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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먹고살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힘들어진다!”…중국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 최신 경고음…완커 부실까지 장부에서 가리나 - 청년실업 18.9%…“졸업해도 갈 곳이 없다” - 빚의 늪…‘최대 1억 명’이 상환 곤란
  • 기사등록 2026-09-23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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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경고음…완커 부실까지 장부에서 가리나]


중국에서 이상한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빚을 내 집을 산 중산층은 집값 하락과 원리금 상환이라는 이중고에 빠졌다. 열심히 공부하고 취업해 집을 사면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중국의 전통적인 ‘성공 공식’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경제지표는 이것이 단순한 체감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고용·부채·소비가 서로 물고 늘어지는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금융당국이 주요 은행들, 특히 국유은행에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완커(Vanke)의 연체 대출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지 말고 상환기한을 연장하도록 비공식 지침을 내렸다”면서 “이에 일부 은행에는 이자 회수도 늦추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는 이어 “완커는 지난해 886억 위안이라는 기록적인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49억50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면서 “6월 말 총부채는 3510억 위안이며 약 72%가 은행대출”이라고 짚었다.


이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완커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 침체가 5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대형 개발업체의 연체대출이 금융권 부실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이 직접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IMF 역시 중국의 부동산 장기 조정과 지방정부 부채가 내수를 약화시키고 디플레이션 압력을 고착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집값 하락→개발업체 부실→지방재정 악화→은행권 부담이라는 연결고리가 아직 끊어지지 않은 것이다.


[공장은 5.2% 뛰었는데 소비는 고작 0.4%]


더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 경제의 극단적인 생산·소비 불균형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5.2% 증가했다. 7월 4.5%보다 오히려 빨라졌고 시장 전망치 4.8%도 웃돌았다. 그런데 같은 달 소매판매는 고작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7월 0.6%보다 더 낮아졌다. 1~8월 고정자산투자 역시 전년 동기보다 7.2% 감소했다. 공장은 여전히 돌아가는데 정작 중국인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 기형적인 모습이다.


급기야 중국 통화정책 핵심 관계자도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황이핑은 19일 “중국 경제가 ‘강한 공급과 약한 수요’라는 불균형에 직면해 있으며 AI 확산이 오히려 이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계소득을 높이고 재정난에 빠진 지방정부와 기업·금융기관의 재무상태를 회복시키지 않으면 경기부양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 경제의 문제가 단순히 생산 부족이 아니라 ‘소비할 돈과 자신감이 없는 가계’에 있음을 중국 정책권 내부에서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청년실업 18.9%…“졸업해도 갈 곳이 없다”]


이 고통이 가장 직접적으로 집중되는 곳은 청년층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학생을 제외한 16~24세 도시 청년실업률은 8월 18.9%까지 치솟았다. 7월 17.9%에서 한 달 만에 1%포인트 상승했으며, 2025년 8월 이후 1년 만의 최고치다. 25~29세 실업률 역시 7.2%에서 7.5%로 상승했다. 반면 30~59세는 3.9%에 머물렀다. 중국의 고용 충격이 젊은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들이 단순한 실업자가 아니라 중국 경제를 앞으로 떠받쳐야 할 소비·주택·결혼 수요의 핵심 세대라는 데 있다. 안정된 직장이 없으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미래소득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자동차도 사지 않는다. 결혼과 출산 역시 뒤로 미룬다. 청년 고용위기가 결국 부동산과 소비, 인구 문제로 번져가는 구조다.


[빚의 늪…‘최대 1억 명’이 상환 곤란]


일자리가 흔들리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이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 가베칼 드래고노믹스 등의 분석을 토대로 “중국에서 최대 약 1억 명의 소비자가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가베칼은 은행 재무자료 등을 분석해 중국 가계의 부실채권 규모가 최소 2조2200억 위안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1억 명’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신용불량자 숫자가 아니다. 은행 자료와 가계부채 상황 등을 바탕으로 민간기관이 추정한 광범위한 수치다. 이는 중국 가계의 부채 부담이 소비회복을 방해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문제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IMF 자료에서도 중국 가계부채는 GDP의 60% 안팎에 이른다.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줄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소비자대출 상환부터 흔들린다. 연체가 시작되면 금융기관은 신규대출을 줄이고 가계는 소비를 더 줄인다. 정부가 아무리 소비 확대를 외쳐도 가계가 미래소득을 확신하지 못하면 지갑을 열기 어려운 이유다.


