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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의 거리두기에 당황한 이란…美는 5만 병력으로 ‘다음 전쟁’ 준비 - 미중정상회담 3주 앞두고 이란에 등돌린 시진핑 - “전략적 동반자인 줄 알았는데”…이란서 터진 ‘중국 배신론’ - 진짜 문제는 석유다…중국이 돌아서면 이란은 치명상
  • 기사등록 2026-09-04 17:00:01
  • 수정 2026-09-04 17: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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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정상회담 3주 앞두고 이란에 등돌린 시진핑]


이란이 가장 고립된 순간, 믿었던 중국마저 한발 물러서는 심상치 않은 장면이 나타났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비슈케크를 찾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지만 별도의 정상회담조차 갖지 못했고, 이란에서는 곧바로 “중국에 배신당한 것 아니냐”는 논쟁이 터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점이다. 미국은 이란의 최대 돈줄인 원유 수출을 해상에서 틀어막고 있고, 중동에 배치된 약 5만명의 병력과 19척의 군함을 2027년까지 유지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중국이 지금 이란에서 한발 더 물러선다면 테헤란은 외교적 고립을 넘어 경제와 군사 양쪽에서 동시에 미국의 압박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이란 인터내셔널’은 4일,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 1일,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장에서 만났지만 정식 양자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다”면서 “두 정상은 행사장에서 잠시 대화를 나눴을 뿐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동방 외교’를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날 핵심 전략으로 선전해 온 이란으로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장면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란인터내셔널은 4일 이 장면을 두고 “시진핑의 냉대가 중국에 대한 이란의 의구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면서 “특히 이란 정치권에서는 단순한 의전 문제가 아니라 베이징이 테헤란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신호가 아니냐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전략적 동반자인 줄 알았는데”…이란서 터진 ‘중국 배신론’]


파장은 곧바로 이란 정치권으로 번졌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출신 헤슈마톨라 팔라핫피셰는 “시진핑의 태도는 미국에 보내는 중국의 메시지”라면서 “이란에서 ‘전략적 동반자’라고 불러왔던 관계가 중국 입장에서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중도·보수 진영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다우드 헤슈마티는 “양자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은 중국 측의 선택이었다”고 주장했고, 보수 논객 모스타파 나자피도 “이는 이란·중국 관계의 ‘심각한 경고이자 부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중도파 정치인 호세인 마라시는 “중국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통항료 문제 해결, 미국·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목은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실제로 이러한 조건을 공식 제시했다는 독립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고,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측도 이를 부인했다. 따라서 이를 중국의 공식 요구로 단정하기보다는 이란 내부에서 중국에 대한 불신과 ‘배신당했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논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진짜 문제는 석유다…중국이 돌아서면 이란은 치명상]


그러나 이번 사태를 단순한 외교적 자존심 문제로 보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중국은 이란 경제가 국제 제재 속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만들어준 사실상 마지막 거대 원유시장이다. 미 재무부는 중국이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약 90%를 구매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둥성의 독립계 정유업체, 이른바 ‘티팟(teapot)’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의 핵심 구매자다.


로이터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하루 약 180만 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면서 “결국 이란 입장에서 중국은 단순한 우방이 아니라, 원유를 팔아 외화를 확보하고 정권과 전쟁경제를 유지하게 해주는 경제적 대동맥이었다”고 짚었다.


