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산샤그룹 광시지사장 우치런, "엄중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전격 조사]
중국 산샤(三峡)그룹 광시(廣西)분공사 총경리 우치런(吴启仁)이 기율 위반 혐의로 전격 조사를 받으면서, 그의 낙마가 산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유출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해외 중화권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직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당국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 방식이 각종 추측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산샤댐이 실제로 붕괴하느냐가 아니라, 중국 사회가 정부 발표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느냐는 문제에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중화권 매체인 Vision Times는 23일,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지난 21일 우치런이 엄중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산샤그룹 파견 기율검사감찰조와 후난성 창사시 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면서 “당국은 구체적인 위반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개 이력을 보면 우치런은 산샤신에너지 부총경리를 지내다 2023년 10월 자리를 옮겨 산샤그룹 광시분공사 총경리와 산샤에너지 광시분공사 당지부 서기를 맡아왔다”고 보도했다.
Vision Times는 이어 “조사 착수 시점은 광시 지역 대규모 수해 발생 직후로, 시점상 공교로움이 각종 추측을 낳는 배경이 됐다”고 짚었다.
[산샤댐 기밀 유출 의혹…현재까지는 '익명 내부고발'이 출처]

우치런의 낙마를 광시 홍수 실제 사망자 수 및 산샤댐 관련 기밀 유출과 연결짓는 주장은, 익명의 X(트위터) 계정이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제기한 것이 유일한 출처다.
제보자는 우치런이 재난 지역의 상황을 묘사하는 것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홍수가 역류하는 한 굽이진 곳에 수백 구의 시신이 빼곡히 떠내려왔는데, 인력으로는 다 건져낼 수 없어 포클레인(굴착기)을 동원했다. 그런데 물속에 아직도 많은 시신이 더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우치런은 샨샤댐의 상태 역시 매우 위험하며, 일단 붕괴하면 훨씬 더 참혹한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관련 부서에서는 진작에 샨샤댐 붕괴에 관한 분석을 마쳤다”며 “이 내용은 수백 쪽에 달하며, 72시간 분석, 1주일 분석, 3개월 분석, 6개월 분석 등 데이터가 매우 상세하다. 내부 관련자로서 몇 가지를 사진으로 찍어두었다”라고 말했다. 제보자는 수백 쪽에 달하는 자료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영상도 함께 첨부했는데, 맨 위 몇 장에는 '샨샤댐 순간 붕괴 상황 시뮬레이션 지도'라고 적혀 있었다. 이 자료에는 '1주일 후 침수 범위 지도', '1주일 후 홍수 유속 시뮬레이션 지도', '1주일 후 영향 받는 인구 히트맵', '1주일 후 교통 마비 지도'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샨샤댐 순간 붕괴 상황 시뮬레이션 지도'에 따르면, 샨샤댐이 붕괴한 지 6시간 후 홍수 첨두(洪峰)가 후베이성 이창 주변에 도달하고, 24시간 후에는 징저우와 우한에 도달하며, 72시간 후에는 안후이성 안칭과 장시성 주장에 도달한다. 그리고 168시간(1주일) 후에는 침수 범위가 최대치에 달하게 된다.
해당 지도의 왼쪽 아래에는 침수 깊이 차트가 있는데, 가장 어두운 색 영역의 수심은 10m 이상이다. 그다음은 5~10m, 이어서 2~5m, 0.5~2m, 그리고 0.5m 이하 순이다. 이 중 이창, 징저우, 스루, 홍후, 우한, 어저우, 황스, 주장, 안칭, 퉁링, 우후 등의 도시와 둥팅호, 포양호 주변 지역의 색이 비교적 어둡게 표시되어 있다.
이로 보아 수심 10m 이상의 영역은 주로 붕괴 지점 근처와 양장(창강/양쯔강) 본류, 그리고 양안의 저지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면적은 약 1.5만~2.5만 ㎢에 달한다. 수심 5~10m 범위는 더욱 넓어 본류 양측의 평원, 일부 호수 주변, 중하류 확장 지대를 포함하며 면적은 약 2만~3.5만 ㎢이다. 모든 등급의 영역을 합치면 추산 면적이 약 15만 ㎢에 달한다.
'1주일 후 홍수 유속 시뮬레이션 지도'는 유속을 6단계로 나누었다: 초속 10m 이상의 최대 유속, 초속 5~10m의 비교적 빠른 유속, 초속 2~5m의 중간 유속, 초속 0.5~2m의 비교적 느린 유속, 초속 0.1~0.5m의 느린 유속, 그리고 초속 0.1m 이하의 미세 유속이다.
