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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방사성 미립자 '세슘볼' 확산 경로 사상 최초 규명 - 물에 녹지 않는 치명적 방사성 물질 - 원전 북서·남서쪽 중심 광범위 오염 - 오염수 방류 경보로 일시 중단 후 재개
  • 기사등록 2026-06-14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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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과 대만 공동 연구진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방출된 고위험성 방사성 물질 '세슘볼'의 구체적인 확산 경로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일본 쓰쿠바대학교와 국립대만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당시 생성된 방사성 미립자 '세슘볼(CsMP)'의 이동 및 확산 실태를 정밀 추적해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에 공식 발표했다. 세슘볼은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 폭발 사고가 일어나면서 내부에 있던 콘크리트 성분이 고온의 열에 녹아내려 유리질로 변한 뒤, 방사성 세슘을 동그란 구 형태로 감싸 안으며 굳어진 직경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입자를 뜻한다.


이 미립자는 일반적인 방사성 물질과 다르게 물에 용해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나 가축이 호흡하는 과정에서 체내로 흡입할 경우 배출되지 않고 허파 등 폐 조직에 그대로 침착되어 심각한 내부 피폭을 일으킬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러나 지난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 이 물질이 실제로 어떤 경로를 거쳐 어디까지 퍼져나갔는지에 대한 명확한 실태 파악은 그동안 이루어지지 못했다.


공동 연구팀은 흙 속에 섞여 있는 미세한 세슘볼의 양을 정확하게 감별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조사 기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후 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현 전역 100곳의 위치에서 채취해 보관해 두었던 토양 샘플을 대상으로 전수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토양 성분을 분석한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을 기준으로 북서쪽 지역과 남서쪽 방향 일대 토양에서 엄청난 양의 세슘볼이 집중적으로 검출됐다. 심한 곳은 토양 1g당 무려 52개의 세슘볼 입자가 박혀 있는 상태였으며, 해당 지역 토양을 오염시킨 전체 방사능 수치의 60%가량이 오염수나 가스가 아닌 이 세슘볼 형태에 의해 발생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된 핵심 사실은 세슘볼의 오염 반경이 일반 방사성 물질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기존에 알려진 다른 방사성 물질에 의한 환경 오염은 주로 원전 북서쪽 가닥을 중심으로 띠를 두르며 한정적으로 진행됐으나, 바람을 타고 이동한 세슘볼에 의한 방사능 오염은 후쿠시마현 내부의 매우 넓은 면적에 걸쳐 다발적으로 전개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일 공동 연구팀의 일원이자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한 우쓰노미야 사토시 국립대만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베일에 싸여 있던 세슘볼의 실제 확산 과정과 경로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은 학술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의미가 매우 지대하다"고 평가했다. 우쓰노미야 교수는 이번에 도출된 실측 지도를 활용한다면 향후 방사능 오염 지역을 청소하는 제염 작업을 한층 더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장차 발생할지 모를 원자력 재난에 대비한 국가적 방재 대응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세슘볼 확산 경로 규명 소식과 더불어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에서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 작업이 시스템 오작동으로 연이어 멈추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 날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설비 결함으로 방류가 전면 중단되었다가 하루 만에 겨우 가동을 재개했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이송 작업이 이틀 만인 13일 또다시 긴급 차단됐다. 도쿄전력 측은 방류 중단 직후 원격 감시 체계를 가동해 현장 설비를 점검한 결과 구조물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도쿄전력은 방류 오염수를 희석하기 위해 대량의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해수 펌프 내부에서 순간적으로 유량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안전 시스템이 발동해 경보가 울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전성이 재확인되면서 방류는 당일 밤 곧바로 정상화됐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지난 2023년 8월 처음으로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 날 문제가 된 방류 공정은 통산 20번째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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