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대화에 처음 참석한 대만 관리(우측)
[대만 중앙통신사 캡처]
대만 정부 고위 관료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 주최 대화에 처음으로 공식 참석해 중국의 역내 패권 확장 시도와 인지전에 대응하기 위한 민주주의 우방국들과의 국제적 공조 체계를 다졌다.
중국 정권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외교적 영향력을 키우며 주변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대만이 국제 안보 무대의 중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산하 행사 기구에 합류했다. 대만 자유시보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린페이판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부비서장과 장야치 영국 주재 대만 부대표가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소재한 나토 '전략 커뮤니케이션 센터'의 공식 초청을 받아 이달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열린 '2026년 리가 전략 소통 대화'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정부의 공식 대표단이 나토 관련 회의에 얼굴을 비춘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행사에는 유럽 주요국의 외교장관과 고위 관료, 국회의원, 나토군 장성, 학계 전문가 등 1,000여 명에 달하는 안보 엘리트들이 대거 집결했다. 주최 측인 나토 전략 커뮤니케이션 센터는 올해 개최된 리가 대화에서 사상 최초로 대만 정세를 단독으로 다루는 특별 세션 토론을 기획했으며, 이에 따라 대만 당국의 공식 사절단을 초청했다. 특히 이 센터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대만의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와 함께 참석한 대만 대표들의 공식 직함을 가감 없이 공개하며 대만의 외교적 지위를 우회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화에 참석한 린페이판 부비서장은 토론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전개하는 대외 전략의 실체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린 부비서장은 중국의 전략적 소통 목표가 국제 무대에서 민주주의 진영의 연대를 무력화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이 강력한 경제적 보복 조치와 외교적 고립 전술을 앞세워 국제 사회 전반에 대만과의 접촉이나 교류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거부적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특히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인지전에 대해 린 부비서장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베이징 당국이 감행하는 심리 공작의 본질이 대만 국민들의 가슴속에 민주주의 제도와 현 정부, 그리고 미국 등 국제 동맹국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심어주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대만을 세계 사회로부터 철저히 외톨이로 고립시키는 것이 중국이 펼치는 인지전의 가장 핵심적인 주요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의 궁극적인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린 부비서장은 일방적으로 대만해협의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야심이 단순히 대만을 무력으로 합병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진짜 속내는 오키나와에서 대만, 필리핀, 믈라카해협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해상 방어선인 '제1도련선'을 완전히 돌파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도·태평양 전체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거대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것이 대만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만 당국은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린 부비서장은 대만이 앞으로도 유사한 가치관을 지닌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국제사회에 대만의 정당한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을 향해 중국이 강요하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맹목적으로 매몰되어 대만과의 실질적인 안보·경제 협력 기회를 스스로 제한하거나 포기하는 대외 외교적 실책을 범하지 말아 달라고 강력히 당부했다.
대만 국가안전회의는 이번 회의에서 '대만: 긴장된 정세 속에서 전략적 소통의 선도'라는 주제로 단독 세션 세미나가 진행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나아가 주최 측이 대만뿐만 아니라 일본 및 태평양 도서국가들을 핵심 의제로 다룬 별도의 세션들을 연이어 배치한 점에 주목했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비대해진 권위주의 진영의 위협에 맞서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정세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지역에 대한 나토의 관심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명확히 증명하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