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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영국 미군기지서 美폭격기 12대 전격 철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드러난 5가지 이유 - 철수 이유① — 3주 전 경고가 ‘임박한 위협’으로 바뀌었다 - 철수 사유③ — 흔들린 미·영 수사 공조와 신뢰 - 철수 사유⑤ — 대체 불가능한 B-1 전력의 보존
  • 기사등록 2026-10-06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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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유기 띄워가며 서두른 '이례적 철수']


미국이 이란 공격에 사용해 온 영국 RAF 페어포드 기지에서 B-1B 전략폭격기 12대를 갑자기 모두 철수시켰다. 통상적인 순환배치 종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기지를 겨냥한 테러 음모가 수사 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위협 정보까지 심각해지자 미군은 전략폭격기들을 한곳에 계속 세워두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미국으로 하여금 B-1 12대를 한꺼번에 철수하게 만들었을까? 

로이터통신은 5일, “이번 철수가 통상의 순환 배치 종료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긴급 조치였다”면서 “일부 폭격기가 먼저 대서양을 건너는 동안 귀환 비행을 지원할 공중급유기가 서둘러 출격했고, 남은 기체들도 연이어 활주로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최소 3대는 4일, B-1 모기지가 있는 사우스다코타주에 도착했는데, 이 결정이 기지를 겨냥한 공격 음모에 대한 안보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폭격기 출국 장면은 주말 사이 민간 항적 추적 사이트에서도 포착됐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작전 보안상 자산과 병력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제 페어포드에 배치됐던 모든 미군 폭격기가 미국 내 원 소속 기지로 재배치됐음을 밝힐 수 있다”고 확인했다. 국방부는 “폭격기들이 미 본토에서도 공격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NYT에 따르면 미 유럽사령부도 귀환 사실은 인정했으나 보도된 위협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고, 영국 국방부 역시 논평을 내지 않았다.


[철수 이유① — 3주 전 경고가 ‘임박한 위협’으로 바뀌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위협 정보의 변화다. 철수를 직접 촉발한 것은 새로 입수된 위협 정보다. 미 관리들은 세부 내용 공개를 거부하면서도 “이번 정보가 약 3주 전 처음 제기된 위협 경고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 미 관리는 NYT에 지난 “24시간 사이 위협의 구체성과 긴급성이 눈에 띄게 높아져 현지 지휘관들이 크게 우려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기지가 테러를 준비하는 적대 세력의 표적이 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번 조치가 "실제 상황"에 대응한 것이라고 전했다. 단순한 예방적 재배치가 아니라 구체적 공격 징후에 대한 대응이라는 의미다.


정보의 출처로는 이스라엘이 거론된다.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후원하는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이스라엘이 런던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Isaac Herzog) 이스라엘 대통령도 BBC 인터뷰에서 “이란이 페어포드 사건을 꾸몄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철수 이유② — 실체를 드러낸 '페어포드 음모']


두 번째 배경은 9월 말 기지 인근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에비에이션위크에 따르면 9월 26~27일 밤사이 영국 대테러 경찰이 기지 북동쪽 외곽 마을 웰퍼드에서 여러 남성을 체포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켰으며, 육군 폭발물 처리반이 차량들을 조사했다. 체포된 5명은 모두 런던에 사는 20대 영국인이었다. 


WSJ에 따르면 이들은 흰색 밴 3대에 나눠 타고 페어포드로 향했으며, 경찰은 차량에서 폭발물은 없었지만 상당량의 연료가 실려 있었다고 밝혔다. 일당 중 한 명이 경찰에 직접 신고하면서 체포가 이뤄졌다는 점도 특이하다. 미 고위 관리는 WSJ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한 지부가 영국 국적자들을 포섭했고, 계획에는 인근 지역에서의 교란 행동을 포함한 여러 단계가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 당국은 이 음모가 폭격기를 공격하고 기지 요원을 살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파악하고 있다.


수사는 이후 확대됐다. AP통신은 “경찰이 1일 런던에서 27세 영국·이란 이중국적 남성을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하고 두 곳을 압수수색했으며, 26세 영국인 남성도 '주의 고지' 아래 조사했다”고 전했다. 비키 에반스(Vicki Evans) 대테러 경찰 수석조정관은 “외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각도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국적 남성도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사건 관련자 6명이 모두 구금 상태가 아니다. 


[철수 사유③ — 흔들린 미·영 수사 공조와 신뢰]


세 번째 요인은 영국 측 대응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다. 영국 대테러 경찰의 로렌스 테일러(Laurence Taylor) 부청장은 “체포된 5명이 구금 24시간도 채 안 돼 보석으로 풀려난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에 대해 "나라면 풀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은 사건에 "외국 세력"이 개입했다고 못 박았다. 


