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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CIA국장, 5년 만에 모스크바 극비행…트럼프는 푸틴에게 무엇을 경고했나? - 항공추적 사이트가 잡아낸 CIA국장의 ‘비밀 비행’ - 더 의미심장한 장면…美, 우크라이나 공격까지 멈춰 세웠다 - 그런데 왜 푸틴을 만나지 않았나?
  • 기사등록 2026-08-27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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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추적 사이트가 잡아낸 CIA국장의 ‘비밀 비행’]


미국의 정보기관 수장이 갑자기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 CIA 국장의 모스크바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윌리엄 번스 당시 국장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미국이 러시아의 추가 군사동원 가능성과 NATO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려는 움직임을 주시하는 민감한 시점에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보기관 간 정례접촉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랫클리프의 모스크바행은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항공기의 움직임 때문에 세상에 알려졌다”면서 “공개 항공추적 기록에 따르면 미 공군 C-17A 글로브마스터Ⅲ 수송기는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출발해 라트비아 리가를 거쳐 25일 오전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착륙했으며, 이후 미국 외교 번호판을 단 차량 행렬이 모스크바 중심부를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C-17이 민감한 고위급 방문 때 특수 차량과 전자장비, 지원 인력 등을 함께 운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랫클리프의 정확한 모스크바 체류시간은 외신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당일 귀환한 단기 방문이었다”면서 “CIA와 백악관은 방문 목적을 공개하지 않았고 러시아 역시 구체적인 협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의 성격을 둘러싼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더 의미심장한 장면…美, 우크라이나 공격까지 멈춰 세웠다]


이번 방문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이 사전에 우크라이나 측에 모스크바 등 러시아 주요 지역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미국이 고위급 대표단의 러시아 방문을 사전 통보하면서 우크라이나 측에 모스크바 등에 대한 공격을 피하도록 요청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이를 받아들였지만 처음에는 해당 대표단에 랫클리프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까지 전달받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역시 “미국이 고위급 인사의 방문 기간과 겹치는 시점에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 주요 지역에 대한 공습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CIA 국장의 모스크바 방문을 위해 워싱턴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일정까지 고려했다면 미국이 이번 임무를 얼마나 민감하게 관리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5년 전에도 CIA국장이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이번 방문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2021년의 전례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당시 CIA 국장이던 윌리엄 번스는 2021년 11월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지도부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하고 침공할 경우 뒤따를 결과를 경고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불과 몇 달 뒤인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5년 만에 다시 CIA 국장이 모스크바에 등장했다. 더욱이 이번에는 직업 외교관 출신이었던 번스가 아니라 트럼프의 핵심 측근이자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낸 랫클리프다. 때문에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포착했고 이를 막기 위한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것이다. 다만 이번 방문이 실제 ‘경고 임무’였다는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WSJ가 주목한 ‘러시아의 다음 수’]


여기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다. WSJ는 “랫클리프의 방문 시점에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새로운 군사동원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NATO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는 움직임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미 전국적으로 동원체제의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전략적으로 민감한 칼리닌그라드에서도 관련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오는 9월 총선 이후 약 30만 명을 추가 징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는 우크라이나 측의 평가이며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30만 명 추가 동원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와 막대한 병력손실 속에서 새로운 동원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CIA 국장이 모스크바에 들어갔다는 것은 예사롭게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랫클리프가 모스크바에 가져간 메시지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확대하거나 NATO를 직접 시험하는 단계로 넘어가지 말라는 미국의 ‘레드라인’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베스 새너 전 미 국가정보국 부국장 역시 “이번 방문이 러시아 측에 사실상 ‘우리는 당신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전직 정보당국자의 분석이며 실제 전달된 메시지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폭탄은 이란…러시아에 ‘선을 넘지 말라’ 했나?]


두 번째 핵심 변수는 이란이다. 로이터는 “랫클리프의 모스크바 방문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면서 “러시아와 이란은 우크라이나전 이후 군사·경제적으로 밀착했고, 최근 중동 전쟁을 둘러싸고도 양국의 정보·군사협력 문제가 미국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더욱 민감한 것은 군사정보 문제다. 로이터가 전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평가에 따르면 러시아가 이란 측에 중동 지역의 미군 관련 표적을 파악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위성사진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러시아는 이러한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만약 이런 정보지원이 확대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단순한 이란의 외교적 후원자를 넘어 미군의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보지원국으로 움직이는 문제가 된다.


따라서 랫클리프가 러시아 정보당국에 “이란을 지원하더라도 미국을 직접 겨냥하는 단계까지 넘어오지 말라”는 레드라인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적 고립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를 군사·정보적으로 보완한다면 미국의 대이란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 공개된 정황을 토대로 한 분석이며 실제 회담 의제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푸틴을 만나지 않았나?]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이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크렘린은 26일 랫클리프가 푸틴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과 랫클리프의 면담은 없었으며 애초 정상 면담 일정도 잡혀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을 ‘랫클리프가 푸틴에게 직접 경고장을 전달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현재 확인된 사실보다 한발 앞서가는 해석이다.


오히려 이 대목은 이번 방문의 성격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WSJ은 “정상 간 정치적 거래가 목적이었다면 특사나 외교라인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며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CIA 국장을 모스크바로 보냈다”고 짚었다. WSJ은 이어 “랫클리프는 이미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 세르게이 나리시킨과 연락채널을 가동한 전례가 있다”면서 “따라서 공개적으로 협상하기 어려운 군사·정보 현안이나 양국 사이의 레드라인을 조율하기 위한 정보기관 채널이 작동했을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북한 문제는?]


북한 역시 완전히 제외할 수는 없지만 현재 공개된 외신 보도만으로 북한이 이번 방러의 핵심 의제였다고 볼 직접적인 근거는 없다. 오히려 현재까지 이번 방문과 직접 연결되는 현안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문제다. 따라서 북한 문제를 ‘3대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단정하기보다는 후순위 가능성으로 두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북·러 군사협력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미·러 정보기관 수장들이 직접 접촉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대화를 다시 본격화한다면 푸틴의 대북 영향력과 북·러 군사협력 역시 미·러 간 비공개 협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랫클리프가 누구를 만났느냐”보다 “왜 하필 지금 CIA 국장이 직접 모스크바까지 갔느냐”는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새로운 군사동원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고, NATO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은 교착돼 있으며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정보협력은 미국에 또 다른 안보 부담으로 떠올랐다. 바로 이런 시점에 트럼프는 외교관이 아닌 정보기관 수장을 모스크바로 보냈다.


더욱이 미국은 랫클리프의 방문에 맞춰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주요 지역에 대한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 그리고 크렘린 발표대로라면 랫클리프는 푸틴을 만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 방문은 정상 간 정치적 거래보다는 정보기관끼리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문제를 협의하는 ‘백채널’의 성격이 강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공개된 정황만 놓고 보면 이번 방러를 ‘거대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방문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러시아의 향후 행동에 대한 미국의 경고와 레드라인 전달, 그리고 우크라이나·이란 문제를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비공개 정보채널 가동으로 해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CIA도 크렘린도 실제 회담 의제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고’ 역시 아직은 분석의 영역이다.


5년 전 번스는 모스크바로 날아가 러시아 지도부에 우크라이나 침공의 위험을 경고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결국 전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5년 뒤, 또다시 CIA 국장이 모스크바에 나타났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번에는 러시아의 어떤 ‘다음 행동’을 막으려 했던 것일까? 랫클리프의 극비 방러를 둘러싼 진짜 관전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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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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