[가계만이 아니다…지방정부도 빚에 묶였다]


부채 문제는 개인에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 지방정부가 인프라 건설과 부동산 개발 등에 활용해온 지방정부융자기구(LGFV)의 막대한 부채도 남아 있다. IMF가 올해 발표한 중국 보고서의 확대정부부채 추계를 보면 LGFV 부채는 GDP 대비 약 50%를 넘어선 수준으로 추산된다. 공식 지방정부 부채뿐 아니라 LGFV와 정부유도기금 등을 포함한 광의의 ‘확대정부부채’는 공식 정부부채보다 훨씬 크다. 


IMF는 중국이 장기적으로 부채를 안정시키려면 지속 불가능한 LGFV의 부채를 구조조정하고 장외·준재정성 투자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분명한 것은 지방정부가 부동산 호황기에 토지매각과 LGFV 차입을 통해 성장해온 과거 모델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고, 시진핑 정부의 실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고꾸라지면서 우선 지방정부들이 무너졌고 덩달아 중국 전체의 부실을 불러왔다는 사실이다.


[집을 사면 빚, 취업해도 불안…성공 공식이 뒤집혔다]


바로 여기에서 중국 사회의 좌절감이 시작된다. 과거 중국에서 집을 사는 것은 가장 확실한 자산증식 수단이었다. 대학에 진학하면 부모 세대보다 좋은 직장을 얻을 가능성이 높았고, 도시로 이동하면 소득도 올라갔다. 개혁개방 이후 수십 년간 중국 사회를 움직인 것은 결국 “오늘 열심히 살면 내일은 더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집을 사려고 대출을 받은 사람은 집값 하락과 원리금 상환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대학 졸업자는 사상 최대 규모로 쏟아지는데 청년실업률은 18.9%까지 올라갔다. 미래소득이 불확실해지니 소비를 줄이고 결혼과 출산도 뒤로 미룬다.


특히 1980년대 태어난 이른바 ‘바링허우(80後)’ 세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고도성장과 부동산 상승기를 경험하며 사회의 허리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주택대출, 부모 부양, 자녀 교육비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30대 후반~40대 중반에 들어섰다. 중국에서 오래전부터 논란이 된 ‘35세 고용 장벽’까지 겹치면 한번 직장을 잃은 중년층이 이전 수준의 소득을 회복하기도 쉽지 않다.


[악순환의 고리…집값에서 일자리, 다시 소비로]


결국 지금 중국 경제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은 서로 다른 위기가 아니다. 부동산 하락 → 가계자산 감소 → 소비 위축 → 기업매출 감소 → 고용 악화 → 소득 감소 → 대출연체 증가 → 소비 추가 위축. 여기에 토지매각 수입 감소로 재정이 악화된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까지 겹친다. 지방정부가 투자를 줄이면 일자리가 감소하고, 다시 가계소득과 소비가 약해진다.


IMF 역시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국내 위험으로 예상보다 깊은 부동산 침체와 높은 부채를 지목하면서, 이것이 내수 약화와 디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수출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중국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소비 중심 성장모델로의 전환이라고 명시했다.


[Why Times Insight]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노력의 배신’이라고 할 수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를 움직인 가장 강력한 에너지는 ‘노력하면 계층을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였다. 대학을 나오고, 도시에서 직장을 구하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 성공의 표준경로였다.


그런데 지금 그 공식이 뒤집히고 있다. 2020년 이후 중국 지도부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과도한 차입을 억제하는 ‘3대 레드라인’, 플랫폼기업 규제, 사교육 규제와 장기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잇달아 시행했다. 각각 부채 억제, 독점 방지, 교육비 경감, 방역이라는 정책 목적이 있었지만 부동산·플랫폼·교육 등 민간 고용 비중이 높은 부문이 짧은 기간에 연속적인 충격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후 베이징은 AI·반도체·전기차·로봇 등 첨단제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8월 산업생산 5.2%는 공급 측 성장전략이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같은 달 소매판매는 고작 0.4% 증가했다. 이 두 숫자의 격차가 지금 중국 경제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다. 공장은 돌아가는데 국민의 지갑은 열리지 않는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 황이핑조차 19일 중국 경제의 ‘강한 공급·약한 수요’를 지적하면서 가계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 역시 산업정책과 투자에 치우친 기존 성장모델에서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결국 중국 경제의 다음 승부처는 공장을 얼마나 더 짓느냐가 아니다. 청년에게 안정된 일자리가 없고, 중산층에는 떨어지는 집값과 갚아야 할 빚이 남아 있으며, 지방정부마저 부채 구조조정에 매달려 있다면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은 쉽지 않다.


9월 22일 완커 사태는 바로 이 문제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은행에 연체대출을 당장 부실채권으로 분류하지 않도록 하면 시간을 벌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중국인들의 미래소득에 대한 믿음까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일하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다.’ 한때 중국의 고도성장을 떠받쳤던 이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지금 중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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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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