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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중국 은행은 미국 제재를 버틸 수 있을까…진짜 공포는 '파산'이 아니다! 베선트 "매주 제재한다"…은행부터 때린다 2026-08-3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베선트 "매주 제재한다"…은행부터 때린다]


미국이 마침내 중국 금융시스템의 가장 민감한 곳을 겨누기 시작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란을 겨냥한 2차 제재를 앞으로 매주 추가할 방침이며, 국제 금융기관을 우선적인 압박 대상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의 대형 은행까지 미국이 실제로 제재한다면 중국 금융시스템은 이를 견뎌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 은행이 당장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달러 청산과 국제 금융망이라는 '외부 연결선'을 끊기 시작하면 충격의 차원은 완전히 달라진다.

로이터통신은 31일, “베선트 장관은 이란과 계속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 금융기관을 상대로 새로운 2차 제재를 매주 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미국의 초기 표적은 은행으로, 베선트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달러 기반 금융시스템 접근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는 미국이 단순히 이란 기업 몇 곳을 제재하는 수준을 넘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이미 미국은 실제 행동에 들어갔는데, 미 재무부는 이란과의 금융거래를 이유로 이집트 방크 미스르(Banque Misr)의 UAE 지점들을 달러 거래망에서 차단하기로 했으며, UAE와 이집트 중앙은행까지 사태 수습에 나섰다”면서 “즉 ‘달러 금융망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베선트의 경고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라 짚었다.


로이터는 “이번 움직임은 지난 24일 시작된 ‘이코노믹 아웃캐스트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당시 미국은 이란의 전 세계 금융 연결망을 끊겠다며 대규모 2차 제재를 예고했지만 중국 대형은행들은 직접 제재하지 않았는데, 미국은 중국과 홍콩의 기업과 개인을 겨냥하면서도 중국 금융시스템의 심장부에는 아직 손을 대지 않은 것”이라 짚었다.


[中은행 제재한다고 은행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가 있다. 미국이 중국 은행을 제재한다고 해서 중국의 대형 은행이 다음날 파산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은행시스템은 거대한 국내 예금 기반을 갖고 있고 대형 은행 상당수는 사실상 국가가 통제한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고 정부 역시 자본 확충과 정책금융을 통해 은행을 떠받칠 수 있다. 미국이 중국 대형은행의 국내 위안화 자산을 직접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미국 금융제재의 목표를 ‘중국 은행을 파산시키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미국이 실제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은 중국 은행의 국내 자산이 아니라 중국 은행과 세계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국제 금융 인터페이스다. 바로 달러 청산과 미국 내 환거래 계좌, 해외 금융기관과의 거래 관계다.


[美가 끊으려는 것은 ‘돈’이 아니라 ‘고속도로’]


중국 은행을 하나의 거대한 도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미국이 금융제재를 한다고 도시 안의 건물과 공장을 모두 파괴할 수는 없다. 대신 그 도시와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항구, 공항을 끊을 수 있다. 금융에서는 그것이 달러 청산, 환거래 계좌, 국제 신용장, 무역금융, 외환거래, 해외 은행과의 신용관계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은행과 계속 거래했다가 자신까지 2차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위험이 생기면 유럽·일본·한국·중동의 금융기관들도 해당 중국 은행과의 거래를 재검토하게 된다. 이때 중국 은행의 국내 예금·대출은 정상적으로 돌아가더라도 중국 기업의 수출입 결제, 달러 조달, 신용장 개설, 국제 프로젝트 금융 등에서는 비용 상승과 거래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2012년 쿤룬은행에서 이미 실험했다]


미국은 이미 중국 은행을 상대로 이 같은 제재를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다. 2012년 7월 미 재무부는 중국 쿤룬은행이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 은행들과 대규모 금융거래를 처리했다며 제재했다. 쿤룬은행은 당시 미국이 지정한 6개 이상의 이란 은행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했고 테자라트은행 계좌에서 수백 건, 약 1억 달러 규모의 지급도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택한 방식은 쿤룬은행의 자산을 몰수하거나 파산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미국 금융기관들이 쿤룬은행을 위해 환거래 계좌(correspondent account)나 지급결제 계좌(payable-through account)를 개설하거나 유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존 계좌 역시 10일 이내 폐쇄하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쿤룬은행을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사실상 차단한 것이다.