유속 설명에 따르면 초속 10m 이상은 홍수의 주류로서 세찬 침식이 일어나 파괴력이 매우 크며 건물 등이 남아나기 힘들다. 초속 5~10m의 유속도 매우 강해 침식이 뚜렷하며 둑이나 교량 파괴를 유발한다. 초속 2~5m의 중간 유속은 대형 표류물을 운반할 수 있고 건물에도 파괴를 준다. 초속 0.5~2m의 유속은 비교적 완만하여 침수 구역에 주로 침수 피해를 발생시킨다. 초속 0.1~0.5m의 천천히 흐르는 침수 구역은 장기간 물에 잠겨 2차 재해를 일으키며, 초속 0.1m 이하의 정지 또는 미세 흐름은 대규모 침수를 유발한다.
표시된 색상으로 판단해 보면, 후베이성 이창에서 안후이성 우후에 이르는 구간 동안 장강 유역 곳곳에서 초속 10m 이상 또는 초속 5~10m의 유속이 나타나게 된다.
'1주일 후 영향 받는 인구 히트맵'에는 장강 연안의 최소 29개 도시의 영향 인구가 기록되어 있다. 샨샤댐 상류의 쯔구이현 2.1만 명, 씽산현 1.8만 명을 비롯해 샨샤댐 하류의 이창시 83만 명, 징저우시 67만 명, 우한시 724만 명, 어저우시 107만 명, 황스시 75만 명, 주장시 54만 명, 안칭시 52만 명, 우후시 137만 명, 난징시 931만 명, 차오저우시 50만 명, 진장시 81만 명, 진화시 56만 명, 창저우시 931만 명, 간저우시 50만 명, 항저우시 1,194만 명, 우시시 1,274만 명, 자싱시 45만 명, 샤오싱시 57만 명, 타이저우시 71만 명, 상하이시 2,487만 명 등이 포함된다.
지도에 따르면 1주일 후 영향 받는 총인구는 약 1억 3,200만 명에 달하며, 침수 깊이 2m 이상의 중대 피해 인구는 약 6,320만 명, 침수 깊이 0.5~2m 피해 인구는 약 4,860만 명, 침수 깊이 0.5m 이하의 경미한 피해 인구는 약 1,60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1주일 후 교통 마비 지도'에 따르면, 약 7,428km의 고속도로, 9,865km의 국도 및 지방도, 2,318km의 철도가 완전히 끊기고, 156개의 교량이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8개 공항과 27개 항구가 영향받게 된다. 이 수치들로 볼 때 장강 중하류 지역의 교통은 전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명도 높은 언론인 리무양(李沐阳)은 '신문간점(新闻看点)' 프로그램에서 “이 4장의 지도가 밝힌 정보는 중국 당국의 거대한 비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샨샤댐이 붕괴하면 전설적인 수준의 대재앙이 닥칠 것이다. 전문가들은 샨샤댐 붕괴 시 최소 수십만 명, 심지어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바꿔 말하면 샨샤댐은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매달린 예리한 칼인 셈이다.
