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최고 경제학자’로 칭한 시진핑]
최근들어 중국 시진핑 주석의 오만과 독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중국경제가 최대의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전문가들의 조언을 아예 귀담아 들으려 하지도 않고 심지어 애써 올리는 충언도 거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경기 부양책도 전면 거부하면서 오직 자신의 뜻대로 중국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이 스스로를 ‘최고의 경제학자’로 치부하면서 강력한 경기부양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요구도 거부했다”면서 “날이 갈수록 시진핑 주석 주변의 분위기는 경직되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시진핑 집권 초기만 해도 최고 지도부가 국내외 경제학자들과 정기적으로 모임도 가졌으며 또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기적 모임은 아예 사라졌고 비공식 모임도 스스로를 나타내기 꺼려할 정도로 소극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중국 최고 지도부가 아예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최고지도부가 왜 이렇게 외부 전문가의 고견들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중국의 통치 스타일이 철저하게 하향식이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는 지도부간에 토론도 하면서 서로간의 의견교환을 당연시 했는데 요즘에는 오직 시진핑 주석의 하향적 메시지만 있을 뿐, 시진핑의 지시 외에 어떠한 반론이나 토론도 허용되지 않다보니 그러한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의 지시가 옳지 않다고 해서 반론을 제기할 수도 없다보니 아예 시진핑 주석의 방향과 다른 의견을 자신의 머릿속에 아예 담아 놓지도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그것이 속 편하게 자리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7조 달러 규모의 중국 경제를 이끄는데 있어 시진핑의 의견 외에는 다른 견해가 존재하지 않는다. 시진핑의 지시와 결이 다른 의견은 아예 존재해서도 안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소비자 중심 경제 거부한 시진핑]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시진핑 주석이 제시하는 중국 경제의 방향이 분명히 잘못됐다는 것이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경제를 위해 대규모의 부양이 있어야 하고 특히 소비심리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진핑의 생각은 다르다. 시진핑은 투자 주도 성장에서 벗어나 소비자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사실상 향후 중국 경제의 방향을 가름하는 3중전회에서 300개 이상의 조치들이 발표되었는데 핵심은 성장과 지출을 늘리기 위해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과 같은 혁신에 베팅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비롯한 경제학자와 외국 관리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더 나은 사회 안전망 없이는 지갑을 더 깊이 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 중국경제는 제대로 존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많은 경제학자들이 중국 경제의 균형을 투자에서 소비 지출로 전환하기 위한 종합적인 노력을 촉구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결국 소비자 중심 경제 대신 국가가 주도하는 투자 경제로 이끌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경제의 흐름도 민간 주도가 아닌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발전을 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경제전문가들의 의견과는 정반대의 노선을 택한 것이다.
[시진핑, 공산당 통제 강화 지시]
시진핑 주석이 이번에 강조한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는 점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시 주석은 당의 리더십과 국가 안보가 경제적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라고 말했다”면서 “시진핑은 불평등을 해소하는 질서 있는 경제에 대한 비전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정, 기업, 금융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또다시 공동부유 카드를 꺼내들면서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해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러한 공동부유 정책이 중국 경제를 후퇴시키고 역주행하는 데 있어서 주된 요인이었다는 점에서 결국 시진핑의 앞으로의 정책들이 중국을 벼랑끝으로 몰고 갈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시진핑은 3중전회를 마치면서 “국가안보가 중국 현대화를 이루는데 있어 중추적 토대가 된다”고도 했다. 실제 이번 3중전회에서 행한 시진핑의 연설에서도 ‘안보’라는 단어가 무려 41번이나 나온다. 이는 시진핑 3기의 정책 핵심은 ‘안보’라는 의미다.
