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체가 아니라 IRGC를 때렸다…약 100개 표적 동시 공격]
미국의 대이란 전략이 또 한 단계 달라졌다. 이제 공격의 초점은 이란이라는 국가 전체보다 정권의 군사적 핵심인 혁명수비대(IRGC)를 직접 무력화하는 쪽으로 좁혀지고 있다. 미군은 IRGC의 방공망과 레이더, 기뢰전 능력, 대함미사일과 공격드론 시설을 대거 타격했고, 미 재무부는 해외에 숨겨진 IRGC의 자금줄을 끊는 작전에 들어갔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유조선을 공격하면 이란 유조선을 공격한다는 이른바 ‘유조선 대 유조선(tanker for tanker)’ 원칙까지 처음 실행하면서 군사·금융·에너지 세 전선에서 동시에 압박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AXIOS)는 2일,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내 군사표적에 대한 새로운 공격에 돌입했다”면서 “이번 공격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표적의 성격으로,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약 100개의 표적 가운데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방공시설과 레이더, 기뢰 부설 능력, 통신시설, 대함 순항미사일 발사대와 공격드론 발사시설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라라크섬의 군사시설을 공격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이뤄진 대규모 후속 타격이다. AP 역시 “미군이 이란의 방공체계와 레이더, 해상전력 관련 시설을 공격했다”면서 “한두 개의 발사대를 제거하는 제한적 보복에서 IRGC가 호르무즈 일대에서 군사력을 행사하는 기반 자체를 흔드는 쪽으로 공격 범위가 확대된 것”이라고 짚었다.
더욱이 미 중부사령부는 “올해 진행된 대이란 군사작전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드론·해군 방위산업 기반 상당 부분을 파괴했으며, 특히 지휘통제체계를 겨냥한 공격도 대규모로 진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격은 갑자기 시작된 별개의 작전이라기보다 이미 크게 약화된 이란 군사체계의 재건을 차단하려는 후속 압박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이란 반격했지만…미국은 다시 더 강하게 때렸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AP는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요르단 등 역내 미군 관련 시설을 겨냥했고, 미국 측은 상당수를 요격했다고 밝혔다”면서 “이번 충돌은 거의 한 달간의 직접적인 군사충돌 공백이 갑자기 끝난 사건”으로 평가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워싱턴의 대응 방식이다. AP는 “미국은 더 이상 이란이 공격할 때마다 방어하고 사태를 봉합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공격하면 더 큰 군사적 비용을 부담시키겠다는 억지 구조를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추가 보복이 이뤄질 경우 훨씬 강력한 공격이 뒤따를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고 짚었다.
[“유조선 건드리면 네 유조선 친다”…새로운 등가보복]
이번 작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바로 ‘유조선 대 유조선’이다. 악시오스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군은 이란 정부 소유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면서 “해당 선박들은 미국의 해상 봉쇄선 북쪽 이란 해안에 정박해 있었으며, 미군 드론이 미사일을 발사해 엔진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이어 “이는 미국이 이란의 봉쇄 위반을 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선 공격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으로 이란 유조선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짚었다.
악시오스는 “이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새로운 ‘tanker for tanker’ 정책에 따른 것”이라면서 “논리는 매우 단순한데, 이란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유조선을 공격하면 미국 역시 이란의 유조선에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그 직전 호르무즈에서는 사우디 선적 Sidr와 라이베리아 선적 Senegal Prosperity가 정체불명의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며 “두 선박은 각각 사우디산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싣고 있었고,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총만 때리는 게 아니다…IRGC의 해외 ‘돈줄’도 끊는다]
미국이 IRGC를 압박하는 두 번째 전선은 돈이다.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미국이 이번 주 또 다른 은행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금융기관을 시작으로 제재를 계속 확대할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그는 “IRGC와 거래하는 기관은 누구든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하면서 “항공기 리스회사 등 다른 관련 기업들까지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의 목표는 이란 정권을 경제적으로 질식시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미 실행도 시작됐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28일 “이집트 방크 미스르의 UAE 영업망이 2024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이란의 그림자 금융망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는 103개 기업을 위해 약 18억 달러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이란 국방부와 IRGC가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미 재무부가 판단한 위장회사들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미국의 구상은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IRGC가 이란 안에서는 무기와 군사시설을 잃고, 해외에서는 달러와 금융망을 잃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군사적 타격과 금융 고립이 하나의 작전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베선트가 던진 더 무서운 말…“호르무즈를 쓸모없게 만들겠다”]
그런데 미국이 겨냥하는 것은 IRGC만이 아니다. 이란이 수십 년간 서방을 압박하는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해온 호르무즈 해협의 가치 자체를 떨어뜨리겠다는 구상까지 등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1일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에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위험을 줄여야 한다”며 이란이 호르무즈를 초크포인트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원유가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되면서 2년 뒤에는 호르무즈가 우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의 전략적 의미는 상당하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봉쇄할 때마다 국제유가가 뛰고 세계가 테헤란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하는 구조 자체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제 실현까지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와 산유국 간 협력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러나 미국 재무장관이 공개적으로 ‘호르무즈 이후’를 말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는 워싱턴의 압박 방향을 보여준다.
