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때릴 때는 언제고”…궁지 몰린 이란, 이제 와서 ‘무슬림 단결’ 외쳤다! - 걸프 국가 때리던 이란, 갑자기 “무슬림은 하나” - 그런데 바로 그날 美가 이란을 다시 때렸다 - IRGC “반드시 응징”…그러나 정말 보복할 수 있을까?
  • 기사등록 2026-08-31 12:00:01
기사수정

[걸프 국가 때리던 이란, 갑자기 “무슬림은 하나”]


이란의 태도가 돌변했다. 지난 6개월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의 중동 동맹국들까지 공격하며 주변 무슬림 국가들과 충돌했던 이란이 이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의 적”이라며 이슬람권의 단결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런데 바로 그날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기뢰로 막으려던 것으로 파악된 이란 혁명수비대의 라라크섬 발사대 2곳을 전격 타격했다. 경제적으로는 무역이 최대 35% 급감하고, 군사적으로는 미국의 공격이 재개된 상황에서 나온 ‘때늦은 단결론’이라는 점에서 이란의 다급함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30일 돌연 이슬람권 전체의 단결을 촉구하고 나섰다”면서 “그는 이슬람 단결 주간을 맞아 발표한 서면 메시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무슬림 전체의 ‘진짜 적’으로 규정하면서 특히 서아시아와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 지도자들에게 적이 누구인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단순히 이란의 적이 아니라 무슬림 공동체 전체를 겨냥하고 있다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서로 갈라져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며 “특히 걸프 국가 지도자들에게 ‘진짜 적’을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짚었다.


그러나 이 메시지가 묘한 것은 이란이 불과 수개월 전까지 바로 그 걸프 국가들과 충돌해 왔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과정에서 이란은 미국의 지역 동맹국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했고,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기뢰와 미사일·드론 위협을 통해 주변국의 에너지 수출과 해상교통에 직접적인 부담을 줬다”고 짚었다. AP 역시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공격이 미국과 가까운 지역 국가들을 겨냥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하메네이의 메시지를 뒤집어 읽으면 상당히 역설적인 장면이 된다. “때릴 때는 언제고, 자신들이 어려워지니까 이제 와서 형제국 단결을 외치느냐”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날 美가 이란을 다시 때렸다]


더욱 주목되는 사건은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터졌다. 미군이 30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라라크섬에 있는 혁명수비대 발사대 2곳을 전격 타격했다. 미 당국자는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으로 해상기뢰를 탑재한 로켓을 발사할 준비를 하는 장면이 관측됐기 때문에 공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AXIOS)는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말 약 2주간 이어진 대이란 군사작전을 중단한 이후 처음 확인된 미군의 이란 본토 공격”이라면서 “다시 말해 한동안 경제제재와 해상봉쇄에 무게를 두던 미국이 필요하면 언제든 군사력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라고 짚었다.


악시오스는 이어 “특히 공격 지점인 라라크섬은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면서 “미군은 최근 국제 항로에 설치된 기뢰 제거를 마무리했는데, 이란이 다시 기뢰를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발사 단계 이전에 직접 제거한 것”이라 밝혔다. 따라서 이번 공격에는 “호르무즈 국제항로에 다시 손을 대면 즉각 때린다”는 미국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IRGC “반드시 응징”…그러나 정말 보복할 수 있을까?]


혁명수비대는 즉각 반발했다. 로이터는 이란 국영방송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라라크섬 공격으로 전투원과 민간인 가운데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미국의 공격에 반드시 대응하고 공격자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는 말처럼 쉽게 보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란이 미군 기지나 함정을 직접 공격하면 지난달 중단됐던 미국의 대규모 군사작전이 다시 시작될 명분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최고지도자가 이슬람권에 단결을 호소한 바로 그날 자국 영토가 공격받았는데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혁명수비대의 체면과 정권의 억지력이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이란은 “보복하면 확전, 참으면 굴욕”이라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혁명수비대가 강경한 표현으로 보복을 예고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밝히지 않은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면서 “IRGC가 대응을 공언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페제시키안까지 결국 인정했다…“제재 효과 없다니 무슨 말인가”]


군사적 압박보다 이란 지도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경제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 국영TV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상 정반대의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이란이 현재 전시상황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최근 수개월 동안 수출과 수입이 25~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랍뉴스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새로운 미국 제재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라면서 “페제시키안은 무역 감소에 따른 재정난을 메우기 위해 휘발유 가격 조정 필요성까지 거론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메네이의 ‘무슬림 단결론’을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다. 군사적으로 미국과 정면충돌하기 어렵고, 경제적으로는 해상봉쇄와 제재가 실제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면, 이란으로서는 주변 무슬림 국가들이 미국의 대이란 압박망에 적극 동참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 편에 서 달라”…단결론의 진짜 목적은 이것인가]


따라서 하메네이가 특별히 걸프 국가 지도자들을 향해 “진짜 적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은 단순한 종교적 메시지 이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란 입장에서는 UAE·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이 미국의 금융·해상 압박에 적극 협조할수록 제재를 우회할 공간이 좁아진다. 특히 미국이 이란과 연결된 금융기관과 제3국 네트워크까지 압박하기 시작한 상황에서는 주변국의 협조 여부가 이란 경제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만의 적이 아니라 여러분의 적”이라는 하메네이의 논리는 걸프 국가들에 미국의 대이란 봉쇄전에서 빠져달라는 정치적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이란의 말이 아니라 말이 바뀐 시점이다. 전쟁 초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로 삼아 미국뿐 아니라 미국과 가까운 걸프 국가들까지 압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직접 무역의 25~35% 감소를 인정할 만큼 경제적 부담이 커졌고, 미국은 국제 항로의 기뢰를 제거한 데 이어 이란이 다시 기뢰를 투입하려 하자 라라크섬 발사대를 선제적으로 타격했다.


바로 이런 순간에 하메네이가 “무슬림은 단결해야 한다”며 특히 걸프 지도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때문에 이번 메시지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기보다 이란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편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혁명수비대의 다음 행동이다. 라라크섬 공격에 실제 군사보복을 하면 미국의 추가 공격을 불러올 위험이 있고, 말로만 ‘응징’을 외친 채 물러서면 이란의 억지력이 약해졌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라라크섬 공습은 단순한 발사대 2곳 파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이 이란 앞에 새로운 선택지를 던진 것이다.


“다시 호르무즈를 막을 것인가, 아니면 물러설 것인가.”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이란이 꺼내든 카드가 군사적 반격이 아니라 ‘무슬림 형제국의 단결’이었다는 사실이 지금 이란이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776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북한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