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이란 인재 중국행 러시…전쟁·경제난에 유학생 "돌아오지 않는다" 지난해 이란 유학생 연 12만명, 10년 만에 두 배…귀국 비율 1% 2026-09-21
추정훈 whytimes.pen@gmail.com

폭격으로 무너진 이란 테헤란 샤리프 공대 캠퍼스 [신화=연합뉴스]

전쟁과 경제난을 피해 중국으로 향하는 이란 인재가 늘면서 이란의 두뇌 유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이란 인재들이 중국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샤리프 공대 산하 정책연구기관인 이란이주관측소의 집계로는 지난해 해외 유학길에 오른 이란인이 연간 12만명에 달했다. 2010년대 말 6만명 수준이던 것이 두 배로 불어난 규모다. 바흐람 살라바티 전 이란이주관측소장은 "유학생 가운데 이란으로 돌아오는 사람은 단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학이 사실상 이민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학생들의 발길이 향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이 최근 비자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다양한 장학금을 내놓으며 이란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공부하는 이란 출신 의대생 시마는 학비와 숙식에 더해 매달 2천500위안(약 52만원)의 생활비까지 지원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더타임스에 "전쟁,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때문에 중국으로 이주했다"며 "매일 달러 환율을 확인하며 살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동부 케르만주 출신 영양사 에르판도 중국행을 택한 이유로 조건과 속도를 꼽았다. 그는 "중국은 장학금 혜택이 좋고, 학비가 저렴하며, 절차도 더 빠르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중국에서 이틀 만에 학생 비자를 받았다거나, 어학 성적이 다소 부족해도 다른 경로로 중국 대학에 입학했다는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다. 2024년 중국으로 건너간 마리암은 당국의 인터넷 검열 같은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중국을 선택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은 미국의 문턱이 높아지는 상황과 대비된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이란과 관련한 일부 학술 교류와 교육 서비스를 허용하던 제재 면제 조치인 '일반 허가 G'를 폐지했다. 그 여파로 이란에서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주관하는 토플(TOEFL) 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됐고, 미국 등 해외 대학원 진학에 널리 쓰이는 GRE 시험도 중단됐다. ETS는 이란 내 시험 재개 가능성에 대해 "현재 확정된 일정은 없다"고 더타임스에 전했다. 미국행 준비 자체가 막히면서 중국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