[트럼프 “보복하면 더 센 공격”…협상에도 냉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이전보다 훨씬 거칠어졌다. 그는 이번 공격을 이란의 행동에 대한 대응으로 규정하면서, “테헤란이 다시 보복한다면 훨씬 강력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 등 외신들도 “트럼프가 이란의 추가 행동에 더 강력한 군사대응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심지어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전력으로 흔적도 없이 만들겠다”는 엄중한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물론 트럼프의 초강경 발언은 정치적 경고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페제시키안은 다시 “6월 합의로 돌아가자”]
바로 이런 상황에서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지난 6월 체결한 MOU상의 의무로 돌아간다면 이란도 즉각 상응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이란이 여전히 협상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호르무즈의 자유로운 항행 역시 미국의 합의 준수와 연결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카타르의 중재로 체결한 합의는 휴전을 연장하고 종전을 위한 60일간의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이란은 호르무즈에서 기뢰를 제거하고 선박 통항을 허용하며, 미국도 봉쇄와 제재 문제에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결국 이행 문제를 둘러싼 충돌 속에서 무너졌다”고 짚었다.
미국에서는 IRGC 군사시설을 때리고 유조선을 공격하며 해외 돈줄을 끊겠다고 하는 바로 그 시각, 이란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미국이 합의로 돌아오면 우리도 돌아가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 시간적 대비 자체가 이란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보여준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재충돌을 단순한 ‘미국의 보복공습’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노리는 것은 이제 이란의 미사일 몇 기나 기뢰 몇 발이 아니다. IRGC가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 전체가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방공망·레이더·기뢰전 시설·대함미사일·공격드론을 때린다. 해상에서는 ‘유조선 대 유조선’이라는 새로운 보복 원칙을 도입했다. 금융에서는 IRGC와 연결된 해외 은행과 그림자 금융망을 찾아 달러 시스템에서 밀어내고 있다.
여기에 베선트는 한 발 더 나갔다. “호르무즈를 우회하겠다”는 발언이 그것이다. 만약 중동 산유국들의 육상 수송망 확대가 실제로 진행돼 호르무즈 의존도가 크게 떨어진다면, 이란은 가장 강력했던 지정학적 협상 카드 가운데 하나를 잃게 된다. 따라서 미국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단순한 ‘이란 제재’가 아니라 IRGC의 군사력은 미군이 깎아내리고, 해외 자금줄은 재무부가 끊으며, 마지막으로 호르무즈라는 이란의 지정학적 지렛대까지 약화시키는 다층 압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페제시키안의 이날 발언은 더욱 눈에 띈다. 워싱턴이 압박 강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순간 이란 대통령은 다시 6월 합의를 꺼내 들었다. 이것을 당장 이란 정권 전체의 항복 신호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군사적으로는 IRGC가 공격받고, 경제적으로는 해외 금융망이 조여지고, 해상에서는 호르무즈 카드마저 도전받는 상황에서 이란 지도부 내부의 ‘전쟁 지속 비용’에 대한 고민이 커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결국 앞으로 볼 것은 하나다. 트럼프의 압박이 페제시키안의 협상론을 이란 정권 전체의 선택으로 끌어올릴 것인가, 아니면 IRGC 강경파가 다시 보복에 나서면서 미국이 예고한 더 큰 공격을 불러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란 강경파의 선택이 주목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