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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유럽 뒤흔든 中 스파이, “의회 휘젓고 다녔다!” - 유럽서 활개친 中스파이, 정치인 매수해 분열작전 - 강력히 반발하는 중국, “근거없는 과대망상” - 중국 스파이, 유럽 정치인 매수해 서방 분열 작전
  • 기사등록 2024-04-24 11: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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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활개친 中스파이, 정치인 매수해 분열작전]


유럽 전역에서 중국 스파이들이 활개를 치면서 유럽 각국이 비상이 걸렸다. 독일 연방검찰이 중국에 군사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자국인 3명을 체포했으며, 영국 검찰은 전직 의회 연구관을 간첩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영국 검찰이 이날 국가에 해로운 정보를 중국에 제공한 혐의로 전직 의회 연구관인 크리스토퍼 캐시(29)와 크리스토퍼 베리(32) 등 2명을 기소했다”면서 “이들은 지난해 3월 체포되기 직전까지 적에게 직간접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 정보를 획득·수집·기록·전달하는 등 국가의 안보와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캐시는 보수당의 얼리샤 컨스 하원 외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연구관으로 일하는 동안 간첩 행위를 저질렀고, 톰 투겐트하트 내무부 안보담당 부장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한 BBC는 “독일 연방검찰도 22일(현지시간) 군함에 쓸 수 있는 고성능 엔진에 관한 비밀정보 등 방위 산업 기술을 중국에 건넨 간첩 혐의로 독일 국적자 3명을 드레스덴의 주거지에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주요 용의자인 토마스 R은 중국 국가안전부(MSS)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 세 명은 전투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엔진 설계 등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여 중국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 용의자 세 명은 유럽연합의 '이중 용도' 규정에 따라 금지된 레이저를 중국으로 수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중 용도 규정은 군사 및 민간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을 특정 국가로 보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올라프 숄츠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하여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러시아 지원 등의 문제를 제기한 지 일주일 만에 체포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또한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일의 군사 지원을 방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의심되는 두 명의 스파이가 체포된 지 며칠 후에 일어났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독일과 러시아 이중 국적자로 알려진 두 사람은 러시아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구금되었다.


특히 중국 출신 독일 국적자인 토마스 R은 독일대안당(AfD) 소속 유럽의회 의원 막시밀리안 크라(47)의 보좌관으로 근무하며 올해 1월 유럽의회 협상·결정 관련 정보를 중국 측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보기관을 대신해 독일 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그가 크라의 보좌관으로 일하기 시작한 2019년 이전부터 스파이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한다.


독일 검찰은 이렇게 22일 하루에만 지안 G를 포함해 중국 스파이 4명을 체포했다. 그런데 유럽의회 의원 보좌관의 중국 스파이 활동이 적발됨에 따라 오는 6월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는 물론 중국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번에 문제가 된 크라 의원이 당내에서 친중 노선을 주장해온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는 극우 성향 잡지와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국의 속국 아닌 독립적 주체가 되려면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위해 애써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크라 의원은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AfD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선도후보(슈피첸칸디다트)로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그는 친 러시아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선전세력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기도 하다. 이 수사는 벨기에 검찰이 맡고 있는데,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매체 '보이스 오브 유럽' 등 러시아 선전선동 세력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수사중이다.


[강력히 반발하는 중국, “근거없는 과대망상”]


유럽에서의 잇따른 중국간첩설에 대해 중국 당국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독일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보낸 항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중국의 이미지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훼손하고 중국을 모욕하는 간첩활동 주장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독일 정부는 간첩사건을 이용해서 중국을 폄훼하는 행동을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실제로 여러분도 똑똑히 봤듯이 최근 한동안 이른바 '중국 간첩 위협론'은 유럽 공론장에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최근 중국과 유럽의 고위급 상호 작용을 전후해 새로운 대대적인 과장 선전(炒作)이 나오곤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대대적인 선전의 의도는 명백한데 바로 중국을 먹칠, 탄압하고 중국-유럽의 협력 분위기를 깨려는 것”이라며 “중국은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의 원칙 위에서 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국과 협력을 전개하고 (상대방의) 법규를 지키면서 협력을 추진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스파이, 유럽 정치인 매수해 서방 분열 작전]


그런데 중국 스파이들의 해외 첩보활동에 대한 소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도 중국 스파이들이 영국의 정치인들에게 접근해 기밀을 빼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고, 지난해 12월 16일에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스파이들이 벨기에의 한 극우 정치인을 3년 넘게 정보 자산으로 이용하면서 서방 분열 작전을 시도했다”면서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MSS) 소속 대니얼 우는 각종 중국 관련 문제에 대한 유럽 내 논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전 벨기에 상원의원인 프랑크 크레이엘만(Frank Creyelman)을 공작원으로 활용했다”고 보도해 충격을 준바 있다.


FT에 따르면, 크레이엘만은 1999∼2007년 벨기에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고, 현재는 북부 플랑드르 의회 명예 의원이다. 그는 극우 정당 '플람스 벨랑(Vlaams Belang·플랑드르의 이익) 소속이었으나 이날 이번 의혹에 따라 제명됐다.


FT는 이어 “실제로 대니얼 우는 중국의 홍콩 민주주의 탄압에서부터 신장 위구르족 박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려 했다”면서 “2022년 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대니얼 우는 크레이엘만에게 두 명의 우파 유럽의회 의원이 미국과 영국이 유럽 에너지 안보를 약화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도록 설득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FT는 이어 “대니얼 우는 2021년 또 다른 문자 메시지에서 중국의 위구르족 구금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준 독일 연구자 아드리안 첸츠를 공격하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FT는 “중국 정보당국이 어떻게 전 세계에서 자국에 유리하게 정치적 논의를 조종하려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이어 “중국 스파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의 국가들에서 중국에게 유리한 정책 형성을 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 깊숙이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면서 “중국 스파이들은 미국의 선거에도 깊이 개입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국가안전부에 관한 책 '스파이들과 거짓말들(Spies and Lies)'의 저자 알렉스 조스케(Alex Joske)는 “중국 국가안전부는 수십 년 동안 중국에 관한 정책과 국제적 담론을 형성하려 해왔다”면서 “학자, 정책입안자, 기업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을 고용하고 조종하는 것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국 의회내 중국 스파이 사건은 영국 내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가디언은 “중국이 웨스트민스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영국인을 요원으로 채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중국의 영국에 대한 정보 수집이 크게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면서 “중국의 스파이 활동은 한때 지적 재산의 해킹과 도용에 집중되었지만, 최근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 위장 요원을 활용하는 인적 첩보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스파이, 이미 전 세계에 뻗어 있어]


중국 당국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 스파이들이 이미 세계 도처에서 암약했음이 드러난 터라 중국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3월 8일에는 뉴욕타임스(NYT)가 미 연방수사국(FBI)이 중국의 산업스파이들을 어떻게 잡는지 상세하게 설명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Why Times도 “FBI의 은밀한 작전, 중국 스파이를 체포하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966회)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국의 스파이 활동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중국 스파이 관련 소식은 수시로 언론 지면을 장식한다. 당연히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 특히 사회 지도자급들까지도 중국에 정보를 넘겨주는 일들까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NYT도 지적했지만, 흥미로운 것은 중국에 가서 환대를 받고 나면, 해당 학자나 엔지니어는 처음엔 의도하지 않았던 정보까지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내에서 친중적 행태를 보인 지도자급 인사들이 많았던 것도 다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벨기에와 독일, 그리고 영국에서 일어나는 스파이 소동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도 주위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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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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