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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전문가들 "이게 중국 다루는 법"… 中 쪽지 뭉개버린 필리핀 국방장관에 갈채 필리핀 국방 테오도로, 중국 쪽지에 "국제해양법 짓밟는 행위" 직격 2026-09-09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필리핀 국방 테오도로, 중국 쪽지에 "국제해양법 짓밟는 행위" 직격]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이 서울 안보 포럼에서 중국 측이 건넨 쪽지를 공개 낭독하며 “국제법을 짓밟는 강압 행위”라고 정면 비판했고,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이를 “중국을 다루는 전형적인 방법”이라며 일제히 환영했다. 중국 국방 당국자의 오만한 행동에 대해 필리핀 국방장관이 시원스럽게 대응함으로써 중국은 한마디로 일격을 당한 셈이 됐고, 또한 중국은 유구무언의 사면 초가에 몰리게 됐다. 

블룸버그는 9일, “한국 국방부 주최로 서울 더그랜드롯데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SDD) 본회의 1세션 도중, 테오도로 장관이 발언하는 사이 한 참석자가 그에게 쪽지 한 장을 건넸는데, 테오도로는 발언을 멈추고 ‘이건 중국에서 온 것 같다’며 쪽지를 큰 소리로 읽었다”면서 “쪽지에는 ‘이른바 중재 판정은 불법이며 무효’라는 내용과 함께, 국제법의 기본 원칙과 국가 동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중국 측 입장이 담겨 있었는데, 이 쪽지는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이 포럼 관계자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해당 관계자는 테오도로 측 대표단에서 온 메모로 착각해 그대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회색지대 아니다, 명백한 강압"]


테오도로 장관은 쪽지를 청중 앞에 들어 보이며 “이건 더 이상 회색지대가 아니다. 이것은 실질적인 강압이자 괴롭힘, 침략 행위"라고 일갈했다. 이어 “만약 이것이 중국의 공식 입장이라면, 이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을 넘어 국제연합해양법협약(UNCLOS)를 바닥에 내던지고 짓밟는 행위이며, 우리를 초청한 가장 정중한 주최국인 한국과 이 자리의 모든 청중에 대한 결례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언대에서 질문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쪽지를 보내는 것이 온당한가”라고 반문하며 “중국이 필요한 것은 기본적인 예의와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청중의 박수가 나오자 그는 필리핀어로 “조금은 품위 있게, 조금은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고 덧붙였다. 쪽지를 건넨 인물을 향해서는 “당신은 방금 당신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했다. 그 일로 굴라크(강제수용소)에 끌려가지 않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중국대사관 대변인 류창(劉暢)은 이 발언과 관련해 “이른바 중재 판정은 불법이며 무효한 종잇조각에 불과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은 이 판정으로 영향받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게 중국을 다루는 법"… 美 전문가들 잇단 호평]


이 장면은 미국 소셜미디어에서도 화제가 됐다. 워싱턴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소볼릭 선임연구원은 X(옛 트위터)에서 “테오도로의 발언이 놀랍고 명쾌하다”며 “이웃 국가를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중국이 더 이상 회색지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런 명쾌함과 솔직함은 국제 정치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헤리티지재단의 스티브 예이츠 선임연구원도 “아시아 국가가 스스로 입장을 말할 수 있고, 아시아 내에서 미국과 신뢰할 수 있는 협력을 할 때 들리는 소리”라며 “중국 공산당에는 나쁜 일이고 미국에는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 국무부 중국정책 고문을 지낸 마일스 유 허드슨연구소 중국센터 디렉터는 “세상 앞에서 속마음을 큰 소리로 말했다"며 "중국은 기본적인 예의가 필요하다”고 했고, 국무부 대변인 출신 모건 오테이거스는 “이게 중국을 다루는 방법”이라고 짧게 평가했다. 


