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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요구, 일주일 만에 묵살됐다”…美 F-16V 대만 도착, 107㎞ 앞엔 미사일 전개 시진핑이 떠난 지 8일…F-16V가 대만에 내려앉았다 2026-10-0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시진핑이 떠난 지 8일…F-16V가 대만에 내려앉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백악관에서 대만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 지 불과 8일 만에 중국이 가장 보고 싶지 않았을 장면이 펼쳐졌다. 미국산 최신 F-16V 블록70 전투기 첫 2대가 2일 대만 동부 타이둥에 착륙했고, 17일 뒤에는 대만에서 약 110㎞ 떨어진 일본 요나구니를 포함한 일본 각지에서 미·일 대규모 공동통합훈련 ‘킨 소드 27’이 시작된다. 여기에 오키나와에서는 일본 중앙정부가 지원한 후보가 12년 만에 지사직을 되찾으면서 도쿄의 서남도서 방위력 강화에도 이전보다 유리한 정치환경이 조성됐다. 정상회담장에서 시진핑이 대만 문제를 압박했지만, 회담 뒤 실제 군사현장은 중국이 원했던 방향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보고 싶지 않았을 장면이 2일 대만 동부에서 펼쳐졌다”면서 “미국에서 출발해 하와이와 괌을 거친 F-16V 블록70 전투기 2대가 타이둥 즈항 공군기지 활주로에 착륙했는데, 이는 대만이 2019년 미국에 주문한 신조 F-16V 66대 가운데 첫 인도분으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미국에 감사를 표했고, 구리슝 국방부장은 연말까지 추가 기체가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날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9월 24일. F-16V가 대만에 착륙한 것은 불과 8일 뒤다. 로이터는 “정상회담에서도 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주요 현안으로 남았다”면서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미국이 ‘대만독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의 기존 대만 정책이 바뀌었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고 짚었다.


[하와이에서 멈췄던 전투기…결국 대만으로]


여기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첫 F-16V 2대는 당초 예상보다 오랫동안 하와이에 머물렀다. 9월 초에는 하와이 히캄기지를 출발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까지 발생했다. 당시 정확한 회항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대만 무기판매가 민감한 외교 현안이었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대만으로의 인수 시기를 조정한 것은 아닌가 하는 추정이 나온다.


그리고 정상회담 뒤에도 미국의 기존 대만 방위지원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 구리슝 대만 국방부장은 9월 29일 “미국으로부터 정책 변화 통보를 받은 적이 없으며, 미국과 무기판매 문제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이 대만 문제를 압박했지만 미국의 기존 대만 무장 프로그램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은 것이다.


[2대가 문제가 아니다…66대의 인도가 시작됐다]


중국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숫자 ‘2’가 아니다. 이제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전투기는 2019년 약 80억 달러 규모로 승인된 66대 구매사업의 첫 인도분이다. 소프트웨어 문제 등으로 일정이 크게 늦어졌지만 첫 기체가 대만에 들어오면서 대규모 전력증강 계획이 마침내 실물 배치 단계로 넘어갔다.


대만은 이미 기존 F-16A/B 전투기를 F-16V 사양으로 대규모 개량했다. 여기에 신조기 66대까지 모두 배치되면 F-16 계열 전력은 200대를 넘어선다. 신형 F-16V에는 최신 항전장비와 레이더가 장착돼 있으며, 로이터는 중국의 J-20 등 최신예 전투기에 대응하는 대만 공군의 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평가했다.


첫 기체가 들어간 곳이 타이둥 즈항기지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만 서부가 아니라 중앙산맥 뒤편의 동부다. 중국군의 군사압박이 거의 매일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만 동부지역의 공군전력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결국 이번 인도는 단순히 전투기 두 대가 늘어난 사건이 아니라, 지연됐던 대만의 차세대 F-16 전력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신호다.


[그런데 17일 뒤…대만 코앞에서 또 움직인다]


시진핑에게 불편한 장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F-16V가 대만에 도착한 지 17일 뒤인 10월 19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은 대규모 공동통합훈련 ‘Keen Sword 27’을 실시한다. 일본 통합막료감부는 “이번 훈련이 다양한 사태에서 미·일 공동대응과 자위대 통합운용 능력을 연습·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주목되는 지역이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를 비롯한 서남도서다. 요나구니는 대만과 약 11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오키나와와 서남도서는 중국 해·공군이 동중국해에서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길목인 ‘제1도련선’에 위치한다. 따라서 대만 유사시 일본 서남도서에서 미·일이 어느 수준의 연합작전 능력을 갖느냐는 중국에도 중요한 전략 변수가 된다.


