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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위험론 외면에 미·중 정상은 '기술패권 가속페달' 글로벌 속도조절론 경고에도 트럼프 "승자가 독식" 독주 고수 2026-09-15
추정훈 whytimes.pen@gmail.com

올해 5월 베이징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주석 [AP=연합뉴스]

인공지능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글로벌 기술 패권 주도권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공식석상에서 AI 기술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정의하며 속도조절론에 명확한 선을 그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에 앞선 전날 자신이 소유한 아일랜드 둔베그 골프장에서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단칼에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쪽이 결국 모든 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세력이 일어나지 않을 일들을 부각하고 있다"고 밝히며 시장 주도권 확보를 향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I의 인류 멸망 위협에 대한 직접적 논평을 피하는 대신 개발도상국과의 연대를 통한 자국 영향력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이 글로벌 AI 거버넌스 표준을 수립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 선한 목적의 AI를 개발하고 합의에 기반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틀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며 중국이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및 공동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브릭스 오픈소스 AI 커뮤니티'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의 과열된 주도권 싸움이 AI의 부작용을 통제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대국보다 기술 공개가 늦어질 경우 시장과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압박감 때문에, 충분한 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모델들이 무분별하게 출시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AI가 산업 생산성 제고를 넘어 국가 안보와 정보 수집의 핵심 도구로 대두되면서 국방 분야에서의 무분별한 AI 개발 위험성도 함께 증대하고 있다. 이러한 딜레마는 과거 냉전 시대 미·소 간의 핵무기 증강 경쟁에 비견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술 개발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정작 AI 산업 현장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미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AI의 안전한 개발을 위한 공동 규칙에 합의할 수 있다면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하다고 밝혔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역시 CBS 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과 대화하고 협력해 이 기술의 발전 속도에 제한속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앤트로픽의 제이콥 콕슨 연구원이 양사가 "인류의 목숨을 담보로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직하는 등 내부 진통도 깊어지는 가운데, 오는 24일 백악관에서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에서 과열 방지를 위한 원론적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