영국 정부의 입장은 뒤늦게 나왔다. 앤디 버넘(Andy Burnham) 총리는 9월 30일 BBC 인터뷰에서 “이란이 관여했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복잡하며 심각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WSJ는 “영국 내부에서 계획의 정교함 자체를 의문시하는 관리들도 있다”고 전했다. 용의자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상황에서 위협 정보가 급증하자, 미군 지휘부는 영국 측 수사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자산을 직접 빼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철수 사유④ — 드론·대리세력 공격에 취약한 기지 방호]


네 번째는 기지 방호의 구조적 한계다. 이란은 장거리 미사일로 영국 본토를 정밀 타격할 능력이 불확실하다. CNN은 “페어포드가 테헤란에서 약 4,506km 떨어져 있어 이란이 그 거리에서 정밀 타격을 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대신 현지 포섭 인력이나 소형 드론을 이용한 비대칭 공격이 현실적 위협으로 꼽힌다. 군사 전문매체 더워존(TWZ)은 “해상 선박에서 발사하는 일회용 공격 드론이 이란이 훈련하고 장비를 갖춰온 매우 현실적인 공격 경로”라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사건 이후 영국 국방 당국자들은 특히 드론 공격에 대비해 군 기지 방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F-35와 F-15E 전투기가 주둔한 동부 잉글랜드의 레이큰히스 기지도 경계 수준이 상향됐다. 영국 안보당국은 앞서 지난 1년간 이란이 배후에 있는 잠재적 치명 음모가 20건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당 수억 달러에 이르는 전략폭격기 12대가 노출된 활주로에 모여 있는 상황 자체가 위험 요인이었던 셈이다


[철수 사유⑤ — 대체 불가능한 B-1 전력의 보존]


다섯 번째는 B-1 전력의 희소성이다. 미 공군이 보유한 B-1B는 44대이며, 한 번에 폭격 임무에 투입 가능한 기체는 최대 21대 수준이다. 페어포드의 12대는 사실상 가용 B-1 전력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지상에서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이 전력이 손상되면 대이란 작전은 물론 미국의 전 지구적 장거리 타격 태세에 공백이 생긴다. 국방부가 철수 성명에서 본토 출격 능력을 굳이 강조한 것도, 전방기지를 잃는 비용보다 기체를 잃는 위험이 훨씬 크다는 계산을 반영한다.


[이란 전쟁의 '유럽 발진기지'였던 페어포드]


페어포드는 런던 서쪽 약 160km에 있는 유럽 유일의 미 중폭격기 전진작전기지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 공격에 나선 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당시 영국 총리는 처음엔 미국의 기지 사용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3월 1일 키프로스의 영국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은 뒤 이란 미사일을 "발원지에서" 파괴하는 "방어적 목적"에 한해 사용을 승인했다. 3월 배치 정점기에는 B-1B 15대와 B-52H 6대가 이곳에 집결했다. 


4월 휴전 이후 B-52는 귀환했지만 B-1 12대는 남았다. 휴전이 무너지고 여름 말 교전이 재개되자 영국 내 정치적 논란도 커졌다. 버넘 신임 총리 체제에서도 영국은 기존 협정을 재확인했다. 그러자 IRGC는 7월 성명에서 이란 영토 공격에 쓰이는 모든 기지는 정당한 표적이라며 페어포드를 직접 지목했다. 이번 사건은 그 경고가 약 두 달 만에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쉬운 길, 어려운 길'…해상 전력은 오히려 증강]


철수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공습 재개를 저울질하는 국면과 겹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하이오주 집회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이란에 대해 제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란은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니 이제 남은 건 쉬운 길을 택하느냐, 어려운 길을 택하느냐 뿐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이란이 제안한 7일간의 휴전안을 거부했고, 합의가 없으면 중간선거 이후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중 전력의 유럽 거점은 비었지만 해상 전력은 오히려 늘고 있다.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단은 9월 27일 샌디에이고를 출항했고, 해병대 제13원정대를 태운 상륙준비단 메이킨 아일랜드도 뒤따랐다. 이미 아라비아해에 있는 조지 H.W. 부시함, 조지 워싱턴함과 합류하면 10월 말이나 11월에 미 항모 3척이 중동에 동시 배치될 수 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철수는 군사적으로는 '후퇴'가 아닌 '재배치'다. B-1은 공중급유를 받으면 미 본토에서도 이란을 타격할 수 있고, 국방부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전략적 함의는 가볍지 않다. 미사일 사거리로는 닿지 못하는 영국 본토 기지를, 이란은 현지 포섭 인력과 위협 정보만으로 비워내는 결과를 얻었다. 비용 대비 효과로 보면 이란식 '대리 비대칭전'이 미국의 전진배치 체계를 흔든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


미·영 관계의 균열도 주목할 대목이다. 영국은 '방어 목적'이라는 단서를 달아 기지 사용을 허용해 왔고, 수사 과정에서도 법적 절차를 우선했다. 미국은 그 신중함을 안보 공백으로 받아들였다. 앞으로 레이큰히스와 밀든홀 등 다른 주영 미군 기지의 방호 수준, 그리고 미국이 디에고가르시아나 본토 출격으로 작전 축을 옮길지가 대이란 공습 재개 여부를 가늠할 선행 지표가 될 것이다. 폭격기는 빠지고 항모는 몰려드는 엇갈린 신호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습 재개 시 해상·본토 전력 중심의 구도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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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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