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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중국의 오만한 착각 깨졌다”…美 부품 막히자 멈춰선 ‘국산’ C919 생산 美, C919의 가장 아픈 곳을 정확하게 눌렀다 2026-10-05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美, C919의 가장 아픈 곳을 정확하게 눌렀다]


중국이 보잉과 에어버스의 대항마로 내세운 ‘국산 여객기’ C919의 가장 아픈 약점이 다시 드러났다. 미국이 중국행 민간 항공기 부품의 수출허가 속도를 늦추고 중국 국영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의 부품 비축까지 어렵게 만들면서 이미 목표에 크게 못 미치던 C919 양산 일정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부품 부족이 아니다. 중국이 완제품을 설계·조립하는 능력과 엔진·항전·유압 등 핵심 기술과 공급망을 독자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을 사실상 같은 것으로 간주했던 ‘항공자립의 착각’이 미국의 압박 한 번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데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으로 향하는 민간 항공기 부품의 수출허가 처리를 늦추고 있다”면서 “목적은 분명하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특히 미국이 노리는 것은 중국 국영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의 부품 비축으로, 미국은 COMAC이 향후 규제에 대비해 부품을 미리 쌓아두지 못하도록 허가를 제한하고 있으며, 항공기용 유압유와 착륙장치 등도 압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맞서 미국이 자신이 우위를 가진 민간항공 공급망을 중국의 급소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튿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조치가 C919 생산에 또 하나의 심각한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C919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가운데 상당수는 단기간에 다른 공급업체 제품으로 교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미국은 C919를 직접 제재하지 않고도 부품이 흘러가는 수도꼭지의 양만 조절해 중국이 가장 자랑해 온 ‘항공굴기’를 압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왜 ‘중국산 여객기’를 미국이 흔들 수 있나?]


바로 이 지점에서 C919의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C919는 중국이 개발했고 상하이에서 최종 조립한다. 2023년에는 상업운항에도 성공했다. 따라서 중국이 대형 민항기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능력을 확보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비행기의 내부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장 중요한 심장인 LEAP-1C 엔진은 미국 GE 에어로스페이스와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회사 CFM 인터내셔널이 공급한다. 엔진뿐만 아니라 항전장비와 비행제어, 유압 등 주요 시스템에도 미국과 서방 기업의 기술과 제품이 깊숙이 들어가 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에도 중국이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자 COMAC에 공급되는 제트엔진 관련 기술 등 일부 핵심기술의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미 상무부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대중 수출을 재검토하면서 일부 기존 허가를 중단하거나 추가 허가요건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당시 로이터는 중국이 아직 적합한 자체 여객기 엔진을 확보하지 못해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지적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와 ‘차이나 테크놀로지’는 달랐다]


여기에 중국이 C919를 둘러싸고 범한 가장 큰 착각이 있다. 중국에서 비행기를 최종 조립할 수 있다는 것과 중국 기술만으로 그 비행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중국 제조업은 오랫동안 해외 기술과 설비를 도입한 뒤 거대한 내수시장과 대량생산을 이용해 기술격차를 좁히고 점차 국산화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등에서는 이 전략이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민간항공은 다르다.


비행기는 부품의 구조를 파악하고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낸다고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특히 엔진은 추력과 연비가 나온다고 곧바로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는 여객기에 장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천~수만 시간의 시험과 내구성 검증, 감항인증, 정비체계 구축, 부품 수명관리, 품질관리, 실제 운항을 통한 신뢰성 축적이 뒤따라야 한다. ‘만들 수 있다’와 ‘수십 년 동안 안전하게 날릴 수 있다’ 사이에 거대한 기술의 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이 C919를 개발하면서 과소평가했던 부분이다.


[1000대 넘게 주문받았는데…지난해 고작 15대]


중국 항공굴기의 야심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생산량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SCMP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C919는 지난해 생산 지연을 겪으면서 실제 인도량이 15대에 그쳤다. 중국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쌓인 방대한 주문을 감안하면 생산능력이 아직 주문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생산 부진을 미국의 이번 수출규제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이 수출허가 처리를 늦추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주간의 일이다. 그러나 C919의 생산 차질은 그 이전부터 계속되고 있었다. 미국이 C919의 약점을 만든 것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던 중국 항공산업의 생산·공급망 취약점을 정확하게 찾아내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항공산업의 진짜 경쟁력은 첫 비행에 성공했느냐가 아니라 똑같은 품질의 비행기를 매달 수십 대씩 안정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서 판가름 난다. 이 점에서 COMAC와 보잉·에어버스 사이에는 아직 상당한 격차가 있다.


