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돌파에 실패한 러시아군]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군이 11월 1일까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을 돌파해 승기를 확실하게 잡을 것이라고 푸틴은 선언했지만 그러한 약속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엄청난 대군을 증파했음에도 눈에 띌만한 진격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푸틴은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는 1일자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획득하기 위해 1만 1천 명을 증원하면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으나 진격 속도는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매일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다 포위망 형성에도 실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쟁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방어 체계가 매우 견고하여 러시아의 포병 우세만으로는 돌파하기 어렵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장기전에 대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1일에 러시아가 포크롭스크 전투에 필요한 자원을 강화하기 위해 도네츠크에 17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에 위치한 이 도시는 1년 넘게 포위 공격을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군대는 이 도시가 곧 함락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크롭스크의 상황은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1년 이상 이어진 전투 끝에 포위되었다는 러시아의 최근 주장을 일축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러시아 포위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동원해 공습을 개시했는데, 이에 대해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들을 전멸시켰다”고 주장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크렘린의 주장은 가짜뉴스”라며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장군은 “포크롭스크에서 적군을 파괴하고 몰아내기 위한 포괄적인 작전을 시작했다”면서 “특수부대가 투입되어 작전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푸틴이 장담했던 동부전선 점령, “약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전 세계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의 붉은 군대 도시인 디미트로프와 쿠퍄스크에서 11월 1일까지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돌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30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언론인을 포함한 외국 언론인이 러시아 군 사령부와 연락하여 우크라이나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붉은 군대 도시, 디미트로프, 쿠퍄스크 등 동부 전선 지역으로 가서 러시아군에 의한 포위 상황을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면서 전선 돌파에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이러한 푸틴의 장담이 무너지면서 체면을 깎이게 됐다.
이에 대해 ISW는 위성 사진, 동적 마커, 현장 조사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러시아 군이 해당 지역에 약 11,00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했고, 공격 위주의 대대적인 작전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의 진격 속도가 느리다”면서 “러시아군이 크라스노다르, 디미트로프, 쿠퍄스크의 방어 지역에 지속적으로 침투했지만, 이러한 진격 작전이 무려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ISW는 “이 지역의 공방전이 치열했고 현재 상황도 여전히 극도로 긴박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매일 러시아의 공세를 저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매일 수백 명의 러시아군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포위망의 3분의 1도 완료되지 않아 사실상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군이 11월 1일까지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돌파하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약속이 완전히 실패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했다는 주장도 거짓”이라면서 “러시아 군 사령부는 크렘린궁에 우크라이나 전선이 가을에 붕괴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보고했지만, 이 약속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참모총장 게라시모프는 지난 8월 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동부의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이 향후 2~3개월 안에, 늦어도 11월 1일까지는 붕괴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러시아군이 장담했던 시한은 이미 지났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면서 “지난 8월 30일, 게라시모프는 푸틴 대통령에게 기자들을 최전선에 파견하지 말라고 권고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
로이터는 이어 “지난 6월 초 여름 공세가 시작된 이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0.4%만 장악했다”면서 “이 속도대로라면 러시아가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을 완전히 점령하는 데는 1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노이슈타트에 있는 빈 육군사관학교의 군사 전문가 마르쿠스 라이스너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선을 실제로 돌파하지도 못했고,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할 능력도 없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군의 느린 진격 속도에도 불구하고, 병력과 포병 화력 면에서는 러시아군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한 우세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전선에서 거의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군의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이스너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포기하면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함락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바흐무트나 아브데브카의 경우처럼 러시아군에게 ‘돌파구’를 열어줄 가능성은 낮고, 포위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면서 “포위는 후퇴를 의미하지 않으며, 항복하지 않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주변 지역의 최소 절반은 러시아군이 점령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1일, “우크라이나군은 적어도 당분간은 이 전략적 거점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주 초 러시아군이 추가 배치된 데 이어 우크라이나가 크라스노다르 인근 지역을 강화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의 착각, “여전히 러시아는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과의 전쟁에서 엄청난 인적 손실과 거의 움직이지 않는 전선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계속 밀어붙이는데는 자신이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이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더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는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게 있어 이 전쟁은 국가 생존을 위한 전쟁이며 분명 실존적 정치적 투쟁이지만,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나토 사무총장부터 많은 전문가들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섰을 때 푸틴은 당연히 전쟁을 중단하고 평화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그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백만 명이 훨씬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고 전선은 교착 상태에 빠진 듯 보이는데도 푸틴은 계속 싸우려 하는 것일까? 이렇게 푸틴은 약 1060km에 달하는 최전선, 긴 전투, 그리고 국가 경제의 지속력을 둘러싼 광범위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승리할 것이라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더타임스는 “이번 여름,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군을 무너뜨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크렘린궁의 공세는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으며, 최대 25만 명의 러시아군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우크라이나 영토의 0.4%에 불과한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이렇게 엄청난 사상자 수를 기록했다는 것은 도대체 믿을 수 없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지상전 수석 연구원인 잭 왓링은 “러시아의 공세적 행동 방식은 우크라이나군에 피해를 입히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러시아는 자국의 사상자수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히려 우크라이나군 사상자를 늘리는데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러시아는 2만 파운드 이상의 보너스를 제공함으로써 2025년까지 35만 명의 자원병 또는 ‘계약’ 병력을 모집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사상자가 이 정도 규모라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분쟁을 지속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인데, 약 1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 병력은 귀국했다”고 밝혔다.
이를 보면 푸틴은 러시아의 경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그저 전쟁을 지속하면서 우크라이나군 병력을 고갈시키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푸틴의 계획대로 200만명에 달하는 예비군을 소집해 전선에 투입하게 된다면, 당장 러시아의 생산 및 경제 일선에서 일해야 할 노동자들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 러시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이는 그만큼 지금 푸틴의 머릿속에는 오직 전쟁 승리 외에는 다른 어떠한 국가운영 방책들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그렇게 장기전을 펼치는 것에 대해 러시아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당장 러시아 경제는 이미 파국으로 접어들고 있고, 특히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해 에너지 관련 시설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산유국이면서도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는데 애를 먹는 수준으로 변해버렸다. 이러한 국가적 위상의 추락을 과연 러시아 국민들이 얼마나 인내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곧 최대 3,000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 미사일인 플라밍고를 본격 생산하게 된다. 이는 전쟁이 이제 모스크바를 넘어 러시아 전역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푸틴은 전쟁에서 반드시 러시아가 이길 것이라는 확신을 이어갈 수 있을까? 결국 푸틴의 착각이 러시아를 망하게 만들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