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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단독] 시진핑, 결국 이란 손 놓았나? 테헤란 국영방송서 터진 ‘中 지원중단’ 이란 국영방송에서 터진 뜻밖의 고백 2026-10-05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이란 국영방송에서 터진 뜻밖의 고백]


이란이 가장 절박한 순간, 믿었던 중국이 한발 물러서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이란에 대한 정보·군사지원을 중단하라고 압박한 지 열흘 만에, 이란 국영방송에서 중국이 위성영상 지원을 끊었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정상회담 직후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가 “중국이 우리 말을 들었다. 일부를 거둬들였다”고 밝힌 것과 절묘하게 맞물린다. 여기에 중국 측이 이란에 “미국과의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취지의 메시지까지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테헤란이 믿어왔던 ‘중국 카드’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과 미국 워싱턴 D.C.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이란 전문 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은 5일, “이란 국영방송 IRIB 뉴스채널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는 메흐디 하라티안(Mehdi Kharatian)은 지난 4일 방송에서 중국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과정에서 이란에 정보지원을 제공했으며, 여기에는 위성영상도 포함됐다고 주장하는 뜻밖의 폭로가 터져 나왔다”면서 “그런데 더 중요한 말은 그 다음에 나왔는데, 하라티안에 따르면 이 같은 협력이 언론을 통해 드러난 뒤 중국은 위성영상 지원을 중단했고, 방송에서는 중국 측이 이란에 사실상 ‘미국과의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물론, 중국 정부가 위성정보 제공이나 중단을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이 발언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가 있다. 불과 열흘 전 워싱턴에서 정확히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이야기가 이미 나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 말을 들었다”…열흘 전 퍼듀의 의미심장한 한마디]


9월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이란 문제를 직접 꺼냈다.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는 다음 날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 이란에 대한 직·간접 지원은 정보든 부품이든 군사장비든 전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수주 전부터 전달해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이를 다시 분명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더욱 의미심장한 말, 곧 “그들이 우리 말을 들었다는 증거를 봤다. 그들은 일부를 거둬들였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열흘 뒤 이란 국영방송에서 “중국이 위성영상 지원을 중단했다”는 주장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미국 측에서는 “일부를 거둬들였다”고 했고, 이란 측에서는 “위성영상 지원이 끊겼다”고 했다. 두 발언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시점과 방향이 놀랍도록 맞아떨어진다. 만약 두 이야기가 같은 조치를 가리키는 것이라면, 트럼프가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에게 가한 압박의 구체적인 결과가 열흘 만에 이란 내부에서 드러난 셈이다.


[중국의 ‘우주의 눈’은 이란에 얼마나 중요했나?]


중국 위성기술이 이란의 군사작전에 활용됐다는 의혹은 이번 방송에서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4월 유출된 이란 군사문서를 토대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이 중국 업체 Earth Eye가 제작한 TEE-01B 지구관측위성을 비밀리에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히 중국에서 몇 장의 위성사진을 사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중국산 고해상도 위성과 관제 인프라를 활용해 중동의 미군 움직임을 들여다볼 수 있는 ‘우주의 눈’을 확보했다는 의미였다.


TEE-01B가 실제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를 보면, 미국이 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를 알 수 있다. FT가 입수한 좌표와 위성사진, 궤도정보를 분석한 결과 TEE-01B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를 비롯해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바레인의 미군 시설, 이라크 에르빌 등 미국과 관련된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부 촬영 시점은 이란이 해당 지역을 공격하거나 공격을 주장한 시기와 겹쳤다.


[그리고 7월 17일, 미군 3명이 죽었다]


사안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은 지난 7월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이 7월 17일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를 공격하기 전후 중국 측 주체들로부터 해당 기지의 고해상도 위성영상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미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직접 영상을 제공했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중국 측 주체들이 제공했다는 것이 미국 측 판단이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사안의 차원이 달라진 것은 분명했다. 중국계 상업위성의 영상이 단순한 정보수집을 넘어 미군을 겨냥한 공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사용됐고, 실제 미군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면 더 이상 일반적인 상업거래로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위성은 미 항모까지 쫓고 있었다]


미국이 우려한 것은 육상기지만이 아니었다. 악시오스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중국 상업위성에서 확보한 고해상도 영상을 이용해 중동의 미군기지는 물론 걸프만과 아라비아해의 미국 항공모함과 해군 함정까지 추적했다. 미군은 이 사실을 파악한 뒤 이란이 함정 위치를 찾아내기 어렵도록 작전 절차까지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목은 하라티안이 이란 방송에서 위성영상과 미국 함정 표적화를 함께 언급했다는 보도와도 맞물린다. 결국 미국이 시진핑에게 요구한 것은 단순히 “이란을 돕지 말라”는 외교적 수사가 아니었다. 중국의 기술과 정보가 미군을 직접 겨냥하는 상황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였던 것이다.


