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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외과 수술식 정밀 타격’한 이스라엘, 살벌한 암살현장 집중분석 - 하마스 수장 머물던 6층 호화저택 한구석 정확히 타격 - 하니예 암살에 내부 조력자 연루?, “체제 불만이 원인” - 핏값 거론한 이란, 그럼에도 전면전 추구는 못할 듯
  • 기사등록 2024-08-02 11:45:01
  • 수정 2024-08-02 12: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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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수장 머물던 6층 호화저택 한구석 정확히 타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하니예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곳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공개됐다. 그런데 그 현장 사진을 보면 하니예가 머물던 6층짜리 호화주택의 한 구석이 그야말로 외과수술을 하듯 정확하게 한 구석만 타격한 모습이 보인다. 이와 함께 하니예의 동선을 이스라엘측이 어떻게 확인했는지에 대한 추정도 무성하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이란 정부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궁전 근처에 있는 6층짜리 귀빈의 저택 한쪽 코너가 정확하게 훼손됐다”면서 “이란 당국자는 이 건물이 하니예가 암살된 곳이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이 사진이 이란의 정치, 군부 실세들의 집단인 혁명수비대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와 있다”면서 “사진 속 건물은 테헤란 북부 자파라니예 지역에 있는데, 자파라니예는 고급 주거지, 외국 대사관, 갤러리 등이 자리한 부유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이 건물은 정부 행사에 사용되는 사다바드궁과 가깝다. 특히 이란은 외국 정상 등 귀빈이 자국을 방문할 때 이곳에서 환영 행사를 개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NYT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건물의 상층부 한쪽 코너의 벽 등이 떨어져 나간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떨어진 잔해로 보이는 하얀 덩어리들이 하층부 발코니에 떨어져 있다. 그리고 훼손된 벽부분은 녹색 천으로 가리워져 있다. 건물의 나머지 부분은 별다른 외상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하니예의 거주지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해당 건물 내부의 어느 부분에 그가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까지도 이스라엘이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해 준다. 그러한 정보를 통해 고도의 정밀타격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하마스의 가자지구 2인자 칼릴 알하이야는 전날 브리핑에서 목격자들을 인용해 “미사일 하나가 하니예의 방으로 날아와 폭발했다”면서 “폭발 때문에 하니예와 경호원이 죽고 문, 창문, 벽들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는 하니예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전투기나 공격용 드론을 활용해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가 ‘닌자 미사일’로 불리는 ‘헬파이어 R9X 미사일’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를 하마스 지휘부 암살에 활용해 왔다.


그러나 NYT는 2일, “하니예는 그가 머물던 귀빈용 숙소(게스트하우스)에 몰래 설치된 폭탄으로 암살됐다”고 보도했다. 하니예가 외부에서 날아온 미사일이 아니라 내부에서 폭발한 폭탄 때문에 사망했다는 것이다.


NYT가 중동 국가 관료 5명을 통해 은밀하게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폭탄은 약 두 달 전 숙소에 밀반입됐다. 하니예가 묵은 귀빈 숙소는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가 경호를 맡고 있었다.


그런데 하니예가 방에 들어간 게 확인된 뒤 폭탄은 원격 조정으로 터졌다. 이 폭발로 경호원도 사망했는데, 폭탄이 어떻게 설치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란 당국자들은 “정보·보안의 재앙적인 실패”라며 “하니예와 같은 저명한 손님을 위한 휴양이나 비밀회의, 숙박 시설로 이 단지를 사용하는 혁명수비대에 엄청난 당혹감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NYT는 그러면서 “이슬람 지하드운동 지도자인 지야드 알 나할라가 바로 옆 건물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그의 방은 심하게 손상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통해 본다면 이번 폭발은 하니예를 표적으로 삼은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것은 우리(미국)가 인지하고 있지 않았으며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니예 암살에 내부 조력자 연루?, “체제 불만이 원인”]


여기서 주목할 점 중 하나는 앞서도 지적했지만 하니예가 해당 건물의 특정 방에 있다는 정보를 이스라엘이 어떻게 알아냈느냐에 대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작전은 내부 조력자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는 1일, 호주 매쿼리대학의 안보·범죄 연구원인 카일리 무어-길버트가 쓴 '이란인들이 하니예 살해에 연루됐을 수 있을까' 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하니예 암살은 이란 정권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하니예 암살 과정에 억압적인 이란 체제에 불만을 품은 현지인의 조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어-길버트 교수는 호주 멜버른대 이슬람학 강사 시절인 2018년 9월 테헤란 공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2년 넘게 투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 붙잡혀 있던 이란인 3명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석방됐다. 그만큼 이란에 대해 해박하다는 뜻이다.


무어-길버트 교수가 포린폴리시에서 주장한 내용의 요지는 이렇다.


