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국 whytimes.pen@gmail.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유럽연합이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경유 수입 유예 조치를 두고 전쟁 자금 지원이라며 반발하자,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이 구매해 간 천문학적 규모의 에너지 거래 내역을 직접 공개하며 거세게 맞받아쳤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12일 현지 방송 매체 인터뷰를 통해 2022년부터 현재까지 유럽연합 회원국에 수출된 석유와 천연가스 등 탄화수소 자원의 총액이 약 3천207억 달러(한화 약 430조 원)에 이른다고 공식 집계 수치를 제시했다. 노박 부총리는 수많은 제재 조치 속에서도 면책이나 예외가 허용된 특정 구역을 중심으로 에너지 공급 조처가 지속되어 왔음을 강조하면서, 금년 들어서만 약 213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에너지가 유럽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짚었다. 노박 부총리는 "제제와 관련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외가 인정된 특정 분야에 대해 에너지 자원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고 밝히며 유럽 국가들의 모순된 행태를 직격했다.
러시아 고위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은 2022년 2월 한반도 건너편에서 교전이 개시된 이래 서방의 가혹한 봉쇄망 속에서도 프랑스 등 일부 европей 국가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중단하지 않는 현실을 겨냥한 조처다. 지정학적 한계로 제재 면책권을 획득한 슬로바키아나 헝가리 같은 내륙국들 역시 육상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러시아산 원유를 지속 수용하고 있다. 게다가 제3국인 인도나 튀르키예, 중국 등을 거쳐 재정제된 뒤 유럽 대륙으로 간접 유입되는 우회 물량까지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에너지 의존도와 실제 거래 대금은 공식 수치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갈등은 지난 9일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산 경유에 부과되던 제재 조치를 한시적으로 풀어주겠다고 공표하면서 시작됐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다음 날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제재 중단은 러시아에 전쟁을 수행할 수입을 더 벌어준다"고 규탄했으며, "지금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완화할 때가 아니며, 유럽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칼라스 대표는 이어 룩셈부르크 외교장관 회의 현장에서도 신규 제재안 마련을 촉구하며 미국 측 결정에 불만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유럽 측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러시아 측 주장과 궤를 같이하며 유럽연합의 이중적인 태도를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 자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유럽연합(EU)은 에너지값으로 러시아에 2천500억 달러를 지불했고, 가짜뉴스 언론은 이 이야기에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고 적시하며, 동맹국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서방 언론의 편향성을 함께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