[보잉·에어버스 잡겠다더니…세계시장이라는 더 높은 벽]


C919의 또 다른 문제는 생산량만이 아니다. 중국이 처음부터 C919를 개발한 이유는 중국 국내선만 장악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세계 민항기 시장을 양분하는 보잉과 에어버스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세계시장에 진입하려면 중국의 인증만으로는 부족하다.


로이터는 “지난해 COMAC가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C919 인증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럽 인증 절차에 최대 6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COMAC은 2029년까지 C919 연간 생산량을 200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에어버스의 당시 생산량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물론 나이지리아 등 일부 국가가 C919 인증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서방 규제기관의 인증 부재는 여전히 세계시장 확대의 장애물이다. 로이터는 지난해 9월 나이지리아의 인증 검토를 보도하면서도 서방 규제기관의 인증이 아직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국 중국은 ‘비행기를 만드는 것’과 ‘세계가 믿고 사는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라는 두 번째 벽과도 싸워야 한다.


[중국산 엔진 자체 제조?…바로 여기에 가장 높은 벽이 있다]


물론 베이징 역시 이런 약점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자체 개발 항공엔진을 비롯해 C919에 들어가는 서방산 부품을 중국산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국산화 속도는 오히려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설사 개발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수만 번의 이착륙을 견딜 내구성과 고장률, 정비주기, 부품 수명, 극한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검증하고 상업운항을 통해 신뢰성을 쌓아야 한다. 더구나 엔진 하나를 국산화한다고 C919 전체가 국산화되는 것도 아니다. 항전·통신·항법·비행제어·유압·소재 등 수많은 시스템을 동시에 대체하고 인증해야 한다. 중국이 지금 맞닥뜨린 것은 특정 부품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보잉과 에어버스, GE와 사프란을 중심으로 세계 민항산업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올린 ‘기술 생태계의 벽’이다.


[Why Times Insight | 중국이 착각한 것은 ‘비행기’가 아니라 ‘기술 생태계’였다]


C919 사태를 단순히 미·중 무역전쟁의 또 하나의 사건으로만 보면 핵심을 놓치게 된다. 중국은 C919를 실제로 개발했고 생산했으며 상업운항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중국이 과대평가했던 것이 하나 있다. 비행기를 설계하고 최종 조립하는 능력을 확보하면 머지않아 엔진부터 항전·비행제어·유압·소재까지 모두 중국산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민항기는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다. 수많은 부품과 소프트웨어, 소재와 엔진을 결합한 뒤 감항인증과 정비망, 품질관리, 그리고 수십 년간 축적되는 운항 신뢰성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거대한 기술 생태계다. 중국이 지금 부딪힌 벽은 바로 이 ‘생태계의 벽’이다. 더욱 뼈아픈 것은 C919가 중국이 가장 자랑해 온 ‘기술 자립’의 상징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미국은 C919를 직접 금수하지 않고도 부품 수출허가의 속도를 조절하고 COMAC가 부품을 미리 쌓아두는 것까지 어렵게 만드는 방식으로 중국의 생산계획에 불확실성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미국이 C919의 위기를 만든 것이 아니다. 이미 드러나 있던 중국 항공산업의 기술·생산·공급망 약점을 미국이 정확하게 찾아내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중국도 결국 상당수 핵심기술을 국산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진짜 질문은 단순히 “중국이 비행기를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서방의 핵심 기술과 부품 없이도 중국은 같은 비행기를 매달 수십 대씩 생산하고, 수십 년 동안 안전하게 운항하며, 세계 항공사들이 믿고 구매하는 독자적인 항공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가?”


현재까지 드러난 현실만 놓고 보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NO!’이다. 바로 이것이 C919가 드러낸 중국 ‘항공굴기’의 가장 뼈아픈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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