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타바 하메네이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며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파괴를 경고하자 이란 군당국이 이를 미국 대통령의 오만한 수사라고 비판하며 강력히 반격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일련의 발언들을 가리켜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수사"라고 규정하며 즉각 반발했다. 대변인은 미국의 이러한 위협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이런 근거 없는 위협은 이슬람 전사들이 미국과 시온주의 적에 맞서 벌이는 공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전례 없는 수준의 강력한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는 미 동부시간 기준 7일 오후 8시까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미국이 제시한 요구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란 내의 모든 교량과 발전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불발될 시 자정까지 이어지는 4시간 동안 "완전한 파괴가 이뤄질 것"이라며 "나라 전역을 하룻밤 만에 없앨 수 있다"는 거친 표현으로 이란 지도부를 거세게 압박했다.
이 같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와 파키스탄, 터키 등 주요 중재국들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45일 휴전안'을 마련해 양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중재안의 핵심은 45일간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일시적인 휴전 형태의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시한 내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이란 내부의 대미 결전 의지는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최근 발생한 혁명수비대 고위 장성의 암살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며 군사적 대응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세예드 마지드 카데미 혁명수비대 정보수장을 애도하며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암살과 범죄가 우리의 행보를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지도부의 이러한 강경 기조는 미국의 물리적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대내외적 선언으로 풀이된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