정된 중국과 EU와의 투자협정 비준 무기연기로 나타났다. EU집행위원회가 6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해 12월 타결했던 것을 무산시켜 버린 것이다. 그리고 중국 대신 인도를 선택해 8년간 중단했던 인도와의 FTA(자유무역협정)를 재개했다.


중국의 첫 서방권 수교국으로서 유럽에서 공산주의 정권에 가장 우호적인 편인 스웨덴마저도 반중국 대열에 가세했다. 2005년 유럽에서 처음 중국 문화를 전파하는 기관인 공자학원을 개설했던 스웨덴은 지난해 유럽에서 맨 처음 공자학원을 모두 없앤 나라가 됐다.


이렇게 유럽 사회의 반중 기류는 앞으로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친 중국 성향을 보였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오는 9월 물러나고 그 후임으로 반중색채가 강한 녹색당이 총리를 배출할 것으로 보여 중국의 앞날은 더욱 암담하다.


더불어 친중 성향이 뚜렷했던 이탈리아도 좌파 연정이 무너지고 지난 2월 강력한 EU 통합주의자인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취임해 중국이 비빌 언덕은 사실상 거의 사라져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U에서 떨어져 나온 영국도 반 중국 대열에 확실히 섰다. 이러한 반중정서는 우선 중국의 통제 장치인 홍콩보안법을 피해 영국으로 이주하는 홍콩인들을 폭넓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중국을 겨냥해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리우는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전단을 남중국해로 출격시켰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주도하는 미국은 당연히 반중정서가 강하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설문 결과, 중국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미국인은 73%에 달했다. 이는 이 기관이 해당 문항에 대해 설문 조사한 15년 이래 최고치다. 중국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변한 사람 역시 사상 최고인 42%로 지난해 봄(23%)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국제 문제에서 중국 지도자 시진핑 주석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77%에 이르렀는데 이 수치는 지난해보다 27%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렇게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급증으로 대부분의 미국인은 미국이 중국의 인권 침해에 강하게 대응하는 것을 지지했다. 퓨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73%의 미국인은 미국이 경제 관계 악화를 무릅쓰고서라도 중국 내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화당원은 민주당원보다 중국에 대해 훨씬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반중정서는 세계적 현상, 중국이 자초]


반중정서는 이제 세계적인 현상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세계 각국에서 중국을 싫어하는 인구의 비율은 일본 85%, 호주 81%, 스웨덴 85%, 덴마크 75%, 한국 75%, 영국 74%, 미국 73%, 캐나다 73%, 독일 71%, 프랑스 70%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2017년부터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다.


독일만 하더라도 2017년(BBC조사) 35%, 2019년(퓨 조사) 56%였던 것이 2020년 71%로 급증했다.


호주도 2017년 47%, 2019년 57%였는데 2020년에는 무려 81%로 늘어났다.


그런데 세계 190여개국 중에서 무려 128개국이 중국을 제1교역국으로 삼으면서 경제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중국을 경계하고 혐오하는 이유는 과연 뭘까?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의 송재윤 교수는 1949년 건국 이래 지속돼 온 중국공산당의 일당독재, 인권유린, 중국-중심적(China-centric) 패권주의, 배타적 징고이즘(jingoism)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중국이 자초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중국은 다자주의가 아닌 일방주의 외교를 한다. 한국도 중국의 그러한 일방주의에 된통 당한 바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한국에 취한 일방주의는 우리의 주권침해로 이어졌다.


호주는 또 어떠한가? 호주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의 중국 기원 조사를 말하자 중국은 즉각 호주에 대한 강력한 무역보복을 취했다. 이러한 중국의 일방주의에 호주 국민들의 중국을 향한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여기에 남중국해를 놓고 대만은 물론이고 필리핀, 베트남까지 윽박지른다. 그리고 불법적으로 강탈한 암초 7곳에 군사용 활주로와 항만 등을 건설했다.


그런 중국이 미얀마 군부세력을 철저하게 옹호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관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날강도식 일방주의가 국제사회에서 환영받을 리가 없다. 중국의 일방주의는 한마디로 ‘중화사상’을 기반으로 한 안하무인의 외교정책이다. 그러한 중국식 일방주의로 중국은 날이 갈수록 배척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젠 중국이 전 세계인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고 이젠 중국 보이콧‘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중국 지도부만 모른다. 그렇게 다른 나라에 대한 공격적 전랑외교가 중국의 힘인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한 나라가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꿈을 꾸는 것조차 참으로 민망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중국의 쇠락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이다. 이미 그러한 징조는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쟁에서 중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중국 스스로 변화하는 길이다. 그것은 우선 시진핑 주석의 교체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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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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