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동서 베를린 분단 시절 검문소 체크포인트 찰리 [AP=연합뉴스]
독일 통일 36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동서독 지역 간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독일 일간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가 연방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옛 동독 지역 5개 주와 베를린의 가구당 연평균 가처분 소득은 4만2천259유로(약 6천415만 원)로 집계됐다. 이는 옛 서독 지역의 연평균 소득인 4만9천506유로(약 7천515만 원)와 비교해 7천247유로(약 1천100만 원) 가량 적은 금액이다. 이러한 동서 간 소득 불균형은 2023년 6천979유로에서 이듬해 7천80유로로 늘어난 데 이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역별 양극화도 두드러져, 최고 소득 지역인 옛 서독의 바이에른주(5만3천67유로)와 최저 소득 지역인 옛 동독의 작센안할트주(3만8천284유로) 사이의 격차는 1만4천783유로(약 2천244만 원)에 달했다.
경제적 격차는 근로 임금뿐 아니라 자산의 이전과 세습 과정에서 더욱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방통계청 집계 결과 지난해 이뤄진 상속 및 증여 자산 전체의 95%가 옛 서독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 비중을 적용해 환산하면 서독 지역의 1인당 자산 이전액은 2천100유로(약 319만 원)를 넘어 동독 지역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부동산 임대 소득과 금융 자본 소득의 격차가 합쳐지면서 동서독 간 자산 형성의 불균형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적 낙후감과 소외 분위기는 옛 동독 지역 내 포퓰리즘 및 극단주의 정치 세력이 확산하는 토대로 작동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치러진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은 득표율 43.8%를 기록하며 창당 후 최고 성적을 거두고 중도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CDU·17.2%)을 제치고 제1당에 올랐다. 이에 대해 좌파 포퓰리즘 정당 '사회적 정의와 경제적 합리성을 위한 동맹(BSW)'의 토마스 슐체 작센안할트 주의회 원내대표는 "CDU가 24년간 주정부를 이끈 결과 작센안할트주는 빈민 지역이 됐다"고 주장하며 기존 정치권을 비판했다.
이날 브레멘에서 열린 통일 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정치적 급진화와 사회적 분열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이 바이마르 공화국과 닮아갈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민주적 절차에 대한 폄훼, 대중의 급진화, 타협에 대한 비난, 이 모든 것을 경고로 삼아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어 "파괴의 욕망을 드러내며 타인을 조롱하고 위협하는 극단주의 세력의 참을 수 없는 정치적 선동은 오늘날 자유와 민주주의뿐 아니라 우리의 통합도 위협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동서 간의 불평등을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는 극단주의 세력을 경계했다. 독일은 1990년 10월 3일 동독 지역이 연방공화국에 편입된 날을 기념하여 매년 16개 연방주가 순번제로 통일 기념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