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미국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전파되면서 인플레이션 재발에 대한 경고음이 한층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4일 공개한 10월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이 현지 물가를 강하게 밀어 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동하는 상황이다. 중앙은행 산하 모든 지역 연방준비은행 조사에서 유가 급증에 따른 여파가 관측됐으며, 운송 현장에서는 높아진 경유 수치와 유류할증료 부담이 상류 생산 단계부터 하류 유통망까지 폭넓게 전이되는 양상이다.
현지 유류 유통 시장에서 경유 평균 소매가는 지난달 갤런당 6.50달러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을 벌여 러시아산 경유 물량을 들여오기로 도장을 찍는 등 시장 안정을 도모했으나, 이미 껑충 뛴 에너지 비용이 가져온 경제적 충격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국 12개 연방준비은행 구역 가운데 3개 구역에서 물가가 매우 가파르게 치솟았고, 8개 구역은 무난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1개 구역만 미미하게 오르는 데 그쳤다. 완만한 오름세를 기록한 8곳 중 3곳 역시 실상 제조·유통 업체들이 체감하는 원가 상승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거나 한층 거세진 상황이다. 연준 측은 보고서를 통해 "여러 지역의 기업 관계자들은 다른 원자재 가격과 관세, 보험료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라고 밝히며 복합적인 비용 인상 요인을 짚었다.
다만 시장의 비용 상승분이 소비자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가계의 가격 저항성이 거세지면서 각 기업이 수반된 원가 인상분을 판매가에 온전히 얹지 못하고 자체 흡수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일자리 시장은 대체로 정체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 상용화가 고용 지형을 뒤흔드는 신호도 포착됐다. 5개 지역의 일부 기업들은 AI 설비투자로 생산성이 올라가자 기존 인력을 줄이거나 신규 채용을 연기했으며, 향후 고용 창출 규모 역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는 이달 5일까지 집계된 각 지역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금리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자료로 쓰인다. 이 날 함께 공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뛰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함에 따라, 금리선물시장은 이번 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약 35%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