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시성 참사… 13개 방류구 전격 개방과 하류 대참사]
중국 중서부가 또다시 누런 흙탕물에 잠겼다. 산시성(陝西省)과 친링산맥 일대에서는 산사태와 급류가 주택과 교량을 휩쓸었고, 후베이·후난성에서도 공장과 차량, 도로와 철도가 침수됐다는 영상이 잇따라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싼샤댐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13개 방류구를 순차적으로 개방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장강 하류 주민들의 불안도 커졌다.
문제는 단순히 비가 많이 내렸다는 데 있지 않다. 중국이 싼샤댐과 각지의 저수지, 이른바 ‘해면도시’를 앞세워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선전해 온 거대한 치수 시스템이 정작 극한 호우 앞에서는 도시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폭우와 산사태, 댐과 저수지 방류, 도시 배수망 마비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시진핑식 국가 주도 치수사업의 구조적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만의 독립매체 뉴토크(New Talk) 신문은 8일, 복수의 X 게시물을 인용해 “최근 중국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하여 수많은 도시가 침수되고 일상생활이 심각하게 마비되고 있다”면서 “상류 지역의 폭우로 인해 싼샤댐의 수문을 감자기 개방하면서 중하류에 홍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하류 지역 주민들이 더욱 큰 피해를 입었으며, 동시에 산시성 여러 지역에서도 심각한 홍수가 발생하여 주택이 침수되고 도로와 교량이 유실되어 지역 교통이 마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시·후베이·후난 연쇄 수해…주택·교량·교통망까지 휩쓸렸다]
중화권내에서는 유명한 트워터인 ‘리선생은 당신의 선생이 아니다’는ㅌ 계정에서는 “산시성 상루오시에 폭우가 쏟아져 도시 곳곳에서 갑작스러운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일부 가옥은 홍수에 휩쓸려갔고, 다리까지 유실되었으며, 산사태로 인해 도로가 진흙과 모래로 뒤덮여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물론 싼샤댐과 산시성 저수지는 서로 다른 유역에 있어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연결할 수 없지만, 여러 지역에서 집중호우와 저수지 방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과 공간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뉴토크신문은 “산시성 전안현도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를 입고 있으며, 많은 가옥과 차량이 진흙탕에 잠겼다”며 “또한, 산시성 퉁관현에서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하여 건물과 차량 잔해가 산사태로 쏟아져 내렸으며,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추산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뉴토크신문은 또다른 X게시물을 인용해 “싼샤댐에서 방류가 시작되기 전에도 주변 싼샤 고속도로가 이미 침수되었다”면서 “후베이성 이창시에서는 여러 공장과 차량이 홍수에 휩쓸려 갔고, 열차는 물살을 헤치고 지나갈 수 없어 회차해야 했다”고 짚었다. 뉴토크신문은 또한 “산시성과 친링산맥에서는 갑작스러운 홍수와 산사태가 연이어 발생했으며, 곳곳에서 홍수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토크신문은 “싼샤댐이 방류하는 동안 산시성 상루오시의 난친 저수지도 동시에 방류를 시작했다”면서 “홍수는 산시성, 후베이성, 후난성 등 여러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점점 더 많은 도시들이 홍수에 잠기거나 갑작스러운 홍수와 토석류에 휩쓸렸다고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뉴토크신문은 “이렇게 다양한 저수지에서 쏟아져 나온 막대한 수량은 산시, 후베이, 후난 등 중부 주요 지역을 연쇄적으로 삼켜버렸다”면서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후난성 장자제(장가계)시 역시 도심 전체가 진흙탕물에 빠지는 내탕(내륙 침수) 현상이 발생하여,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배꼽 높이까지 차오른 진흙물을 헤치며 피난길에 오르는 비참한 상황이 연출되었다”고 짚었다. 이렇게 관광지와 상업시설이 밀집한 도심까지 물에 잠기면서 중국 당국이 자랑해 온 도시 배수·방재 능력에 다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조 위안 투입된 시진핑 '해면도시' 프로젝트의 실체적 붕괴]
이와 관련해 뉴토크신문은 “최근 발생한 홍수 사태에 대해 일부 X사용자들은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며, 그가 취임 이후 웅안 신도시와 여러 도시의 '스펀지 도시' 프로젝트라는 두 가지 주요 사업을 추진했고, 총 투자액이 3조 위안(한화 약 570조 원)을 넘었지만, 웅안 신도시는 현재 '유령 도시'가 되었고, 스펀지 도시 프로젝트도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면도시는 투수성 포장과 저류시설, 습지와 녹지 등을 활용해 빗물을 흡수·저장한 뒤 천천히 배출하도록 설계된 도시개발 방식이다. 해면도시는 일정 규모의 강우를 흡수하고 유출 시간을 늦추는 데에는 효과가 있지만, 산악지역의 급류와 하천 범람, 설계 기준을 넘어선 극한호우까지 막아주는 만능 방패는 아니다.
