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훈 whytimes.pen@gmail.com
진압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선 바가요코 시장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외곽도시 생드니의 발리 바가요코 시장이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고교생 시위 현장에서 경찰 진압을 직접 저지하며 일점집중의 인물로 떠올랐다.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고교생들의 항의 집회가 약 한 달 동안 이어진 가운데, 파리 외곽 도시 생드니의 발리 바가요코 시장이 시위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떠오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단정한 차림을 한 바가요코 시장이 유혈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두 팔을 넓게 벌려 어린 학생들을 감싸 안은 채 방패와 봉을 들고 진격하는 경찰을 향해 "멈춰, 물러서"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미디어와 인터넷을 거쳐 빠르게 전파됐다.
이 장면은 영화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이 폭주하는 열차를 신체로 막아서는 장면과 비교되며 인터넷 유행물로 제작됐고, 이로 인해 그에게는 '북부 스파이더맨'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반면 우파 정치권에서는 바가요코 시장이 집회 현장에 직접 찾아가 유소년들을 부추기고 있다며, 대선 정국을 앞두고 좌파 진영이 집단행동을 의도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는 중이다.
바가요코 시장은 좌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정치인으로, 아프리카 말리 출신 이민자 가문의 8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나 파리 외곽의 임대주택 단지에서 성장했다. 그가 관할하는 인구 15만 명의 생드니는 역사적 성당과 대형 경기장을 갖춘 곳이지만, 높은 빈곤율과 범죄율로 인해 이번 학내 불만 집회의 발원지로 꼽힌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의 발표에 의하면 해당 지역 고등학교의 3분의 2가 교사 충원율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위 초기 단계부터 교문 봉쇄 현장을 찾았던 바가요코 시장은 교육 여건 신장을 주장하는 청소년들을 두둔하며 공권력의 과도한 집행을 꾸준히 비판해 왔다. 대규모 집회가 열린 날에는 "그저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젊은이들에게 과도한 공권력이 행사됐다"고 엄벌을 촉구했으며,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학생을 언급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와 보수 세력은 바가요코 시장과 소속 정당을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바가요코 시장이 현장에서 "폭력이 어느 순간에는 정당할 수 있다"면서도 "피할 수 있다면 언제나 피하는 게 낫다"고 발언한 점이 화근이 됐다. 파트리스 포르 파리경찰청장은 불법 행위 교사 혐의로 그를 사법 기관에 고발했으며, 강경 보수 성향 인사들은 그의 공직 박탈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바가요코 시장은 취재진과의 인터뷰나 성명을 통해 발언의 전체 문맥이 잘려 나간 채 자의적으로 왜곡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프랑스 행정부는 집회 과열의 배후로 LFI를 지목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집회 참여자들이 "정치세력에 악용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 역시 특정 정치 세력이 선거 판세에서 이득을 챙기기 위해 학생들을 수단으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