[한 곳 제재하면 열 곳이 움직인다]


이 때문에 미국 금융제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직접 제재 그 자체보다 ‘냉각 효과(chilling effect)’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미국이 이란 거래를 이유로 중국 금융기관 한 곳을 강하게 제재한다면 다른 중국 은행들은 즉각 “다음은 우리인가”라고 계산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란 거래를 축소하고 고위험 고객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며 일부 달러 거래까지 선제적으로 줄이는 ‘과잉 준수(over-compliance)’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중국 은행들이 계산해야 할 것은 단순하다. 로이터는 “이란 거래에서 얻는 이익이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퇴출될 위험보다 큰가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란은 중국에 중요한 에너지 공급국이지만 미국과 유럽, 그리고 달러 중심 국제 금융시스템은 중국의 무역과 해외투자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미국이 모든 중국 은행을 제재하지 않고도 금융기관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이유기 된다”고 짚었다.

[CIPS와 위안화로 피하면 되지 않을까]


중국 역시 이런 위험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자체적인 위안화 국경간 결제시스템인 CIPS를 확대해왔다. 러시아·이란 등과 본국 통화 결제를 늘리는 것도 미국의 달러 금융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CIPS가 존재한다고 해서 중국이 하루아침에 달러 금융시스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무역에는 단순 송금뿐 아니라 무역금융, 신용장, 보험, 선박금융, 외환스와프, 국제채권시장, 해외 금융기관의 신용공여 등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위안화 결제를 늘리면 미국 제재의 충격 일부를 줄일 수는 있어도 글로벌 달러 금융 생태계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


[4대 국유은행을 때리는 순간 게임이 달라진다]


로이터는 “그러나 미국에도 쉽게 넘기 어려운 선이 있는데,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은행(BOC), 중국건설은행(CCB), 중국농업은행(ABC) 같은 중국의 초대형 국유은행을 직접 겨냥하는 경우로, 중소은행이나 특정 지점을 제재하는 것과 세계 최대급 은행의 달러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파급력이 전혀 다르다”고 짚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들 은행에 위안화 유동성을 공급하며 국내 금융시스템을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금융기관들이 중국 대형은행과의 거래를 대규모로 축소한다면 중국 기업의 수출입 금융과 해외 자금조달에는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중국 대형은행의 세계 금융시장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금융기관 역시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이것이 미국이 중국 4대 은행 제재 카드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카드는 강력하다. 실제 사용하지 않더라도 “필요하면 중국 대형은행의 달러 접근권까지 차단할 수 있다”는 위협 자체가 중국 금융기관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베선트가 제재를 매주 추가하고 은행을 초기 표적으로 삼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심리전이 한 단계 더 구체화됐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결국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한 중국의 방어력은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중소 금융기관이나 특정 이란 거래를 겨냥한 ‘단점(單點) 제재’라면 중국은 충분히 견딜 가능성이 높다. 대형 중국 은행 한두 곳으로 제재가 확대되면 은행 자체가 파산할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업무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주요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달러 청산과 환거래 관계를 체계적으로 차단하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로이터는 “중국 은행시스템 자체가 즉각 붕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중국의 수출·외환·해외투자·국제금융이 동시에 충격을 받는 구조적 압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순간부터 이것은 더 이상 단순한 이란 제재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본격적인 금융전쟁이 일어나게 된다”고 짚었다.


[Why Times Insight]


중국 은행은 미국의 제재를 견딜 수 있을까. 핵심은 “은행 자체는 버틸 수 있지만 국제 금융망과 단절되는 충격까지 피할 수는 없다”는 데 있다. 미국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 4대 국유은행을 곧바로 제재하기보다 이란과 거래하는 국제 금융기관을 하나씩 겨냥하면서 위험 신호를 확산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앞으로 2차 제재를 매주 추가하겠다는 베선트의 발언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의 목표는 중국 은행의 금고에서 위안화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 중국 은행 스스로 “이란과 계속 거래해서 얻는 이익이 미국 달러 금융시스템에서 쫓겨날 위험보다 큰가”라고 계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계산이 시작되는 순간 미국의 금융제재는 실제 제재 명단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서 작동하게 된다. 2012년 쿤룬은행 제재 이후 다수 국제 금융기관들이 이란 거래에서 스스로 물러났던 전례가 이를 보여준다.


그래서 앞으로 봐야 할 신호는 세 가지다. 첫째 미국이 중국 대형 국유은행을 실제 제재 대상으로 올리는가, 둘째 중국계 은행의 달러 청산과 미국 내 환거래 계좌를 직접 제한하는가, 셋째 미국이 제재하기도 전에 중국 은행들이 대이란 거래를 대규모로 축소하는가다. 특히 세 번째가 현실화된다면 미국은 중국 4대 은행을 실제로 공격하지 않고도 상당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셈이다.


반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4대 국유은행 가운데 하나라도 직접 겨냥하고 달러 금융망을 끊는 단계로 넘어간다면 선을 넘는 것이다. 그때부터 세계가 보게 될 것은 이란을 둘러싼 2차 제재가 아니다. 관세전쟁과 기술전쟁을 넘어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금융 생명선을 겨누는 진짜 ‘금융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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