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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로 드러나는 한국 좌파의 ‘민낯’ 이중성 2018-03-01
윤주진 mail.jujin@gmail.com
-남성이 우월적 지위와 권력 이용해 성폭행까지 저지르는 것은 좌우를 떠나 우리 사회의 ‘적폐’
-이중성과 대중 기만, 뻔뻔함은 좌파 일부 인사의 개인적 특성만은 아니고 진영적 사고의 결과
-계급해방이라는 절대적 투쟁과제 앞에서 다른 가치들은 얼마든지 희생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

그 동안 그토록 정의, 평등, 사람 사는 세상 등을 외쳐온 좌파 인사들이 대거 ‘미투’ 폭로의 대상이 되면서 추잡한 성범죄 행각이 밝혀지는 것이 과연 우연스러운 일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윤택의 끝없는 추락과 몰락이 시사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


▲ 고은(왼쪽)과 이윤택.


물론 우리 사회에서 남성이 우월적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여성을 희롱하고 추행하며 성폭행까지 저지르는 경우가 비단 좌파만의 문제는 결코 아닐 것이다. 크게는 좌우를 떠나서 우리 사회가 그 동안 뿌리뽑지 못한 폐단이다. 이런데 소위 ‘적폐’라는 표현이 잘 맞아떨어질 듯 싶다.


다만, 그 동안 좌파들이 부르짖어 왔던 구호와 주장과는 너무나도 괴리된 추악한 현실들은 우리에게 소위 ‘수구 좌파’의 본질을 일깨워준다고 봐야 한다. 그들의 철저한 이중성과 대중 기만, 그리고 소름이 돋을 정도의 뻔뻔함은 그냥 일부 인사들의 개인적 특성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대충 이런 사고 메커니즘이다. 물론 그들도 처음에는 자신들이 저지르는 행위들이 결코 떳떳하고 도덕적인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제어하지 못하는 욕망과 삐뚤어진 성관념을 이내 합리화, 정당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기제로 그들은 이념을 택한다.


대충 이런 거다.
‘나는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나는 거대 권력에 저항하는 이념적 투사야. 나는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대변하고 소외 받는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어’와 같은 식의 의미 부여다. 그러한 자기 최면을 통해 자신이 조직과 공동체 내에서 저지르는 악행들을 소소한 일탈, 또는 자기 보상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이 꼭 좌파만의 문제라고?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이념에 과잉적으로 경도된 보수, 우파도 분명히 이러한 사고 메커니즘을 통해 자신의 악행에 대해 변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경향적으로 한국의 좌파들이 저러한 사고체계를 가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한국 좌파의 본질적 특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좌파는 계급투쟁 논리를 전제로 한다. 이 사회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눠져 있고, 일방적인 착취와 억압의 구조로 굴러가고 있다고 믿는 그들은 일종의 계급 해방, 지배권력의 붕괴만이 절대적인 이념 투쟁의 과제라고 인식한다. 문제는 그러한 과제 앞에서 다른 가치들은 얼마든지 희생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한국 좌파의 시각이다.


그러니 사회적으로는 정의와 평등을 외치면서, ‘내 주변의 평등’ 따위는 그냥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다고 믿는 어처구니 없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일종의 ‘혁명적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성범죄에 대한 내부 폭로와 갈등이 조직의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경우, 그것을 여지없이 덮고 묵살시킬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진다.


어디 이것이 성범죄만의 문제일까. 생각해보자. 강남의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투기라며 이 세상에서는 절대 있어선 안 될 악행처럼 말하는 그들이 정작 자신들은 부동산 부자들이다. 이 이중성도 마찬가지 메커니즘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거다.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진 재벌들을 때려잡는 나 정도의 인사라면 1가구 2주택은 어느 정도 용인해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관념체계이다. 그래서 ‘나 역시 수십억 부동산을 가진 기득권층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재벌과 거대 권력을 상대로 싸우는 투사’ 이런 논리가 되는 것이다.


물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미투 운동은 결코 좌우의 문제로만 이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보편적이고 고질적인 병폐다. 미투 폭로를 정치적 공작이나 정치 투쟁의 프레임으로 이해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투를 계기로 좌파의 이중성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들 앞에서 쉽게 도덕과 정의를 논하는 사람일수록 한번 더 의심해봐야 된다는 교훈을 던져주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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