결국 대만에 F-16V가 들어오는 시점과 미·일이 대만 인근 서남도서에서 연합훈련을 강화하는 시점이 맞물리고 있다. 하나는 대만 자체의 항공 방어력 강화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과 미국의 연합대응 능력 강화다. 두 움직임을 하나의 통합된 ‘대만 방어계획’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주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군사력 강화라는 점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오키나와마저 뒤집혔다…12년 만의 정치지형 변화]


여기에 중국에는 또 하나의 불편한 변화가 이미 일어났다. 지난 9월 13일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지원한 고자 겐타 후보가 약 59%의 득표율로 재선을 노리던 다마키 데니 지사를 꺾었다. 이로써 12년간 이어진 야권계 현정이 막을 내렸다.


오키나와는 단순한 일본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다. 미군기지가 집중돼 있고 대만과 가장 가까운 일본 영토가 포함된 지역이다. 그동안 오키나와에서는 미군기지 이전과 중앙정부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강한 반대가 존재했다. 로이터는 “이번 선거 결과로 도쿄가 군사력 증강과 민간 공항·항만의 군사적 활용 등을 추진하는 데 이전보다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새 지사의 당선이 오키나와 주민들의 기지 부담 문제가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앙정부의 모든 안보정책에 대한 백지위임으로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중국의 전략적 관점에서는 일본의 서남도서 방위력 강화를 둘러싼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정치적 마찰이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된다…시진핑은 무엇을 얻었나?]


여기서 9월 24일 백악관 정상회담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로이터에 따르면,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미국이 ‘대만독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미국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보다 한 단계 강한 문구를 요구한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그 요구를 받아들여 대만 정책을 변경했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정상회담 직후 대만 정부도 미국으로부터 정책 변화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무기판매 협상도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은 9월 29일 미국의 대만 안보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150억 달러가 넘는 지연된 대만 안보지원을 풀 것을 행정부에 요구했다.


그러고 불과 며칠 뒤 F-16V가 실제 대만에 도착했다. 물론 이 두 대는 정상회담 뒤 새로 승인된 무기가 아니다. 2019년 계약분이다. 따라서 이를 트럼프가 시진핑의 요구를 거부하기 위해 새롭게 내린 결정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정상회담 이후에도 이미 결정된 대만 무장 프로그램과 미·대만 방위협력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Why Times Insight | 시진핑이 막으려 했지만, 시계는 반대로 움직였다]


시진핑이 원했던 방향은 분명하다.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의 최우선 레드라인 가운데 하나로 못 박고 미국의 대만 지원을 억제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백악관에서 트럼프에게 미국의 기존 표현보다 강한 ‘대만독립 반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는 대만을 둘러싼 근본적 돌파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정상회담이 끝나자 군사현장의 시계는 중국이 원했던 방향과 다르게 움직였다. 대만에는 첫 F-16V가 들어왔고 추가 인도도 예고됐다. 대만은 미국과 무기판매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에서도 대만 안보지원 이행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서남도서 방위력과 미·일 공동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안에서 시진핑에게 가장 불편한 것은 F-16V 두 대 자체가 아니다. 정상회담장에서 대만 문제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그 압박이 미국의 기존 대만 방위지원과 대만 주변의 미·일 군사태세 강화를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오키나와 정치지형까지 도쿄 중앙정부에 이전보다 유리하게 변하면서 중국이 경계하는 일본 서남도서의 방위력 강화는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정상회담 전과 정상회담 후를 한 장면으로 압축하면 이렇게 된다. 백악관에서는 시진핑이 대만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8일 뒤 대만 활주로에는 F-16V가 내려앉았다. 그리고 17일 뒤 대만에서 불과 100여㎞ 떨어진 일본 서남도서에서는 미·일 연합전력이 움직인다. 시진핑이 정상회담장에서 던진 대만 압박과 실제 대만 주변에서 움직이는 군사적 현실 사이의 거리가 선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트럼프를 향한 시진핑의 강력한 요구가 회담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완전 묵살되었음을 우리 모두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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