이는 곧 시진핑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과학과 기술을 사용할 것이며, 이를 위해 중국 전 지역의 아주 기초단위까지 안보를 위한 법집행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점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당의 이해도를 높여 이 사상을 중국 경제의 중요한 뿌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이는 한마디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완전히 뒤엎으면서 경제 관리마저 완전히 정부 주도방식으로 끌고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시진핑의 1인 독재가 중국을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다!]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은 왜 중국경제를 성장시키는 핵심 키워드로 ‘안보’를 내세웠을까? 사실 ‘안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경제와는 별 관계가 없다. ‘안보’가 시진핑의 제1가는 핵심 단어가 된 것은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의 생존과 직결된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안정을 위해 ‘안보’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경제분야 역시 그러한 국가안보, 곧 공산당 안보에 비해 부수적 주제임을 보여준다.
이는 한마디로 지금 시진핑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중국 공산당의 안보를 꾀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경제는 얼마든지 희생해도 좋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말해 민간주도의 경제정책을 펼쳤다가 인민들의 힘이 강해지고 파워의 분산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민간 부문에 힘이 실리는 정책은 결코 수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RFA도 “시진핑 주석이 안보에 대해 그렇게 강조한다는 것은 사진핑 자신이 권력에 대한 확신이 그만큼 없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시진핑이 말하는 안보란 글로벌 안보와는 별개의 것으로 국민과 국가와도 전혀 관련 없으며 오로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과만 관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내 분위기가 어떻길래 시진핑은 이렇게 중국 공산당의 안위에 대해 이렇게 집착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RFA는 “시진핑 주석이 경제 운영과 사회불안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현실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시진핑의 통치는 엉망이며, 경제와 민생은 파탄났고 실업자는 속출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사회불안은 임계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시진핑에 의한 1인 독재가 중국을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다”고 질타했다.
[중국의 경제정책, 더 이상 기대할 필요가 없다!]
사실 시진핑 주석의 경제 무시, 안보 중시 정책은 이미 3선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부터 예상되어 왔다. 중국을 이끌어가는 상무위원회에 과거와는 달리 경제전문가를 아예 배치하지 않았다. 지난 2기때는 리커창 총리가 경제를 전담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 3기에서는 리창 총리를 내세웠는데 그는 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상무위원회에는 자신에게 충성스러운 자들로만 채웠다.
심지어 시진핑 주석은 특히 정부 자문기구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신뢰를 쌓아왔던 하버드 출신 류허(劉鶴)까지도 은퇴시켰다. 경제 및 재정 문제를 담당하는 부총리로서 류허는 중국 자본주의 개혁의 설계자라는 명성을 얻었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류허의 후임으로 허리펑이 임명되었지만 현재 그의 존재감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시 주석과 함께 연안 지방에서 일한 것으로 잘 알려진 허리펑은 정책 신념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심지어 한 리서치 회사의 한 경제학자는 시 주석이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지, 무엇이 그의 경제 사고를 이끄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만큼 허리펑의 존재감도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영향력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 경제의 미래는 암담하다. 그리고 중국 경제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 분석도 사실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가는 길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중국 당국은 경제에 관한 부정적 데이터들을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할 것이며 또다른 통계 조작들을 일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중국의 관영언론은 시진핑을 덩샤오핑과 견줄만한 경제개혁가라고 선전한다. 그런 시진핑이 1000억 달러 규모의 과외시장을 완전히 붕괴시켰으며, 2021년 잘나가는 빅테크 기업들의 기업공개를 무산시키면서 중국 경제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이젠 중국에서 시진핑의 지도 노선에 대해 감히 어느 누구도 토를 달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이상의 어느 것도 기대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해 호주국립대학교 대만 연구 프로그램의 정치학자인 웬티 성은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이제 시진핑 연설 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면서 “시진핑은 구체적인 정책은 말하지 않을 것이고 그저 두루뭉술한 말들의 성찬만 늘어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 앞으로 어떠한 경제전문가들도 중국 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분석하고 또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통상적이고도 아주 기본적인 경제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정책들을 시진핑이 구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진핑의 독재는 중국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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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hytimes.kr/news/view.php?idx=19605-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