[정상회담 직전까지 중국의 이란 지원은 계속됐다]


더구나 위성정보는 중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협력 의혹 가운데 일부에 불과했다. WSJ은 “미·중 정상회담 직전 중국이 이란의 군사역량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중국 업체들은 드론과 탄도미사일 생산에 필요한 이중용도 전자부품과 GPS 장비, 엔진 및 화학물질 등을 이란에 공급해온 것으로 미국 측은 판단했다”고 짚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기도 하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수출과 금융망을 차단하더라도 중국이라는 거대한 출구가 남아 있는 한 이란을 완전히 고립시키기는 어렵다. 그래서 트럼프에게 중국 문제는 이란 압박전략의 마지막 퍼즐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 문제를 시진핑과 마주 앉은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직접 꺼낸 것이다.


[그런데 베이징은 왜 물러섰을까?]


여기서 중국의 계산법을 볼 필요가 있다. 중국에 이란은 분명 중요한 나라다.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를 확보할 수 있고 미국의 전략적 역량을 중동에 묶어두는 지정학적 지렛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란의 가치가 미·중 관계 전체보다 클 수는 없다. 특히 중국계 위성정보가 미군 사망과 연결되는 순간 베이징이 감수해야 할 비용은 완전히 달라진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확대되고 금융기관과 첨단기술 기업으로 불똥이 튄다면 값싼 이란산 원유를 확보해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그래서 “미국과의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메시지가 실제 베이징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의미는 상당히 무겁다.


[하필 지금…이란은 가장 약해져 있다]


중국의 거리두기 신호가 더욱 뼈아픈 이유는 지금 이란이 전쟁 이후 가장 어려운 순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수출과 금융망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고 해상봉쇄까지 가동하고 있다. 이란 경제를 외부세계에서 분리하려는 압박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0월 4일 이란 리알화는 공개시장에서 달러당 약 272만 리알까지 밀리며 또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경제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군사적 압박 역시 끝나지 않았다. 미국은 추가 항모전단과 병력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쉬운 길이냐 어려운 길이냐”라는 선택을 거론하며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마저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원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면, 테헤란이 맞닥뜨린 문제는 단순한 경제고립을 넘어선다. 전략적 고립이다.


[중국은 이란을 버린 것인가?]


아직 그렇게 단정하기는 이르다. 중국은 앞으로도 이란산 원유를 필요로 할 것이고, 중동에서 이란이 가진 지정학적 가치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시하기 어려운 세 장면이 있다. 9월 24일 트럼프는 시진핑에게 “이란에 대한 정보·부품·군사장비 지원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 날 퍼듀 대사는 “중국이 미국의 경고에 반응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그들이 일부를 거둬들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열흘 뒤 이란에서는 “중국이 위성영상 지원을 중단했다”는 말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아직 마지막 연결고리 하나가 확인되지 않았을 뿐이다.


[Why Times Insight | 중국은 이란을 위해 미국과 싸우지 않는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중국이 이란을 버렸는가’가 아니다. 중국이 이란 지원의 가격을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는가가 핵심이다. 베이징에게 이란은 전략적 자산이다. 값싼 원유를 공급하고 미국의 힘을 중동에 묶어둘 때는 가치가 있다. 미국의 대중동 정책을 흔들 수 있는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지원 때문에 미군이 죽고, 미국 항모가 중국 위성에 노출되고,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이 제재받으며, 미·중 관계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계산서는 완전히 달라진다.


따라서 중국이 실제 위성정보 지원을 줄였다면 이는 “이란은 필요하지만, 이란을 위해 미국과 싸우지는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지금 테헤란에는 가장 두려운 신호다.


미국은 바다를 조이고 있다. 원유수출과 금융망을 차단하고 군사력까지 중동으로 증강하고 있다. 그런 순간 마지막 전략적 후원자로 믿어온 중국마저 “미국과 먼저 해결하라”며 한발 물러선다면, 이란은 경제적 고립에 이어 전략정보의 고립까지 걱정해야 한다. 


아직 세 장면을 하나의 명령과 이행으로 연결할 결정적인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세 장면이 가리키는 방향은 선명하다. 이란이 가장 절박한 순간, 중국은 테헤란과 함께 미국에 맞서는 대신 자신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이란이 믿어왔던 ‘중국 카드’의 냉혹한 한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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