팰런티어 창업자 조 론스데일은 “중국 공산당은 품위가 없는 깡패”라며 “테오도로 같은 용감한 인물이 그들에게 논리적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는 건 멋진 일”이라고 했고, 제이슨 케니 전 캐나다 국방장관은 “토론 도중 이뤄진 중국의 위협적인 시도에 완벽하고 훌륭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처음이 아닌 대립… 이미 中 제재까지 받은 강경파]


테오도로가 중국을 향해 이렇게 직설적으로 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6월 중국 정부로부터 본인과 배우자, 자녀까지 포함해 중국 본토·홍콩·마카오 입국을 금지당하고 중국 기업·개인과의 거래도 차단당하는 제재를 받았다. 


중국 외교부는 당시 그가 “중국에 대해 반복적으로 무책임한 발언을 해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훼손하고 양국 관계를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이에 대해 “이는 베이징이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의 현직 각료를 제재한 첫 사례로, 마르코스 내각에서 대중 발언 수위가 가장 높은 인물을 정조준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필리핀 외교부는 이를 “비우호적 행위”로 규정했고, 테오도로 본인은 “필리핀과 남중국해에서 그들이 저지르는 악행에 맞서 진실을 말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남중국해, 말이 아닌 물리적 충돌로 번진 여름]


테오도로의 강경 발언 뒤에는 지난 7월 급격히 악화된 현장의 긴장이 자리한다. CNN은 “지난 7월 21일 세컨드토마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 선박이 소형 보트를 투입해 필리핀 좌초함 시에라마드레호에 접근시켰고, 필리핀군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필리핀 군인 2명이 부상당했다”면서 “나흘 뒤인 7월 24일과 25일에는 스카버러 암초(필리핀명 바호데마신록) 인근에서 중국 해경이 필리핀 어업자원국 선박을 향해 2분 넘게 물대포를 발사했고, 필리핀 선박에 7m까지 근접하는 위험 기동으로 충돌 위험까지 조성했는데, 이에 필리핀은 마르코스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상대로 190건이 넘는 외교 항의를 제기해왔다”고 밝혔다. 


CNN은 이어 “이 같은 연쇄 충돌 직후 필리핀은 미국, 일본과 닷새간 다국적 해상협력훈련을 실시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면서 “테오도로가 이번 서울 발언에서 ‘회색지대가 아니다’라고 규정한 것은, 실제로 물리적 충돌이 반복되며 회색지대 담론 자체가 무의미해진 현장 상황과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2016년 PCA 판결, 여전히 불복하는 중국]


이 모든 갈등의 법적 뿌리는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이다. 당시 재판소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주장해 온 '구단선'에 근거한 역사적 권리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며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인정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 판결을 “불법, 무효”라며 인정하지 않고,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에 인공섬을 계속 건설하며 필리핀의 해상 활동을 방해해 왔다. 미국은 지난 7월 판결 10주년을 맞아 일본·호주·뉴질랜드 등과 함께 중국의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나, 정작 판결 당사국인 한국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테오도로는 이번 서울 발언에 앞서 첫 번째 본회의 연설에서도 “제약받지 않고 통제되지 않는 무력 남용으로 인해 전쟁의 위협이 더욱 임박해지고 있다”고 경고하며, 인간안보를 중심에 둔 규칙 기반 협력안보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건이 미국 내에서 이례적으로 큰 반향을 얻은 것은 발언의 내용 자체보다 '형식'과 '타이밍'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통상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의 마찰에서 완곡한 외교적 언어를 택해왔지만, 이미 중국으로부터 본인과 가족까지 제재당한 테오도로가 실시간으로 쪽지를 낭독하며 즉각 반박하는 방식은 이례적으로 직설적이었다. 


6월의 제재, 7월의 연쇄 해상 충돌, 그리고 9월의 공개 반박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테오도로 개인의 발언 수위가 아니라 필리핀 정부 차원의 대중 노선이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워싱턴 전문가들의 즉각적이고 이례적으로 결집된 반응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와 맞물려 필리핀을 '동남아가 따라야 할 모범 사례'로 부각시키려는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미국 내 여론 결집이 실제 정책 차원의 지원 확대(예: 방위비 증액, 무기 이전 가속)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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