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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위기에 빠진 중국의 식량안보, 비상걸린 시진핑 - 기록적인 강우량에 최악의 중국 농작물 피해 - 자연재해로 위기에 빠진 중국의 식량안보 - 식량부족은 곧 사회불안, 커지는 시진핑의 불안감
  • 기사등록 2024-09-04 11: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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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강우량에 최악의 중국 농작물 피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가장 중시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식량안보임에도 올해 중국에 기록적인 강우량으로 인해 식량 생산에 대대적인 차질이 빚어지면서 중국 당국이 긴장감 속에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문제는 14억 중국인들의 식량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정권 안보에 위기를 끼친다는 점에서 지금 중국 공산당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기록적인 강우량으로 농작물 생산에 엄청난 피해를 끼치면서 중국 지도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 “여러 품목의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당국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엄청난 양의 폭우로 인해 베이징에서 290km 정도 떨어진 스자좡 시가 완전히 침수되면서 그동안 애써 가꿔왔던 모든 농작물이 결국 폐기됐다. 이런 식으로 중국은 전국이 이상 기후로 인한 홍수 등으로 인해 농작물 생산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의 많은 채소 가격이 최대 40%까지 치솟으며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그리안해도 어려운 소비를 하고 있는 인민들의 주머니 사정에 타격을 입혔다.


사실 중국에 있어서 14억명의 인구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도록 만드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제1가는 목표이자 시진핑 주석의 가장 중요한 정책 포인트이기도 하다. 올해에도 시진핑의 제1호 문건이 '삼농'(三農·농업·농촌·농민) 문제일 정도로 식량의 자급자족에 엄청나게 신경을 쓴다.


실제로 올해 1월 중국 국무원은 ‘식량 안보를 지키고 대규모 빈곤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곡물 생산량을 최소 수준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게 하라고 지방 정부와 농촌 공동체에 명령했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1호 문서에서도 2024년 국가 곡물 생산량이 6억 5천만 톤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만큼 식량 문제가 중국 공산당 정부의 가장 큰 현안이라는 의미다.


[자연재해로 위기에 빠진 중국의 식량안보]


이렇게 식량안보가 중요함에도 올해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은 지난 7월 말 긴급 내각 회의를 열어 홍수와 이로 인한 국민 피해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은 “농업 손실을 최소화하고 식량 안보를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대홍수 등의 이상 기후로 인해 나타난 식량 공급망 위기를 중국 당국이 해결하기에는 이미 선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NYT는 “중국은 이미 식량안보에 관한 한 위기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식량 수입국이며, 비료 사용과 오염으로 인해 축소되고 황폐화된 세계 경작지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땅으로 전 세계 인구의 거의 6분의 1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더 나은 임금을 찾아 도시로 이주하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농부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중국의 식량안보는 더욱 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하늘까지 중국을 도와주지 않았다. 중국 수자원부는 지난 8월, “1998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올해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강이 범람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중국은 최소 1961년 이후 가장 더운 7월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토니아 컨설팅(Sitonia Consulting)의 농업 시장 조사 책임자인 다린 프리드리히스는 “기후변화는 중국의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중국은 어쩔 수 없이 14억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중국의 식량 자급자족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이상기후로 인해 다른 나라들로부터 다양한 식량을 수입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 그 비율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국가재난관리부는 “7월 자연재해로 인해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며, 이 중 약 90%가 폭우와 홍수로 인해 발생했고 약 600만 에이커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다보니 중국내 모든 식량들의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달 중국 북부와 동부 지역의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가지, 강낭콩, 오이 가격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너무 비싸서 사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NYT는 이와 관련해 “당장 먹고사는 데 필요한 기본 식량들의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다른 분야의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결국 이는 중국 경제의 위축을 가져오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외교협회의 모리스 그린버그 중국 연구 선임연구원인 종위안 조이 리우(Zongyuan Zoe Liu)도 NYT와의 인터뷰에서 “식품 가격이 장기간 계속 오르면 가계 소비력이 떨어진다”며 “이미 침체된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큰 도전에 직면한 시진핑 지도부, 정권 위기 맞을 수도]


NYT는 지금의 식량 위기 문제가 심상치 않다고 진단한다. 이미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도 이를 이미 알고 있다. 지난 2012년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식량 안보가 무너진다는 것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레드라인”이라며 “안정적인 수준의 곡물 비축량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시진핑의 이러한 지시 이후로 식량 공급 보장은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브랜드의 일부가 되었다. 시진핑은 그 이후에도 수많은 연설에서 안정적인 농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농촌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언했다. 그만큼 중국 내에서 먹고 사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품목들의 가격이 폭등한다거나 공급량이 부족하게 될 경우 중국 사회 전체가 대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진핑은 그러한 지시를 내렸을 것이다.


