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래가 걸린 미 대통령선거]
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 포기와 함께 해리스-월즈와 트럼프-밴스의 구도로 확정되면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민주당 정권의 연장인지 아니면 트럼프 2기가 도래할 것인지에 대해 저울질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중국의 경우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래의 방향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더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는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소의 왕지스, 후란, 조젠웨이가 쓴 “중국은 해리스와 트럼프 중 누구를 원할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지정학 및 글로벌 정치와 관련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 현저하게 다른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면서 “특히 바이든이 후보에서 밀려나고 대선 구도가 해리스 대 트럼프로 바뀌면서 미국의 향후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이어 “많은 국가에서는 향후 카멀라 해리스 아래에서 바이든의 국제주의 외교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재선된 트럼프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후보의 훨씬 더 고립주의적인 접근 방식 사이에 점점 더 극명한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정리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이러한 글로벌적 시각과 중국이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고 봤다.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8년 전, 첫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훨씬 더 대결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고,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이를 당혹스럽게 여겼다.
중국 입장에서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보다 반 중국적 태도를 더욱 강화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수년 전부터 미국 내에서는 중국을 아예 적국으로 대해야 한다는 초당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사실 누가 정권을 잡던지간에 미국의 대 중국 정책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선호하는 미국의 정책은?]
그렇다면 미국의 중국 전략가들은 어떠한 외교정책을 원할까? 오늘날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에 대한 중국의 평가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중국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였으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의 기술 우위뿐만 아니라 무역 적자가 국가 안보 문제로 취급되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수정주의 강국’이자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을 미국의 삶의 방식과 자유 세계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규정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는 공격적이고 거의 모든 이슈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대립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 문제와 관련하여 이전에는 가끔씩만 사용되던 지리적 용어인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도 취했다. 특히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은 미중간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을 코로나의 진원국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렇게 미중간에 치열하게 전쟁을 벌였지만 그럼에도 무역 협상에 열려 있으며 기술 경쟁 및 대만과 같은 까다로운 문제에 대해 타협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는 동맹국들과의 정책 공조에서 신뢰도의 하락을 가져왔고 동시에 영향력도 떨어졌다. 그 결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다자 전선을 구축하거나 주도하지 못했다. 그 결과로 인해 일부 중국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주로 비즈니스 이익과 중국과의 거래에 관심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는 것이 포린어페어스의 견해다.
급기야 2017년 11월, 트럼프는 베이징을 방문했고 2020년 1월에는 중국과 1단계 무역 협정을 체결하여 무역 긴장을 해소하기 시작했다. 포린어페어스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날 무렵, 미국의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실패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바톤을 이어받은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 중국정책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한 대 중국 압박 정책을 강화했다.
특히 중국이 가장 당황했던 것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산업 정책 시행이었다. 첨단 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중국의 녹색 기술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며 일본, 한국, 대만, 미국 간의 반도체 파트너십인 Chip 4 동맹과 같은 보다 조정된 국제적 노력을 모색했다. 이는 중국에게 뼈아픈 정책으로 사실상 중국 산업의 붕괴를 유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한 태평양지역에서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입지를 강화하고 미국의 아시아 안보 동맹에 지역 경제 차원을 추가했다. G7을 규합해 본격적으로 중국과 대항하도록 만든 것도 바이든 행정부였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 거래하는 중국기업들에 대한 제재도 강화했다. 이 역시 중국에게는 치명적 조치였다.
이렇게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정기적인 고위급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유지하고 협력 분야를 계속 모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미국의 핵심적 대 중국정책은 최소 향후 10년 정도는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 국민들의 반중국 여론도 그렇거니와 대 중국 정책에 관한한 초당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더 공격적 대 중국 정책 취할 것]
포린어페어스는 트럼프 2기 때는 중국에 대해 더욱 공격적인 무역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는 이미 중국산 모든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2000년 이후 비차별적이고 유리한 무역 조건과 시장 접근권을 부여해 온 중국의 영구적인 정상 무역 관계 지위를 취소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또한 광범위한 기술 분리 정책도 펼칠 것이다.
포린어페어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거래 성향을 고려할 때 소비재,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양자 간 합의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중요한 핵심은 다자주의보다 양자 외교를 선호하는 트럼프는 중국에 대항하는 동맹과 파트너를 동원할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중국의 확고한 전략적 파트너인 러시아와 미국이 별도의 협상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해리스 정부, 중국을 너무나도 잘 아는 월즈가 중요한 역할]
그렇다면 해리스 정부는 대 중국 정책을 어떻게 펼쳐 나갈까? 일단 해리스 행정부가 바이든 접근 방식의 대부분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강화하고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서방 및 아시아 국가 연합을 구축하려는 바이든의 노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정책 결정에 비해 이러한 전략은 보다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통령 후보가 된 월즈의 대 중국관이 생각보다 훨씬 강경하다는 점도 변수다. BBC는 지난 7일, “공화당에서는 월즈를 가리켜 친중적이라 비판하지만 이는 아주 잘못된 시각”이라면서 “월즈는 중국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중국에 대해 매우 강경한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BBC는 이어 “월즈는 중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달라이 라마도 만났고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들도 수시로 만났으며 중국 및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전문가적 수준으로 관련 활동도 깊이 관여해 왔다”면서 “월즈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에 대해 그래서 중국도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BBC는 또한 “월즈는 중국의 천안문사태 당시에 중국에 있었으며 아예 결혼식 날짜를 6월 4일로 잡을만큼 천안문사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BBC는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자체 브랜드 정장과 넥타이는 중국에서 만들어졌고, 그와 딸 이방카는 그곳에서 수십 개의 상표를 등록했다”고 지적한 뒤 “월즈 부통령 후보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기후변화나 무역 등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인권에 관한 한 매우 비판적”이라 평가했다.
[중국은 아무래도 트럼프 2기가 더 편하다고 판단할 것]
물론 중국은 지금 미국의 다음 정부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깊지만 누구를 더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중국내 전문가들도 그러한 의견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일단 중국관리들은 올해 대선을 바라보면서 ‘미국의 내정’이라면서 의견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 중국내 정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성장이고 결국 미국의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더 유리한지 주판알을 튀기고는 있을 것이다.
특히 대만 문제나 인도-태평양전략에서 미국의 대통령 후보 중 누가 더 틈을 보이고 있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키워드가 결국 해리스와 트럼프의 외교방식이다. 해리스는 ‘동맹과의 관계를 결속하면서 중국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외교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고, 트럼프는 ‘미국우선주의 원칙을 중심으로 동맹이 아닌 미국 홀로 무역장벽을 통한 대 중국 압박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포린어페어스는 이와 관련해 뚜렷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중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껄끄러운 ‘해리스-월즈 팀’보다는 ‘트럼프-밴즈팀’의 당선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중관계는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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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hytimes.kr/news/view.php?idx=19780-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