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년째 모습 감춘 최고지도자…이란와이어 “건강 극도로 위중”]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극도로 위중하며, 조만간 사망 소식이 전해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이라면 이란은 부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지 불과 반년 만에 또다시 최고권력 승계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이란 내부의 권력투쟁에 그치지 않는다. 모즈타바는 미국과의 휴전 및 호르무즈해협 협상에 최종 승인을 내린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유고가 확인되는 순간 “누가 이란의 약속을 최종적으로 보증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가까스로 이어진 휴전협상까지 흔들릴 수 있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와이어(IranWire)는 6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행정부에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모즈타바의 건강 상태가 극도로 위중하며 언제든 사망할 수 있다는 소문이 정권 최고위층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와이어는 이어 “한 소식통은 모즈타바의 신체 상태를 ‘좋지 않다’고 표현한 뒤 ‘조만간 그의 순교 소식을 듣게 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최고지도자 관저 공습 이후 모즈타바가 단 한 명의 내각 인사와도 직접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짚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현재 이란의 국정은 정상적인 보고·지시 체계가 아니라 극소수 측근과 혁명수비대가 관리하는 폐쇄적인 연락망을 통해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대통령과 외무장관조차 최고지도자에게 자유롭게 접근하지 못한다면 핵 문제와 호르무즈해협, 대미 협상과 군사작전의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조차 불분명해진다.
[페제시키안의 엇갈린 설명…“접촉 늘었다”더니 “접근 어렵다”]
의혹을 키운 것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상반된 발언이다. 그는 지난 7월 “사랑하는 최고지도자와의 상호작용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모즈타바가 여전히 국정을 지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는 “현재 최고지도자에게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털어놓으면서도 “그의 존재는 우리에게 안심을 준다”고 말했다. 정상 집무를 강조하면서도 대통령조차 원활하게 접촉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페제시키안은 지난 5월 모즈타바와 약 2시간 30분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지만, 만남의 장소와 방식, 참석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자신도 모즈타바를 직접 만나지 못했으며, 그에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정부 인사들의 설명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모즈타바가 실제로 국정을 지휘하고 있는가”, “그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지시문은 누가 작성하는가”라는 의문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진도 육성도 없다…국장에도 나타나지 않은 ‘유령 지도자’]
모즈타바는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3월 전문가회의에 의해 이란의 제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그러나 취임 이후 새로 촬영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물론, 단 한 차례의 육성 연설도 공개하지 않았다. 국영매체가 간헐적으로 발표한 것도 그의 명의로 작성된 서면 메시지뿐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장면은 부친의 장례식이었다. 이란의 정치·군부 지도자와 외국 사절단이 대거 참석했지만, 정작 후계자이자 아들인 모즈타바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란 측은 암살 가능성과 위치 노출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녹화 영상이나 짧은 육성 메시지조차 공개하지 못한 이유까지 설명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모즈타바가 2월 공습으로 얼굴과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외부 활동은 물론 정상적인 통치까지 어려운 상태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치료받고 있다는 설과 이란 내 비밀시설에 은신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어느 쪽도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트럼프까지 가세…“90% 갔다” 발언 다시 주목]
이란와이어의 보도는 이스라엘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채널14와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모즈타바가 극도로 위중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관측을 전했다. 다만 병원 이송 주장이 독립적으로 교차검증됐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앞서 사우디 매체 알하다스는 이스라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모즈타바가 이란 안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 측에서는 그가 이란에 머물고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즈타바는 이미 90% 갔다(90% gone)”고 말한 대목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식적인 사망 확인보다는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지도부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점을 강조한 표현에 가까웠지만, 미국 대통령이 그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워싱턴이 이란 내부보다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모즈타바 유고, 미국과의 휴전협상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
모즈타바의 사망 또는 통치 불능은 국내 권력승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이란이 어렵게 이어온 휴전과 호르무즈해협 통항 협상까지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중대한 변수다.
악시오스는 지난 4월, “미국의 대규모 공습 가능성이 고조되던 상황에서 모즈타바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협상단에 합의 추진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이어 “당시 복수의 소식통은 모든 중대한 결정이 모즈타바를 거쳤으며, 그의 승인 없이는 합의도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현재의 휴전체제가 외무부나 대통령실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라 최고지도자의 최종 재가를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모즈타바가 사망하거나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하면 협상단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보호막과 최종 승인권자를 동시에 잃게 된다.
특히 대통령실과 외무부가 원유 수출 재개와 해상봉쇄 해제를 위해 신속한 타결을 원하는 반면, 혁명수비대가 통행료와 선박 통제권, 선제적 제재 완화를 요구한다면 권력 공백은 곧 노선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새로운 최고지도자가 선출될 때까지 이미 합의한 조건마저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으로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란 협상단과 합의하더라도 그 합의가 혁명수비대와 군부를 실제로 구속할 수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력 공백을 틈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나포하거나 미군을 겨냥해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벌인다면, 미국은 이를 이란의 휴전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다.
반대로 이란 강경파는 미국이 최고지도자의 유고를 이용해 양보를 강요한다고 주장하며 협상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모즈타바의 죽음이 협상 지연에 그치지 않고, 가까스로 유지돼 온 휴전 자체를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유고 확인되면 혁명수비대 급부상…권력과 총구 모두 장악]
모즈타바의 사망이 확인되면 헌법상 임시 지도체제가 가동되고 전문가회의가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이란은 정상적인 권력 승계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미국·이스라엘과의 충돌로 성직자와 군 지휘부가 대거 제거됐고, 대미 협상과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둘러싼 권력기관 간의 충돌도 심화하고 있다.
가장 유리한 세력은 혁명수비대다. 모즈타바는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아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통치 능력을 상실하면 권력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조직 역시 무력과 정보망을 장악한 혁명수비대다.
이는 이란이 성직자 중심의 신정체제에서 혁명수비대 중심의 사실상 군사통치체제로 기울 수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전문가회의와 수호자위원회, 대통령실과 혁명수비대가 서로 다른 후계자와 노선을 내세우면 대외 전쟁과 내부 권력투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Why Times Insight]
현재까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위독이나 병원 이송, 사망 임박설을 이란 정부 또는 독립적인 국제기관이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최초 보도 역시 익명의 소식통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인용한 여러 매체도 충분한 독자적 교차검증을 제시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모즈타바의 위독이나 사망을 확정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핵심은 위독설 하나의 진위만이 아니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반년 가까이 영상이나 육성을 공개하지 않았고, 부친의 장례식에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대통령마저 그에게 접근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것만으로도 이란 최고권력의 정상 작동 여부를 의심할 근거는 충분하다.
지금 이란을 뒤흔드는 질문은 단순히 “모즈타바가 살아 있는가”가 아니다. “그가 실제로 통치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누가 이란의 협상과 군사행동을 최종 승인하는가”가 본질이다.
모즈타바의 유고가 확인되는 순간 이란은 최고권력 승계와 혁명수비대의 권력 장악, 미국과의 휴전협상 붕괴라는 세 갈래의 위기에 동시에 빠질 수 있다. 최고지도자의 생사가 이제 이란 국내 정치를 넘어 호르무즈해협과 중동 전쟁의 향방까지 흔드는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