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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전쟁 시작 이래 최대 위기 맞은 푸틴…결국 '크름반도 포기론' 터졌다 - '버릴 수도, 지킬 수도 없는 땅'…푸틴 최대 딜레마 시작됐다 - 흑해함대마저 세바스토폴 떠나나…푸틴 신화 흔드는 상징적 변화 - 우크라가 노리는 것은 '고립'…전쟁의 방식이 바뀌었다
  • 기사등록 2026-07-23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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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수도, 지킬 수도 없는 땅'…푸틴 최대 딜레마 시작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가장 어려운 전략적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한때 러시아의 최대 전략자산이었던 크름반도가 이제는 러시아 국력을 끝없이 소모시키는 '전략적 덫(Strategic Trap)'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방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크름반도 포기론'까지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러시아가 당장 크름반도 철수를 선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푸틴에게 크름반도는 단순한 영토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정통성과 직결된 상징이다. 2014년 크름반도 병합은 푸틴 체제를 '강한 러시아'의 상징으로 만든 결정적 사건이었다. 다시 말해 푸틴은 군사적으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크름반도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 점이 오늘날 러시아의 가장 큰 약점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는 최근 "러시아 흑해함대의 핵심 기지이자 남부전선 병참의 중심인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의 연속적인 정밀 타격으로 방어보다 방어 비용이 더 큰 전략적 부담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영어권 매체 United24 Media 역시 "푸틴이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자랑했던 크름반도가 이제는 오히려 러시아를 침몰시키는 전략적 부담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매체의 분석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다.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 크름반도를 당장 탈환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러시아가 그 땅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병력과 예산, 방공망과 함대를 투입하도록 만드는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전쟁은 이제 영토를 빼앗는 싸움이 아니라 상대가 그 영토를 유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흑해함대마저 세바스토폴 떠나나…푸틴 신화 흔드는 상징적 변화]


이 같은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흑해함대 사령부 이전설이다.


우크라이나 키이우포스트(Kyiv Post)는 미국 전쟁연구소(ISW)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세바스토폴에 남아 있는 흑해함대 사령부 기능을 러시아 본토 노보로시스크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이 계속되면서 세바스토폴이 더 이상 안전한 지휘 거점이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단순한 군사기지 이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세바스토폴은 240여 년 동안 러시아 흑해함대의 상징이었으며, 푸틴이 2014년 크름반도를 병합한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 항구를 영구적으로 확보하는 데 있었다. 그런 세바스토폴에서 흑해함대가 빠져나온다면, 이는 러시아가 스스로도 더 이상 이곳을 절대 안전지대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이자 푸틴의 흑해 전략이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


크름 타타르 리소스센터의 에스켄데르 바리예프 소장도 "크름반도의 중요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방어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말은 결국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잃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지킬수록 더 큰 대가를 치르는 구조에 빠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크라가 노리는 것은 '고립'…전쟁의 방식이 바뀌었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점령지를 되찾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를 정면으로 탈환하기보다 러시아가 그곳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고립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영토를 빼앗는 것보다, 상대가 그 영토를 지키기 위해 끝없이 국력을 소모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근 시작된 '몰로치카(Molochka) 작전'이다. 알자지라는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의 연료와 전력 공급망을 겨냥한 이 작전을 본격화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무인전력사령관 로버트 '마디아르' 브로브디는 "러시아의 군수 지원 체계가 마비되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러시아 점령 당국도 정상화 시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해상 봉쇄까지 겹치면서 크름반도의 전략적 입지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United24 Media는 러시아가 지난 11일 흑해와 아조프해를 연결하는 돈-아조프 운하의 통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안전 조치였지만, 실제로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우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과적으로 아조프해 해상 물동량은 약 67%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 보급망도 안전하지 않다. 우크라이나는 케르치대교를 반복적으로 타격했고, 영국 국방정보국은 지난 6월 케르치 해협을 운항하던 차량용 페리 3척이 무력화됐다고 평가했다. 육상과 해상을 잇는 보급망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크름반도는 점점 '요새'가 아니라 '고립된 섬'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크라이나 전략의 핵심이다. 크름반도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끝없이 지키도록 만드는 것. 푸틴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땅이라는 사실을 역으로 이용해 러시아의 병력과 방공망, 함대와 예산을 계속 묶어두는 것이다.


[왜 지금 '크름반도 포기론'이 나오는가]


군사적 압박은 경제적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연료 부족과 정전이 반복되면서 크름반도의 관광산업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애틀랜틱카운슬은 6월 관광 예약이 전년 대비 79% 감소했다고 분석했고, 모스크바타임스도 크름반도가 '승리의 상징'에서 '막대한 유지비용이 드는 부담'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러시아 본토의 정유시설과 병참기지까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을 받으면서, 러시아는 크름반도 방어와 본토 방어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크름반도에 더 많은 병력과 방공망을 투입하면 다른 전선이 약해지고, 반대로 본토 방어를 강화하면 크름반도의 방어력이 떨어지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Why Times Insight]


지금 서방에서 제기되는 '크름반도 포기론'은 러시아가 내일 당장 철수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 본질은 크름반도가 더 이상 러시아의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전략적 덫으로 바뀌고 있다는 데 있다.


푸틴은 크름반도를 포기할 수 없다. 그것은 자신의 최대 정치적 업적이자 '강한 러시아'를 상징하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은 가장 소중한 것을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바꾸기도 한다. 우크라이나는 바로 그 약점을 정조준하고 있다.


결국 지금의 전쟁은 영토를 빼앗는 싸움이 아니라 상대가 그 영토를 끝없이 지키도록 강요하는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흑해함대가 세바스토폴을 떠나고, 보급망이 흔들리며, 크름반도가 러시아 국력을 계속 소모시키는 공간으로 변한다면, 그것은 공식적인 철수 선언이 없더라도 푸틴에게는 개전 이후 가장 뼈아픈 전략적 패배가 될 수 있다. '크름반도 포기론'이 힘을 얻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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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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