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미국 경기 전망, “침체 전망 있으나 아직은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에 ‘블랙먼데이’를 불러왔던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상당히 있다. 도대체 뭐가 진실일까?
미국의 CNBC방송은 9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softlanding)에 성공할 확률은 35~40% 수준이기는 하지만 아직 침체 상태에 돌입하지도 않았기 떄문에 지나치게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면서 “사람들이 매일의 시장 변동에 약간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데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어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미국의 재정적자, 양적 긴축, 주택, 대통령선거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인데 이런 요소들이 시장을 당혹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면서도 “신용카드 연체율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미국이 현재 침체 상황은 아니다”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다이먼 회장은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이먼 회장은 앞서 미국 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래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으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표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주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최근 며칠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높아졌다.
[경착륙 불안감은 있지만 아직 실망할 때는 아니다!]
이렇게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무사히 끝내고 경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성장이 여전한 가운데 인플레이션까지 진정되면서 연착륙 기대가 컸지만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로 인해 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라면서 “경제가 평온하게 식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를 너무 오래 기다림으로써 더 고통스러운 불시착 위험이 커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찍었고,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도 시장 전망(17만5천건 수준)에 못 미치는 11만4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집중하던 시장 관심은 이제 고용으로 넘어갔고, 실업률과 침체 간 상관관계를 제시한 지표 '삼의 법칙'에 따른 침체 초입 신호가 포착되면서 경계감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뉴욕증시 주가지수 급등락에 더해 고용 둔화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면 미국 성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NYT에 따르면 연준이 지난 7월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9월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벌어진 최근의 혼란 속에, 시장 일각에서는 8월 긴급 금리 인하나 9월 0.5%포인트 '빅 스텝'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강하게 일고 있다.
실제로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표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성장과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9월과 11월 0.5%포인트씩 금리를 내린 뒤 그 다음 회의부터는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지난주(7월 28일∼8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3천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7천건 감소하면서 시장은 안도했고, 주가지수도 반등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게 진전되면서 연준 인사들도 최근의 상황이 패닉(공포)에 빠질 정도는 아니라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자 지면에서 “실업수당 신청건수의 완화 등의 요인으로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진정되면서 S&P500지수가 거의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 나스닥 지수는 2.9%,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8%(683.04포인트)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미국 주식 선물과 국채 수익률은 8월 3일로 끝난 주 동안 해고의 지표가 되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 3천 건으로 전주 최고치인 25만 건보다 감소했다는 데이터가 발표된 직후 상승했다”면서 “이는 지난주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지표 발표 이후 시장을 뒤흔들었던 미국 노동시장 둔화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BNP 파리바의 애널리스트들은 WSJ에 “(최근의 증시 폭락 현상은) 경기 침체 약세장의 시작이라기보다는 포지셔닝에 의한 폭락으로 간주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 분석했다.
한마디로 미국의 경제전문지들의 대체적인 분석은 미국 경제가 경착륙 또는 빅컷(Big Cut)할 가능성보다는 연착륙과 스몰컷(Small Cut)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다시말해 미국의 7월 고용 급냉으로 불경기 우려가 되살아나며 뉴욕을 비롯한 지구촌 증시가 대폭락을 겪었지만 다시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불경기와 기준금리 0.5 포인트 이상 빅 컷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망들을 토대로 봤을 때 연방준비제도(Fed)가 8월중 또는 9월 18일에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은 줄어들면서 당초 예상대로 0.25포인트씩 스몰컷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미국의 경제학자들과 경제분석가들 가운데 다수는 고용과 물가, 성장 등 3대 지표를 보면 갑자기 하드 랜딩으로 급변해 불경기로 추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국경제의 GDP 성장률이 1분기 1.4%에서 2분기에는 2.8%로 2배나 급등했기 떄문에 경기침체 조짐이 금명간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 경제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신용카드 사용액도 2분기에는 1조 1420억 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인다.
또한 세계적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의 빈센트 클럭 최고경영자(CEO)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소매업체와 소비자 브랜드의 구매 주문을 살펴봤는데 여전히 꽤 강력하다”며 “우리가 가진 데이터와 지표는 미국에서 현재의 소비 수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클럭 CEO는 이어 “컨테이너 수요는 일반적으로 거시경제를 가늠하는 지표”라며 “지난 몇 년 동안 컨테이너 물량의 회복에 놀랐는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경기 침체 가능성도 낮다. 너무 염려하지 말라!]
그렇다면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영국의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8일, “최신 경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세계 경제가 위험에 처해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은 잘못되었으며 시장공황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면서 “경기 침체를 진단하는 전형적인 지표 중 하나인 회사의 영업 이익 급락도 현재로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도이체방크의 조사를 인용해 “올해 1분기에 글로벌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7분기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이러한 강력한 성과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한 “경제 전반을 살펴봤을 때도 시장 약세의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경제상황을 추적하는 글로벌 복합 구매 관리자 지수도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추이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 경제의 흐름에 대해 중국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경제가 만약 침체기에 들어선다면 중국 경제가 받는 타격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8일, “미국 경기 둔화가 중국의 수출 주도 회복 경로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미국 소비자의 지출 감소는 중국의 무역전망을 악화시키는 중대한 리스크 요인”이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지난 7월의 중국 수출이 예상보다 더 둔화된 배경에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이 경제성장률 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의 경제가 활성화되어야만 가능하다”고 짚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이 수년간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있었고 또한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관세부과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에 있어 미국 시장이 갖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미국의 경기 둔화는 중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게 되며 이러한 미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된다면 중국 경제는 심각한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맥쿼리 그룹의 중국 경제 책임자인 래리 후는 “중국 정책 입안자들의 최우선 과제는 성장 목표를 방어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더 이상 수출 주도 성장에 의존할 수 없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내수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문제는 중국의 내수 시장이 갑자기 폭발적 성장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게 대미 수출도 줄어들고 중국 내수시장마저 살아나지 못한다면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폭망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실 중국 경제가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미국에 대한 수출 감소가 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지난 트럼프 정부때부터 중국의 대미 수출이 큰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 입장에서 미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던 유럽 시장마저도 중국 제품에 대해서 장벽을 쌓기 시작하면서 중국 경제는 ‘수출주도 성장’이라는 핵심 기조가 무너지면서 치명적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 경제는 이미 글로벌 경제의 한 축으로 굳어진 상황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 기조를 무시하고 시진핑식 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한다면 중국 경제는 결코 안정을 찾지 못하고 좌초하고야 말 것이다. 이번 미국 경기 위축 파동은 중국경제에 또한번의 중요한 교훈을 던져 주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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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hytimes.kr/news/view.php?idx=19778-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