시진핑이 식량 문제에 대해 이렇게 중시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물의 분포가 고르지 않아 남부는 홍수에 취약하고 북부는 여름철 가뭄에 취약하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남부의 큰 강에서 북부로 여분의 물을 돌리는 등 전국에 걸쳐 약 8,000개의 수자원 보존 프로젝트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패턴 자체가 변화되면서 그동안의 많은 노력들이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다 도시의 홍수 통제는 때때로 매우 정치적으로 행해지기도 한다. 다시말해 도시의 홍수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농촌지역의 홍수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강이 범람하게 되면 어느 지역을 희생시킬 것인가를 결정할 때 역시 정치적인 판단이 앞서다보니 농촌지역은 더욱 큰 피해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식량부족은 곧 사회불안, 커지는 시진핑의 불안감]


그런데 시진핑 정권이 진짜 우려하는 것은 중국에서의 식량 부족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 시즈오카 대학의 양하이잉 교수도 바로 이 점을 지적하면서 “덩샤오핑의 친구였던 천윈은 ‘중국인은 관리하기 쉽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먹을 것만 충분하다면 중국 인민들은 반란을 일으키거나 중앙정부에 저항하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했다.


양하이잉 교수는 이어 “시진핑이 집권한 이후 그들은 빈곤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지만, 곡창지대에 식량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부족이 예상되며, 국내외적으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문제도 있다. 생활비는 상승하는데 농촌에서의 수입으로는 유지가 안되다보니 이들이 대거 도시로 몰려와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농민공들은 사실상 중국 내에서 사람으로 취급받지도 못하는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이들의 도시행으로 농촌에서는 일할 사람들이 부족해 시진핑이 원하는 식량증산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식량대란은 시진핑의 정치적 위기]


중국에서는 콩과 돼지고기 가격이 대폭 오르게 되면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국인의 주식이기도 하고 또한 매일 식탁에 오르는 품목이어서 그런 말도 나왔을 것이다. 그 정도로 중국인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집착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중국 인민들이 최소한 먹고사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만들어 주어야만 한다.


다시말해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내 곡물 가격이 올라서도 안 되고 또한 수급이 불안정해서도 안 된다. 우선 곡물가격 상승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기초적 문제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으며 더더욱 곡물의 수입불안정으로 수급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이또한 중국 정부 당국에게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던져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중국 정부가 식량안보 문제를 또다시 거론할 수밖에 없다.


사실 중국의 식량 수급은 미국의 곡물 수출 없이는 당장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래서 중국이 미국과 결코 전쟁을 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곡물 수출을 중단하게 되면 중국내에서 식량 부족으로 중국인들 스스로가 중국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진핑 주석이 식량안보를 그렇게도 강조하면서 자급률을 높이려 하지만 자급률이 상승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이 바로 이 식량안보 문제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는 지난 2022년 2월 18일자 인민일보 1면 머릿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인민일보는 “1차 생산품의 공급은 중대한 전략적 문제다”면서 “중국인의 밥그릇은 언제든 확실히 자기 수중에 놓여 있어야 하며, 밥그릇은 주로 중국 양식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그러면서 "절대로 먹는 문제, 이 기본 생존의 문제에서 타인이 우리의 목을 조여서는 안 된다“면서 ”식량 안보에 추호도 느슨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시진핑의 발언도 소개했다.


그만큼 중국에 있어서 식량안보 문제는 정권의 안위와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식량 문제는 시진핑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식량 수입국이다. 당장 중국이 가장 많은 식량을 수입해 오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상황이 이런데 중국이 미국과 충돌하면서 세계 패권을 장악한다고? 이는 애시당초 가능하지도 않을 일장춘몽이다. 만약 미국이 식량을 무기화한다면 중국은 어떻게 될까? 시진핑이 미국과 결코 맞장뜰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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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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