- 하니예가 드론 공격으로 살해됐고, 이 드론이 이란 국경 너머보다 탐지가 어려운 이란 내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있다.


- 이란은 자국의 은밀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오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정교한 러시아 S-300 방공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이유로 국경 밖에서 이를 뚫고 하니예 암살을 시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특히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문한 하니예가 경호를 받는 테헤란 시내의 숙소에서 살해됐다는 것은 이란 내부의 이란인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확실하다.


무어-길버트 교수는 그러면서 “하니예 암살이 입증하듯 이란의 잔혹한 권위주의는 이제 이란 국내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 2022년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끌려가 사망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를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이란 정부의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이들이 외국 세력과 결탁해 반정부 운동을 하도록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어-길버트 교수는 “많은 이란인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하고, 여성을 폭행하고, 인질들을 가자지구로 끌고 가는 것을 봤다”며 “이란 정권이 하마스의 주요 지지 세력으로 나선 것도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어-길버트 교수는 이로 인해 “이란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유대 국가(이스라엘)에 대한 깊은 사랑 때문이 아니라 이란 정부에 대한 대중의 혐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무어-길버트 교수의 주장처럼 하니예가 심야에 잠을 자던 방이 족집게처럼 정밀 타격을 받았다는 것은 이란 최고지도자 등 핵심 요인들의 동선, 체류 정보, 일정에 대한 기밀 정보도 외부의 첩보 활동에 유출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에서 이란 정부는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NYT 소속인 이란계 미국인 기자 파르나즈 파이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사건은 이란이 역내에서 권력을 행사하려는 시기에 이란의 안보 평판에 큰 타격을 준다”며 “이 때문에 이란 당국자들은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핏값 거론한 이란, 그럼에도 전면전 추구는 못할 듯]


그렇다면 이란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까?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전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혹한 징벌을 자초했다”면서 “이란 이슬람공화국 영토에서 벌어진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며 복수를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입장에서는 자국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귀빈이 수도 한복판에서 암살당하는 상황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봤기 때문에 당연히 이에 상응하는 수위의 복수를 통해 체면을 세워야 할 입장에 처해 있다.


이와 관련해 테헤란에서 활동 중인 분석가 아미르 호세인 바지리안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복수를 예고한 이란에 3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선택지는 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방안이다. 이란은 지난 4월에도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이 피격을 당했을 때 무장 드론과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수백기를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도 이후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남부 이스파한에 대해 재보복을 가한 바 있다.


두 번쨰 이란의 선택지는 소위 '대리 세력'(Proxies)을 활용한 간접적 보복이다. 이는 너무나도 뻔히 예상할 수 있는 보복 수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복안은 정작 이란은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직접 보복하겠다’는 큰소리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세 번째 선택지는 직·간접적 공격을 모두 동원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작전'이다. 이에 대해 바지리안은 “이란과 다른 저항의 축 구성원이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와 최대 항구도시 하이파 등을 공격할 수 있다”면서 “이스라엘에 상징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지리안은 그러면서 “만약 이스라엘의 하니예 암살이 국경 밖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명되면 이란도 간접적인 방식으로 보복할 것이며, 이스라엘의 암살이 자국 영토 내에서 실행된 것이라면 이란은 아마도 이스라엘 직접 공격을 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CNN의 분석은 바지리안의 예상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 CNN은 3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끄는 '저항의 축'의 핵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잇달아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이란이 당장 취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는 없다”면서, “중동 강국을 자처해 온 이란 정권의 입지가 이번 대응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CNN에 따르면 자국 안방에서 벌어진 이번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이란 정권과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는 '저항의 축'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그간의 명성에 치명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차원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일단 성명에서 "하니예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강력한 보복을 지시했지만, 불과 4개월 전인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 공습이라는 강수를 뒀던 이란 입장에서 당장 꺼내들 수 있는 보복의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발사했던 미사일의 99%가 이스라엘 방공망에 가로막히며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진 못했다.


CNN은 “이란이 앞서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됐을 당시에도 혹독한 보복을 천명했지만 실제로는 일부 미군 기지에 대한 제한된 타격에 그친 바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이번 하니예 암살에 대한 대응에서도 충분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중동 내 이란의 입지가 흔들릴 위험이 있으며, 대응이 너무 늦어지거나 수위가 약할 경우에도 이미 금이 간 혁명수비대의 명성을 복구하지 못할 수 있다고 CNN은 관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헤즈볼라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헤즈볼라 역시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오른팔인 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잃는 등 치명타를 맞으면서 이란의 보복 방안도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권력서열 1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는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란 지도부내에 분란도 일어날 수 있어서 이란 수도에서 일어난 하니예의 암살 사건이 오히려 이란 내부에 엄청난 혼란과 위기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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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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