뉴토크신문은 또한 “후베이, 산시, 헤이룽장, 허난 등 여러 도시의 '스펀지 도시' 시범 도시들이 침수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막상 대규모 집중호우가 대륙을 강타하자 이 대형 프로젝트들은 하천 범람과 내륙 침수를 막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자, 막대한 자금이 공산당 간부들의 치적 쌓기와 지방 관료들의 부패 사슬 속에서 허무하게 사라졌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X계정(以色列战争)은 관제 치수 사업의 실책을 두고 다음과 같이 꼬집었다. 그는 “시진핑 주석 집권 후 추진된 웅안신구와 해면도시 사업의 총투자금이 3조 위안을 웃돌 것”으로 추산하면서, “현재 웅안신구는 주민이 없는 '유령도시'로 전락했고 시범 모델이었던 후베이, 산시, 헤이룽장, 허난 등 각지의 해면도시들은 강물에 침수되어 명색이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재난 영상은 삭제하고 치수 성과만 선전하는 중국]
더 큰 문제는 정보 통제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피해 현장의 전체 모습보다는 당국의 구조 활동과 치수 성과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반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침수 영상과 저수지 방류를 비판하는 게시물은 삭제되거나 검색이 제한되고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재난 상황에서 정확한 방류 시간과 수량, 침수 예상 지역을 신속히 알리는 것은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그런데 당국이 피해 규모와 방류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는다면 주민들은 언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거대한 댐과 저수지를 건설하는 것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신뢰할 수 있는 경보체계를 갖추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의 이번 복합 수해는 단순한 자연재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기후변화로 극한호우가 잦아진 가운데, 산악지역의 난개발과 불투수 면적 확대, 노후한 배수시설, 저수지 운영의 불투명성, 지방정부의 재정난이 한꺼번에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토목사업으로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중국공산당의 자신감이 현실의 폭우 앞에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중국 대홍수에서 흔들린 것은 도로와 교량만이 아니다. 중국공산당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구축했다고 선전해 온 국가 주도 치수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함께 떠내려가고 있다.
싼샤댐은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건설됐지만, 상류에서 막대한 물이 유입되면 댐 자체의 안전과 저수능력 유지를 위해 결국 하류로 물을 방류해야 한다. 해면도시 역시 빗물을 일시적으로 흡수하고 배출 속도를 늦출 뿐, 기록적인 폭우와 하천 범람까지 모두 막아내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거대한 시설이 모든 재난을 막아줄 것처럼 선전하는 일이 아니다. 시설의 한계를 솔직하게 공개하고, 방류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며, 주민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방재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실패의 원인을 공개하기보다 재난 영상을 통제하고 구조 성과를 선전하는 데 더 익숙하다. 결국 이번 홍수가 폭로한 시진핑식 치수정책의 가장 큰 약점은 기술이나 자금의 부족이 아니다. 거대한 토목사업은 넘쳐나지만, 그 시스템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실패를 인정할 정치적 능력이 없다는 것—바로 그것이 중국을 해마다 같은 물난리에 빠뜨리는 근본 원인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