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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야권 탄압 악명 높던 튀니지 '가짜뉴스 처벌법' 4년 만에 대폭 완화 최고 징역 10년 중형에서 초범 벌금형·재범 징역 6개월로 형량 대폭 경감 2026-10-02
추정훈 whytimes.pen@gmail.com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튀니지 정부가 언론인과 야권 인사를 탄압하는 도구로 악용된다는 국제 인권단체들의 강한 비판을 받아온 가짜뉴스 처벌법을 제정 4년 만에 대폭 완화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 당국이 허위 정보 유포자에 대해 최고 징역 10년까지 처할 수 있도록 했던 강경 법률 규정을 대폭 개정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종전의 중형 처벌 규정을 대폭 수정하여 초범에 대해서는 징역형 부과 자체를 금지하고 1만~2만 디나르(약 460만~92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만 처하도록 변경했다. 아울러 동일한 범행을 반복해서 저지른 재범의 경우라 할지라도 형량 상한선을 징역 6개월 및 5만 디나르(약 2천3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낮추었다.


당초 이 법은 2022년 9월 타인의 권리 침해, 공공 안전 및 국방 위해, 국민적 공포 확산 등을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허위 사실이나 조작 문서를 제작·전송할 경우 기본 징역 5년에 5만 디나르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허위 정보의 대상이 공무원인 상황에서는 가중 처벌 조항이 적용되어 최대 징역 10년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나 구속된 야당 인사들을 지지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까지 단속 대상에 포함되면서 현지 언론인과 변호사, 정당 지도자들이 대거 수감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번 개정을 두고 국제언론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우사마 부아길라 북아프리카 지역 책임자는 "2022년 채택 이후 언론인과 비판적 목소리를 겨냥해 반복적으로 사용돼 온 5년 징역형이 삭제된 점을 주목한다"라며 "이번 개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개정법 역시 국제적인 언론자유 기준에 부합하는 법적 틀이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사이에드 대통령이 2021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입법부와 사법부의 기능을 무력화하며 독재적 권력을 장악한 이래 매우 이례적인 유화책이라고 풀이했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 이후 연이은 정치적 혼란 속에서 2019년 당선된 사이에드 대통령은 초기에는 구원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권력 집중화 및 비판 세력에 대한 장기 징역형 처벌로 민주주의 후퇴라는 거센 안팎의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극심한 폭염 속에 단전과 단수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수도 튀니스 등지에서 수천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정권 퇴진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 민심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대표적 노동조합 조직인 노동총연맹(UGTT)을 비롯한 주요 시민사회단체들까지 기본권과 자유 제한에 반발하며 전국적인 저항 행진을 예고하자, 통제력을 상실할 것을 우려한 정권 측이 민심 달래기용 수단으로 법 개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