물론 지금 당장 중국이 이란에 등을 돌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까지 중국이 이란산 원유 구매를 전면 중단하거나 양국 경제관계를 단절했다는 증거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교적 거리두기가 실제 원유 구매와 금융거래 축소로까지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외교적 냉대는 이란의 체면 문제지만, 중국의 원유 구매 축소는 이란 정권의 생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이란의 원유 ‘대동맥’은 막히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이 움직이기도 전에 이란의 원유 수출 자체가 미국의 해상봉쇄로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지난 1일 “미국의 해상봉쇄로 이란 원유 수출이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하루 약 200만 배럴에 달했던 이란의 원유 선적량은 8월에는 하루 22만~25만5000배럴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란 경제에 치명적이다. 로이터는 “원유 판매로 들어오던 외화가 급감하면 정부 재정이 악화되고, 결국 화폐 발행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이미 이란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리알화 가치 하락, 무역 감소라는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란 입장에서는 가장 위험한 순간에 중국의 태도 변화 가능성까지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트럼프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일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등장한다. 왜 하필 지금인가? 미국은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면서도 중국 전체를 직접 겨냥한 전면적인 금융제재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 같은 이란의 주요 경제 파트너를 직접 공격하는 문제에는 상당한 전략적 계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시진핑의 비슈케크 행보를 곧바로 “트럼프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미중 정상외교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시진핑이 굳이 페제시키안과 공식 정상회담을 갖고 이란과의 밀착을 과시할 필요도 없다. 이란 문제를 미중 협상의 새로운 악재로 만들지 않으려는 계산이 작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SCO 자체의 입장이다. SCO는 비슈케크 공동선언에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과 제재를 비판했다. 즉, 중국은 다자외교 무대에서는 이란을 감싸면서도 시진핑의 정상외교에서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바로 이 차이가 중요하다. 베이징이 이란을 완전히 버렸다기보다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란을 지원하는 ‘조건부 파트너십’으로 관계의 성격을 조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 섬뜩한 장면…미국은 ‘다음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란 입장에서 중국의 거리두기 가능성보다 더욱 위협적인 움직임이 워싱턴에서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현재 중동에 배치된 미군의 주둔 기간을 2027년까지 연장하는 조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WSJ은 “현재 중동에는 미군 약 5만명과 군함 19척을 비롯해 전투기 편대, 방공부대, 공수부대 등이 전개돼 있다”면서 “단기간의 보복공격을 위해 유지하기에는 상당한 규모의 전력인데, 이 때문에 이번 조치는 미국이 이란과의 충돌을 단기간에 끝내기보다 장기적인 군사작전 가능성까지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이 향후 대이란 군사행동을 다시 확대할 가능성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직 미국이 새로운 전면전을 개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중동에 대규모 병력과 함대를 장기간 묶어두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충돌을 ‘끝난 전쟁’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확대할 수 있는 진행형 전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발 물러서고, 미국은 병력을 남기고 있다]


그래서 비슈케크에서 벌어진 몇 분짜리 만남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장면일 수 있다. 이란은 지난 수년간 미국의 압박을 중국과 러시아라는 ‘동방 우방’을 통해 견뎌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정작 정권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가 닥치자 중국은 미국과 직접 충돌하면서까지 이란을 구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물론 중국이 이란을 버렸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중국은 여전히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자이고 양국의 경제·외교 관계도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비슈케크 정상회의는 이란이 생각했던 ‘전략적 동반자 중국’과 중국이 실제로 생각하는 ‘이란의 전략적 가치’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간극은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몰릴수록 더욱 선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Why Times Insight]


지금 테헤란이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시진핑이 페제시키안과 정식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진짜 공포는 중국이 어느 순간 이란을 ‘지켜야 할 전략적 동맹’이 아니라 ‘미국과 거래할 때 관리해야 할 부담’으로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란 경제의 마지막 대동맥은 중국이다. 중국은 이란 원유의 압도적인 최대 구매자이고, 미국은 이미 해상봉쇄를 통해 그 대동맥을 조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마저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원유 구매와 금융거래를 축소하기 시작한다면 이란은 군사적 패배보다 먼저 경제적 질식에 직면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미국은 중동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약 5만명의 병력과 19척의 군함을 장기간 남겨두려 하고 있다.


결국 지금 이란이 마주한 장면은 단순하다.


중국은 조금씩 뒤로 물러서고 있고, 미국은 오히려 병력을 남기고 있다. 비슈케크에서 시진핑이 보여준 몇 분간의 냉랭한 만남이 단순한 외교 의전이 아니라 중국의 전략적 계산 변화를 보여준 신호라면, 테헤란에서 터져 나온 ‘중국 배신론’은 단순한 정치적 분노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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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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