리무양은 또한 “장강 중하류가 중국 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회랑 중 하나로, 매년 중국 GDP의 약 47%를 기여한다”고 언급했다. 리무양은 이어 “샨샤댐이 붕괴하면 수조 위안에 달하는 재산 손실이 발생할 것이며,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만 3조~8조 위안, 간접적 경제 손실은 전국 GDP의 3%~8%에 달할 것”이며, “심각하게 손상된 지역이 이전의 건축 및 경제 수준을 회복하려면 최소 3년에서 5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당국이 위해성 추정을 이미 마쳤고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진작에 알고 있었음에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미리 피난 대책을 세우지 못하게 한 채 수십만, 나아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날만 기다리게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제 내부 관계자에 의해 이 비밀들이 모두 파헤쳐짐으로써 사람들은 중국 정권의 사악함을 보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내용은 반 중국을 표방하는 중화권 매체들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나 로이터·AP·블룸버그 등 국제 통신사들은 이와 관련한 어떠한 보도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복되는 붕괴설 — 2014년부터 이어진 패턴]
이와 관련해 RFA(자유아시아방송)은 “산샤댐 붕괴설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산샤댐 붕괴 가능성에 관한 소문은 2019년뿐 아니라 2016년과 2014년에도 반복적으로 유포된 바 있다”고 짚었다. RFA는 이어 “특히 2020년 사례가 이번과 구조적으로 가장 유사하다”면서 “당시 구글어스에서 캡처한 위성사진이 댐 형체가 뒤틀린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붕괴 임박설이 확산됐고, Vision Times·希望之声·大紀元·自由時報 등 매체가 이를 앞다퉈 보도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는 매번 이런 주장을 강하게 반박해왔다. 글로벌타임스는 “붕괴 위험·지진 유발·홍수 악화 등 기존 주장들이 모두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변형설' 역시 같은 부류의 과장된 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은 2019년 논란 당시 “가오펀(高分)-6호 위성으로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을 공개하며 댐에 이상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구조적 위험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렇다고 산샤댐을 둘러싼 모든 우려를 음모론으로 치부할 수도 없다. 독일에 거주하는 수리학자 왕웨이뤄(王維洛)는 1980년대 산샤 프로젝트 타당성 조사에 직접 참여했던 이력을 가진 실명·실적 있는 비판자다. 그는 최근 논평에서 “산샤댐이 정상 저수위인 175m 운용을 시작한 이후 충칭 저수구역에서 대규모 홍수와 지질재해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2010년과 2012년, 2014년, 2018년, 2020년, 2021년, 2023년, 2024년에 실제로 위험했던 적이 있다”면서 그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2020년 대홍수 당시에도 수위 상승으로 인한 구조적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왕웨이뤄의 분석은 산샤댐의 구조적·장기적 위험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일 뿐, 이번에 유포된 특정 시점의 붕괴 시뮬레이션이나 대규모 인명 피해 수치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니다. 두 주장은 신뢰성과 성격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20년 대홍수 국면에서도 그는 산샤댐이 수위 상승으로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왕웨이뤄의 비판은 어디까지나 구조적·장기적 리스크에 관한 전문가 견해이지, 이번에 유포된 ‘특정 날짜 붕괴 시뮬레이션과 수백만 명 사망자 수’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니다. 실명·경력이 확인되는 전문가의 구조적 경고와, 익명 계정이 유포한 구체적 재난 시나리오는 신뢰도 차원에서 전혀 다른 층위에 있다는 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광시 홍수가 드러낸 더 큰 문제…정보 공개를 둘러싼 불신]
산샤댐 시뮬레이션설보다 사실관계가 뚜렷하게 확인되는 것은 오히려 광시 홍수 자체의 거버넌스 문제다. 중화권매체인 대기원시보는 “태풍 '메이사커(美莎克)'가 몰고 온 폭우로 광시 헝저우(橫州)시 류란(六蓝)저수지 제방이 지난 7월 6일 붕괴에 가까운 손상을 입었다”면서 “헝저우시 응급관리국은 저수지 전체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국부적 결손이라고 해명했으나, 중국 관영 CCTV는 7월 8일 현장 보도에서 류란저수지 주 제방의 손상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며 홍수가 토석 제방을 무너뜨렸고 수문 관측소 건물도 파괴돼 사용이 중단됐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지방정부 해명과 관영 매체 현장 보도 사이의 온도차 자체가 이례적이다.
인명 피해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대기원시보는 “난닝시가 공식적으로는 사망 39명, 실종 9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추가 피해에 대해서는 사실상 언급하지 않아 주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재난 정보를 둘러싼 불투명한 발표가 반복되면서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 자체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고, 결국 산샤댐과 관련한 정부 해명 역시 쉽게 믿지 못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안에서 분석적으로 주목할 지점은 산샤댐이 실제로 붕괴하느냐가 아니라, 왜 이런 서사가 거의 매 홍수 시즌마다 반복 재생산되는가다. 그 구조적 배경은 중국 당국의 정보 불투명성 자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유기업·지방정부가 재난 관련 정보를 선별적으로 공개하고 사고 조사 사유를 비공개로 유지하는 관행이, 검증되지 않은 내부고발 서사가 파고들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셈이다. 우치런 사건에서 당국이 구체적 위반 사유를 밝히지 않은 것 자체가, 진위와 무관하게 추측성 서사의 신뢰도를 실제보다 부풀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것이 산샤댐의 구조적 리스크 자체에 대한 왕웨이뤄류 전문가들의 장기적 경고까지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진짜 위험 신호(퇴적토 축적, 노후화, 저수지 관리 우선순위의 경제성 편향)와 검증 불가능한 재난 시나리오를 구분하는 것이,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