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항모가 움직였다”…최대 1만명 추가 증파]
미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항모전단뿐 아니라 해병대 상륙전력까지 포함해 최대 1만 명이 추가로 중동을 향하면서,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재개를 결정할 경우 동원할 수 있는 군사적 선택지를 크게 늘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란 내부에서는 혁명수비대(IRGC) 준장급 지휘관이 숨질 정도의 무장충돌이 격화하고 있고, 이스라엘행 Flydubai 여객기 추락 시도 사건을 둘러싸고 트럼프는 이란 연계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밖에서는 항모, 안에서는 총격전’이라는 두 개의 압박에 새로운 테러 의혹까지 겹치면서 이란을 둘러싼 정세가 다시 위험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다시 대규모 병력을 중동으로 보내기 시작했다”면서 “국방부가 핵추진 항공모함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항모강습단과 마킨아일랜드 상륙준비단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며 9000~1만 명의 병력을 증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함정과 병력은 11월 말까지 역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움직이는 것은 항모 한 척만이 아니다. WSJ에 따르면, 루스벨트 항모강습단에 더해 마킨아일랜드 상륙준비단과 제13해병원정대까지 중동으로 향한다. 이미 5만 명이 넘는 미군이 중동에 배치된 상황에서 이번 증원이 완료되면 역내 미군 병력은 6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 국방부는 방공부대와 제82공수사단 등 주요 전력의 파견 기간도 연장했다.
더욱 눈여겨볼 것은 항모 숫자다. WSJ은 “현재 역내에는 조지 H.W. 부시함과 조지 워싱턴함이 있는데, 여기에 루스벨트함이 합류하고 워싱턴함이 그대로 남는다면 한때 3개 항모강습단이 동시에 중동에 전개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다만 워싱턴함이 일본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어 3항모 체제가 실제로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따라서 이번 움직임을 곧바로 공격 명령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가 군사행동을 선택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화력과 선택지가 크게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하다.
[트럼프의 ‘이란 궤멸’ 경고와 맞물린 항모 증파]
문제는 이번 병력 증강의 시점이다. WSJ은 “트럼프가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다시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번 전력 증강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11월 공격이 결정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외교가 실패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군사적 수단을 워싱턴이 물리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란 역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로이터는 1일 “이란 고위 군 지휘관들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할 경우 이전보다 강력하고 광범위한 보복을 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응 범위가 중동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검토되고 있으며 레바논·예멘·이라크의 이란 우호 무장세력도 상황에 따라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적 출구는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란은 최근 카타르 중재를 통해 봉쇄와 원유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면서 지역 긴장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1일 자동차·철도·금속산업 등을 겨냥한 새로운 대이란 제재까지 발표했는데, 이는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압박이 동시에 강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터졌다…이스라엘행 Flydubai 추락 시도]
바로 이런 순간에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9월 30일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Flydubai FZ1073편에서 오만 국적 부조종사가 기장을 흉기로 공격한 뒤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한 사건이 벌어졌다. 기장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조종실 문을 열었고 승객과 승무원들이 뛰어들어 부조종사를 제압했다. 이후 비번 조종사들이 조종간을 넘겨받아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에 비상착륙했다. 174명의 목숨이 걸린 아찔한 순간이었다.
CBS News에 따르면 기체는 사건 당시 불과 2분 사이 약 1만7000피트나 급강하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항로 이탈과 급강하를 포착해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킬 준비까지 했다. 승객과 승무원의 개입이 조금만 늦었더라도 사건의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에 트럼프가 ‘이란 변수’를 끌어들였다. CBS News는 “트럼프는 이란 연계 가능성을 질문받자 현재 자신이 듣고 있는 정보를 근거로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면서 “실제 연계가 확인될 경우 이란이 강력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민간 여객기 추락 시도 사건과 이란의 연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현재 이란 정부나 IRGC가 이 사건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당국이 현재 부조종사의 단독행동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란 개입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부조종사가 급진적 이슬람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이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이란이 배후다’가 아니다. ‘트럼프가 이란 배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고, 연계가 확인될 경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는 사실이다. 향후 수사에서 실제 IRGC나 이란의 대리세력과 연결되는 증거가 나온다면 미국이 내세울 수 있는 군사행동의 논리는 핵·호르무즈 문제에서 ‘해외 테러 위협 대응’까지 넓어질 수 있다.
