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훈 whytimes.pen@gmail.com
존 물레나르(공화·미시간) 미국 연방 하원 중국특위 위원장 [AP=연합뉴스]
미국 연방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한국과 중국의 관계 밀착 움직임이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행정부 차원의 조사를 요청했다.
존 물레나르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장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수신인으로 하는 서한을 발송해 한중 양국의 접근 행태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압박했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양국 정상 간 교류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중국 내 반도체 시설 투자와 미국 기업을 향한 불공정한 행정 처분을 대표적 문제점으로 적시했다. 그는 한미 간 입장 차이가 점차 넓어지는 현상을 지적하며, 동맹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막대한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 등 최근 수년간 급격히 늘어난 고위급 교류 행보에 주목했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과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사례를 언급하며 정상 외교의 밀도가 과거와 비교해 현저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과거 대선 과정에서 대만 해협 관련 문제에 대해 발언했던 내용을 다시 끄집어내며, 동북아 안보 지형을 둘러싼 한국 정부의 인식이 동맹의 기본 노선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산업 및 통상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 유출과 기업 차별 대우 이슈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다롄 생산 거점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현지 투자가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중국의 강압 조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의 위법 행위에는 온건한 태도를 취하는 반면, 미국계 기업인 쿠팡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한국 당국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서한 제출은 한미 양국이 안보 파트너십과 경제 협력 방안을 두고 미묘한 입장차를 노출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 미국 조야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안보 지원 등 역내 현안에 대한 한국 측의 분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반면 한국 정부가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하고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개발 사업 참가를 검토하는 등 경제적 밀착을 도모하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의회 차원의 이번 검토 요구가 향후 양국 외교 라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외교부는 의회 서한의 세부 내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 정책의 근간"이라며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동맹 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국내 시장 규제 체계와 관련해서는 "한국 당국은 국적과 상관없이 국내에서 영업 활동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