[그런데 이란 안에서도 총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IranWire는 “9월 29일 밤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 이란샤르의 가리바바드 지역에서 정부 보안군과 무장세력 사이에 대규모 교전이 벌어졌다”면서 “현장에는 수십 대의 군용 차량이 투입됐으며 RPG를 포함한 무기가 사용되고 상공에는 드론까지 배치됐고, 주요 진입로도 차단됐다”고 전했다.
IranWire는 이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교전이 IRGC 고위 지휘관이 사망한 지 불과 엿새 만에 벌어졌다는 사실”이라면서 “9월 23일 사라반 지역에서 무장세력과 교전하던 IRGC 지상군 쿠드스기지 산하 샤히드 사자드 작전기지 지휘관 후세인 자리피 준장이 숨졌으며, 같은 기지 정보책임자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 사건을 곧바로 ‘이란 내전’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충돌은 주로 시스탄-발루치스탄 지역에 집중돼 있고 이란 전역에서 중앙정부에 맞서는 무장봉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치안 사건으로 축소하기도 어렵다. 준장급 IRGC 지휘관이 교전에서 사망하고 며칠 뒤 중화기와 군용 차량·드론까지 등장하는 전투가 다시 벌어졌다는 것은 남동부의 무장충돌 강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순간 IRGC가 국내에서도 병력과 정보·치안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은 테헤란에는 부담이다.
[美 항모가 움직이자 이란도 ‘더 강한 보복’ 준비]
테헤란 역시 미국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군사적 선택지를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는 1일 “이란 고위 지휘부가 미국 또는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이전보다 강력한 보복에 나서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응 대상이 역내 미군 시설과 미국의 동맹·우호국뿐 아니라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Why Times Insight | 이란을 둘러싼 ‘세 개의 전선’이 동시에 움직인다]
지금 이란 정세를 이해하는 핵심은 각각의 사건을 따로 보지 않는 데 있다. 첫 번째는 외부 군사전선이다. 루스벨트 항모강습단과 최대 1만 명의 추가 병력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아직 공격 명령이 내려졌다는 증거는 없지만 트럼프가 군사행동을 선택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은 분명히 늘어난다. 특히 워싱턴함의 복귀가 늦어질 경우 한때 3개 항모강습단이 동시에 중동에 존재하는 상황까지 가능하다.
두 번째는 내부전선이다. 시스탄-발루치스탄에서는 IRGC 준장급 지휘관이 숨졌고 며칠 뒤에는 중화기와 군용 차량·드론이 동원된 교전이 다시 벌어졌다. 아직 ‘내전’이라고 부를 단계는 아니지만 테헤란이 외부의 미국과 내부의 무장세력이라는 서로 다른 안보 위협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세 번째가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Flydubai 변수다. 이란 개입을 뒷받침하는 공개 증거는 현재 없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현재 단독행동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란 연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연계가 확인될 경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수사 결과는 단순한 항공보안 사건을 넘어 미·이란 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앞으로 봐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워싱턴함이 남아 실제 ‘3항모 체제’가 만들어지는가, Flydubai 수사에서 이란 또는 IRGC와 연결되는 새로운 증거가 나오는가, 그리고 시스탄-발루치스탄의 무장충돌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가. 이 세 변수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크게 움직이면 현재의 긴장구조는 전혀 다른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항모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란 역시 더 강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위험한 것은 예정된 ‘11월 공습 시간표’가 아니라, 어느 쪽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 하나가 다시 방아쇠를 당기는 상황이다. 이란을 둘러싼 세 개의 전선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 바로 이것이 지금 중동 정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